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 든 이웃 제압하다 숨지게 한 남성⋯법원이 정당방위로 본 3가지 근거
흉기 든 이웃 제압하다 숨지게 한 남성⋯법원이 정당방위로 본 3가지 근거
동네 사람끼리 치던 고스톱판에서 시작된 비극⋯"돈 잃었다"며 흉기 들어
행패 부리던 남성 제압한 후 신고했는데⋯제압 당한 남성 사망
법원이 "정당방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이유는

지난해 11월 A씨의 집에서 판돈 5만원 정도가 오가던 자리. 하지만 돈을 잃은 이웃이 격분하며 아수라장이 됐고, 결국 사달이 났다. /셔터스톡
시작은 동네 사람들끼리 친 고스톱판이었다. 지난해 11월 A씨의 집에서 판돈 5만원 정도가 오가던 자리였다. 하지만 돈을 잃은 B씨가 격분하며 아수라장이 됐고, 결국 사달이 났다.
재판부도 "크게 돈을 잃거나 딴 사람이 없다"고 한 자리였지만, B씨는 당시 길이 약 20cm의 흉기를 A씨의 복부에 들이댔다. "죽이겠다"는 위협과 함께였다. 이를 제압하기 위해 A씨는 무릎으로 B씨의 목을 약 10분간 눌렀는데 이게 화근이 됐다. B씨가 질식으로 숨을 거두면서 A씨는 재판에 넘겨졌다.
A씨에게 적용된 혐의는 폭행치사와 도박. 27일 제주지법 제2형사부(재판장 장찬수 부장판사)가 사건을 맡았다.
재판 결과는 모두 무죄였다.
"부당한 공격에 벗어나기 위한 불가피한 행동이었다"고 한 A씨의 주장이 받아들여지면서다. 법적으로 '정당방위'를 주장한 셈이었는데, 여기에 법원도 "정당방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그렇게 본 근거로 ①A씨가 피해자(B씨)를 제압한 상태에서 2차례에 걸쳐 '빨리 와달라'고 경찰에 신고한 점, ②B씨가 제압을 당한 뒤에도 죽이겠다며 몸부림쳤던 점, ③새벽 시간 주거지에서 공격을 받아 도망가기 어렵고, 근처에 경찰서나 파출소가 없는 점 등을 들었다.
재판부는 A씨의 행동에 대해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본인의 생명과 아내에 대한 피해를 방어하기 위한 최소한의 행위였다"며 "결과적으로 생명을 침해했지만, 오로지 방위의사에 의한 것"이라고 판시했다.
또 숨을 거둔 B씨가 과거 24차례 형사 처벌을 받은 적이 있고, 예전에도 같이 살던 여성을 흉기로 위협하는 등 술을 마시고 행패를 부린 적이 많았다는 이웃들의 진술도 판단에 영향을 미쳤다.
도박 혐의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일시 오락 정도에 불과하다"고 봤다.
이틀에 걸치는 등 장기간 도박이 이뤄지긴 했지만, 서로 친밀하게 지내온 사람들인 점과 크게 돈을 잃거나 딴 사람이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이 근거였다.
실제 이들은 넷이서 각각 판돈 5만원 정도만 가지고 있었고, 판당 최고 3만원의 한도가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