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휴대전화에서 몰래 빼낸 증거, '불법적 요소' 있어도 민사 소송에서는 문제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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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휴대전화에서 몰래 빼낸 증거, '불법적 요소' 있어도 민사 소송에서는 문제없다

2020. 05. 17 09:02 작성2020. 05. 18 20:52 수정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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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위반 소지가 있는 불륜 증거물, 증거로 활용할 수 있을까?

변호사들 ''위자료 청구 등 민사 소송에서는 문제없다, 이유는⋯''

아내 A씨는 드디어 남편의 '불륜 증거물'을 찾았다. 바로 남편 휴대폰에 있던 음성파일. 그런데 혹시 이것 때문에 역고소를 당하진 않을지 걱정이라고 한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오래전부터 남편의 불륜을 의심해온 A씨. 하지만 증거를 잡지 못해 속앓이를 해왔다. 그러다 남편의 휴대전화에서 어떤 음성파일을 발견했다. A씨가 찾던 바로 그 증거였다.


이를 바탕으로 A씨는 남편의 불륜 상대방에게 '위자료 청구 소송'을 내려고 한다. 다만 남편 휴대전화에서 몰래 통화 녹음파일을 가져온 것이 마음에 걸린다. 오히려 자신이 역으로 소송을 당할까 봐 걱정도 된다.


A씨는 몰래 빼낸 녹음파일은 소송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는지, 사용하다가 혹시 오히려 고소를 당하지 않을지 변호사에게 자문했다.


합법적으로 취득한 증거가 아니어도 민사소송 증거 능력 인정된다

변호사들은 A씨가 불륜 상대방에게 위자료 청구 소송을 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봤다. 즉, 남편 휴대폰에서 몰래 음성 파일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법을 위반했더라도 증거 능력을 가진다는 것이다.


법률사무소 필승의 김준환 변호사와 법률사무소 산성의 박현우 변호사도 ''불법적으로 취득한 증거라 하더라도 민사 소송에서는 증거로 사용될 수 있으며, 이를 토대로 위자료가 인정될 수 있다''고 말한다.


법률사무소 필승의 강덕수 변호사도 ''민사 소송인 상간녀에 대한 위자료 청구 소송에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녹음파일이 증거로 채택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이는 형사 소송과 민사 소송에서 인정하는 증거 기준이 달라서다. 형사소송에서는 피고인의 유죄를 확실하게 인정할 수 있어야 증거로서 효력을 갖는다. 또한, 증거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불법성이 없어야 증거로서 인정받을 수 있다.


하지만 민사 소송에서의 증거 인정기준은 훨씬 너그럽다. 증거가 상대방보다 우세하기만 하면 다소 의심스럽거나 불법적인 요소가 있어도 재판장의 재량에 의해 증거로 인정받을 수 있다. 민사소송법은 자유심증주의(自由心證主義⋅증거의 증명력을 법관의 자유판단에 맡기는 주의)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법 위반으로 고소당할 수 있지만, 불륜 상대방이 아닌 남편이 해야 한다

A씨는 남편 휴대전화에서 몰래 녹음 파일을 확보했기 때문에 정보통신망법 위반 소지가 있다.


정보통신망법 제49조(비밀등의 보호)는 "누구든지 정보통신망에 의하여 처리·보관 또는 전송되는 타인의 정보를 훼손하거나 타인의 비밀을 침해·도용 또는 누설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어기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하지만 이를 고소할 수 있는건 휴대전화의 주인인 남편이다. 즉, 불륜 상대방은 A씨가 불법을 저질렀다며 고소할 수 없는 것이다.


더불어 남편이 고소한다고 해도 A씨가 처벌 받을 가능성은 낮다. 처벌 받게 된다 해도 수위가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JLK 법률사무소의 김일권 변호사는 ''결혼생활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남편의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알게 되었다면, 남편 휴대전화에서 얻은 증거를 제출하는 것에 법적 문제는 없어 보인다''고 했다.


서울종합법무법인의 서명기 변호사는 ''실제로 이혼 과정에서 상대방의 휴대전화 정보를 증거로 확보했다가 정보통신망법 위반죄가 성립한 사례가 있다''며 ''이 경우 대개는 벌금형의 약식명령이 이루어지나, 적절히 방어를 하면 선고유예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변호사조재평법률사무소'의 조재평 변호사와 강덕수 변호사도 ''형사 고소가 이루어진다면 충분히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어 기소유예나 적은 벌금형 정도의 처벌을 받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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