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00억 피싱 방조… 70개 유령법인·97개 대포계좌 공급 조직, 간부 등 4명 구속
3,900억 피싱 방조… 70개 유령법인·97개 대포계좌 공급 조직, 간부 등 4명 구속
조직적 대포통장 공급 일당 검거

사업자 등록카드 / 연합뉴스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공정증서원본불실기재,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사기방조 등의 혐의로 30대 남성 A씨 등 조직 간부 4명은 구속 송치하고 조직원 13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들 한국인 17명으로 구성된 조직은 보이스피싱 범죄에 필수적인 '대포통장 공급'을 목적으로 활동한 것으로 드러났다.
범행은 2024년 11월부터 2025년 7월까지 약 8개월 동안 경남 창원시의 한 오피스텔에서 합숙하며 체계적으로 진행됐다. 조직원 명의로 70개의 유령 법인을 설립한 뒤, 이를 이용해 무려 97개의 법인 대포계좌를 개설했다.
이후 이들은 캄보디아로 출국해 현지의 피싱 범죄 조직에 개설된 법인계좌를 제공했다. 경찰 수사 결과, 이들이 제공한 계좌로 오간 피싱 피해금은 무려 3,900억 원에 달하는 초대형 규모로 밝혀졌다.
경찰은 지난 6월 발생한 피싱 사건을 수사하던 중 해당 법인계좌가 범죄에 이용된 정황을 확보하고 일당 검거에 성공했다.
현재 캄보디아로 도피한 총책 등 3명에 대해서는 여권 무효화와 인터폴 적색수배 조치가 내려진 상태다.
'대포통장 공급'은 단순 알바가 아닌 조직적 중범죄
법률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단순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을 넘어 다수의 중범죄가 결합된 조직적인 범행으로 보고 있다.
특히 피해금액 3,900억 원이라는 규모와 유령법인 설립의 수법을 고려할 때, 관련 법률 위반에 따른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70개 유령법인 자체가 불법 '공정증서원본불실기재죄' 성립
이들은 실제로 법인을 운영할 의사 없이 오직 대포통장 개설을 위해 70개의 유령법인을 설립했다.
이는 법인 설립 등기 시 실체가 없는 법인에 대해 허위 신고를 하여 상업등기부 원본에 '불실의 사실'을 기재하게 한 행위다.
이는 형법 제228조 제1항의 공정증서원본불실기재죄에 해당하며, 특별한 신빙성이 인정되는 공문서의 공공 신용을 해치는 중대한 범죄로 처벌받는다.
법조계는 법인 설립 과정에서 자본금 납입을 가장한 경우 역시 불실기재에 해당하므로, 이 혐의가 강력하게 적용될 것으로 전망한다.
97개 계좌 양도는 곧 '범죄'의 완성…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97개의 법인 대포계좌를 개설하여 캄보디아 보이스피싱 조직에 제공한 행위는 전자금융거래법 제6조 제3항이 금지하는 '범죄에 이용될 것을 알면서 접근매체를 대여하거나 유통하는 행위'에 명백하게 해당한다.
특히, 유령법인을 설립해 법인 명의 계좌를 개설한 후 양도하는 행위는 개인 명의 계좌에 비해 그 규모와 사회적 위해성이 훨씬 크다는 점에서 엄중한 처벌의 필요성이 강조된다.
3,900억 원 피해! '사기방조죄' 공동 불법행위 책임
대포통장 공급은 보이스피싱 사기범죄에서 필수적인 범행 수단이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보이스피싱 조직에 대포통장을 제공하는 행위는 사기 범행을 용이하게 하여 형법상 방조죄가 성립한다.
3,900억 원이라는 막대한 피싱 피해금이 이들이 제공한 계좌로 오간 만큼, 이들의 행위는 대규모 보이스피싱 사기범죄를 용이하게 한 중대한 방조행위로 판단된다.
조직 간부와 조직원 모두 정범인 보이스피싱 조직의 사기행위를 용이하게 한 공동 불법행위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최소 2~3년 실형 예상… 초국가적 조직범죄로 가중 처벌
법률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의 조직성, 계획성, 국제성, 지속성 그리고 막대한 피해금액(3,900억 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양형 기준상 매우 중한 형량이 선고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 조직성 및 계획성: 17명이 합숙하며 70개 법인을 설립하는 등 체계적인 조직적 범행이다.
- 국제성: 캄보디아 현지 보이스피싱 조직과의 연계로 국제적 범죄 공조가 확인된다.
- 피해금 규모: 3,900억 원에 달하는 초대형 피해액은 양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유사 사례와 이번 사건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조직 간부(총책급)는 징역 2~3년 이상의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높고, 조직원들 역시 가담 정도에 따라 징역 1~2년 이상의 실형 또는 집행유예가 예상된다.
피해금액 규모가 압도적인 만큼, 더 중한 형이 선고될 가능성도 크다.
수사 과정에서는 조직 간부와 조직원, 캄보디아 피싱 조직 간의 공모 관계 입증이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경찰이 도피한 총책 등 3명에 대해 인터폴 적색수배 조치까지 한 만큼, 국제 공조 수사 강화와 더불어 법인 설립 시 실질 심사 강화 등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