10시간씩 일하는 데 월 120만원⋯최저임금보다 적은 월급 불만 말했다가 소송 위기
10시간씩 일하는 데 월 120만원⋯최저임금보다 적은 월급 불만 말했다가 소송 위기
단골에게 불만 말했다가⋯사장 "너 때문에 가게 이미지 망가졌다"
3억원의 손해 입었다며⋯"손해 물어내든지, 그냥 불만 없이 일하든지 결정해라"
변호사들 "사장이 소송한다고 해도, 걱정할 필요 없다⋯오히려 사장이 위험"

단골에게 "월급이 너무 적다"고 불만을 말했다가, 사장에게 손해배상 소송 협박을 당한 A씨. 정말 사장이 소송을 하면 돈을 물어줘야 하는 걸까. /셔터스톡
A씨는 술집에서 주 5일 10시간씩 근무를 한다. 근무시간은 저녁부터 다음 날 새벽까지. 그러나 급여는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월 120만원을 받고 있다. 그러나 다른 종업원들이 불만을 표현하지 않던 터라 사장에게 별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최근 단골과 이야기 하던 중 "월급이 적어 힘들다"며 자신의 불만을 살짝 털어놨던 A씨. 그런데 이 말이 같은 업계에 있는 사장 친구에게 흘러 들어간 듯하다.
사장의 친구는 "손님들 사이에 소문이 났다"며 "직원들 월급을 잘 챙겨주라"고 조언한 것이다. 이에 사장은 A씨 때문에 자신의 가게가 손해를 입었다며 발끈했다. 그러면서 가게 이미지가 망가졌고, 업계에 소문이 나 사람을 구하기 힘들어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A씨에게 소송을 하겠다고 압박했다. 자신이 입은 피해 3억원이 대한 것이라고 했다.
손해를 배상하든지, 아니면 지금 받는 월급으로 열심히 일하든지 둘 중 하나 선택하라고 했다. 최저임금보다 적게 받는 것도 사실이고, 자신의 불만을 말한 것뿐인데 사장의 협박이 황당하기만 A씨.
그래도 만약 사장이 정말 소송을 하면, 그 돈을 물어 줘야 하는지 걱정이다.
사안을 살펴본 변호사들은 A씨가 소송에 대해 우려할 필요 없다고 말한다.
법무법인 명율의 차인환 변호사는 "사장이 터무니없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했고, 서울종합법무법인 서명기 변호사도 "무리한 주장"이라고 했다.
변호사들은 그 이유를 A씨의 경우가 소송으로 갈 만한 사안도 아니지만, 사장이 말한 손해의 인과관계를 입증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했다.
공동법률사무소 인도의 김장천 변호사는 "사장이 말한 손해 3억원에 대해 책임질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 변호사는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은 청구하는 사람(사장)이 손해의 발생과 손해액까지 구체적으로 입증해야 하는데 (이를 입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법무법인 법가의 노준선 변호사는 "만약 사장이 정말 소송한다 해도 A씨가 질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리해보면, A씨가 소송에 대해 걱정할 필요 없다는 게 변호사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변호사들은 오히려 사장이 더 위험하다고 했다. 사장이 최저임금법 위반으로 처벌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노준선 변호사는 "소문을 빌미로 사장이 A씨에게 피해 보상을 요구하거나, 계속해서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하는 조건으로 근무할 것을 강요한다면 오히려 사장이 범죄를 저질렀다고 볼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최저임금법 제6조 제1항을 위반하여 최저임금액보다 적은 임금을 지급한 사용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돼 있다.
김장천 변호사는 "사장이 최저임금법을 위반했다"이라며 "A씨와 사장 사이의 근로계약 중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하는 임금 책정은 무효가 되고, 법으로 정한 최저임금액과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A씨는 그동안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하게 받은 부분은 사장에게서 받을 수 있을까.
차인환 변호사는 "체불임금을 받으려면 A씨가 일한 시간에 대한 자료와 급여 지급 내역을 출력해 노동청에 임금 체불로 진정을 넣으라"고 했다. "만약 사장이 체불임금 지급을 거부하면 형사 처벌될 것"이라고 차 변호사는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