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 시골쥐’ 시공자 5억 도박 후 극단 선택…상속인, 책임질까?
‘압구정 시골쥐’ 시공자 5억 도박 후 극단 선택…상속인, 책임질까?
시공자 사망했지만 빚은 남는다
상속인 상대 손해배상 소송 가능

압구정 시골쥐 영상 캡쳐
유튜버 '압구정 시골쥐'가 추진하던 자동차 복합 문화공간이라는 야심 찬 대형 프로젝트가 예상치 못한 난관에 봉착했다.
토목 공사까지 모두 마친 상태에서 공사가 전면 중단된 것이다. 문제는 사업주와 오랜 시간 친분을 유지해온 시공자 지인에게서 불거졌다.
사업주는 지인을 믿고 공사를 맡겼으나, 시공자가 공사비 5억 원 가량을 인터넷 도박으로 탕진한 후 극단적인 선택을 해 사망에 이른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결국 시공자의 공사비 횡령 및 사망으로 인해 프로젝트는 멈췄고, 사업주는 공사비를 날린 것은 물론 새로운 시공자를 선정해야 하는 등 막대한 경제적 손해에 직면했다.
시공자의 사망으로 형사적 처벌은 어렵게 됐지만, 횡령된 공사비 5억 원을 포함한 막대한 손해배상 채무는 어떻게 처리될지 법적 쟁점이 부각되고 있다.
5억 원의 '도박 빚', 사망해도 사라지지 않는다
민법 제1005조에 따르면, 사망자가 생전에 부담하던 모든 채무는 사망 시점부터 그의 상속인들에게 포괄적으로 승계된다.
즉, 시공자의 공사비 횡령으로 인한 사업주에 대한 5억 원의 손해배상 채무 역시 배우자나 자녀 등 상속인들에게 넘어가게 된다. 사업주는 이들 상속인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법조계는 시공자의 행위가 건축공사 도급계약 과정에서 공사비를 도박에 사용할 의도를 숨긴 채 교부받았다면 사기죄에, 공사 목적으로 보관하던 중 사용했다면 업무상 횡령죄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비록 사망으로 형사고소는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되겠지만, 수사 과정에서 확보된 자료는 민사소송의 강력한 증거로 활용될 수 있다.
채무 부담을 피할 수 있는 '3개월의 숙려기간'
사망자의 채무를 떠안게 된 상속인들에게는 채무 승계를 거부하거나 제한할 수 있는 선택권이 주어진다. 상속인들은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다음 세 가지 중 하나를 가정법원에 신고해야 한다. 이 기간을 '숙려기간'이라고 부른다.
- 단순 승인: 상속 재산과 채무를 모두 승계한다. 이 경우, 상속인은 상속받은 재산을 초과하는 채무까지도 자신의 고유 재산으로 변제해야 할 책임이 생긴다.
- 한정 승인: 상속으로 취득한 재산의 한도 내에서만 채무를 변제한다. 예를 들어, 1억 원의 재산과 5억 원의 채무를 물려받았다면, 상속인은 1억 원 한도 내에서만 빚을 갚으면 된다.
- 상속 포기: 상속인의 지위를 완전히 포기하여 처음부터 상속인이 아니었던 것으로 본다. 이 경우, 채무를 전혀 부담하지 않는다. 다만, 선순위 상속인이 포기하면 그 채무는 다음 순위의 상속인에게 넘어간다.
만약 상속인이 3개월 이내에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거나 상속 재산을 임의로 처분할 경우 단순 승인한 것으로 간주되어 모든 채무를 떠안게 되므로, 특히 상속 채무가 재산을 초과하는 상황에서는 반드시 한정 승인이나 상속 포기 절차를 밟아야 한다.
억울한 피해 사업주, 어떻게 5억 원을 되찾을까?
피해 사업주 입장에서는 신속한 법적 대응이 요구된다.
손해배상청구소송의 피고는 사망한 시공자가 아닌, 그의 상속인들이다. 청구 범위는 횡령된 공사비 5억 원뿐만 아니라, 공사 재개를 위한 추가 비용, 공사 중단으로 인한 공기 지연 손해(영업 손실 등)도 포함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상속인들이 상속재산을 숨기거나 처분할 우려가 있으므로, 소송에 앞서 상속 재산에 대한 가압류 등 보전처분을 신속히 진행하는 것이다.
가압류는 상속인들의 재산 처분을 막아 소송에서 승소하더라도 실제로 채권을 회수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여준다.
만약 상속인이 한정 승인을 했다면 판결문에 '상속받은 재산의 범위 내에서' 지급하라는 취지가 명시되며, 상속 포기를 했다면 후순위 상속인을 상대로 다시 청구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피해자의 손해배상청구권은 소멸시효가 진행되고 있으므로, 상속인 확인과 법적 조치를 지체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하며, "향후 공사를 재개할 때는 반드시 건설산업기본법상 적법 등록된 건설업자와 명확한 서면 계약을 체결하고, 공사비는 기성고에 따라 분할 지급하는 등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