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아이들 데리고 가출해 수소문 끝에 찾아갔는데, 이것이 스토킹 범죄라고?
아내가 아이들 데리고 가출해 수소문 끝에 찾아갔는데, 이것이 스토킹 범죄라고?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적극 소명하면서 무혐의 주장할 여지 있어
상대방이 이혼소송에서 유리한 고지 점하기 위해 다소 무리하게 고소한 듯

일방적으로 아이들을 데리고 가출한 아내를 찾아가 문을 두드렸다가 스토킹 처벌법 위반으로 고소당한 A씨. 그는 이 상황이 황당하고 어이없다. /셔터스톡
A씨의 아내가 아이들을 데리고 집을 나갔다. 친정에 연락해 봤지만, 아내가 어디에 있는지 행방을 알려주지 않았다.
그는 수소문 끝에 아내가 거주하는 원룸을 알아내 찾아갔지만,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대신 아내는 벨을 누르고 문을 두드렸다는 이유로 A씨를 스토킹 혐의로 고소했다. 그리고 한 달 뒤에 이혼 소장을 보냈다.
A씨는 너무 황당하다. 아직 이혼 얘기도 없던 상황에서 사라진 3살, 5살 어린 아이들을 찾아간 것을 두고 스토킹 범죄라는 게 어이가 없다.
변호사들은 상대방이 다소 무리하게 스토킹 범죄 고소를 한 것 같다는 반응이다. 따라서 A씨가 자기 행동에 ‘정당한 사유’가 있음을 들어 무혐의를 주장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법무법인 선승 안영림 변호사는 “요즘 스토킹 범죄가 여기저기 등장하면서 그 적용이 남용되는 측면이 있다”며 “경찰 조사 때 아직 이혼소송 전이었고, 아내가 일방적으로 데리고 나간 아이를 찾는 ‘정당한 사유’가 있어 스토킹 범죄가 아니라는 취지의 주장과 변호인의견서를 제출하라”고 조언했다.
법무법인 공명 김준성 변호사는 “반복성, 불안감 유발 등에서 법리적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봤다.
리라법률사무소 김현중 변호사는 “요즘 스토킹 범죄를 매우 쉽게 인정하고 강하게 처벌하는 추세이긴 하지만, A씨의 경우는 스토킹 범죄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변호사들은 스토킹 처벌법 조항 자체에 애매한 표현을 다수 포함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런 만큼 법적 대응을 잘해야 할 필요성이 강조된다.
법률사무소 파운더스 하진규 변호사는 “법률에서 ‘스토킹 행위’란 상대방의 의사에 반해 정당한 이유 없이 찾아가거나 메시지를 보내 상대방에게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고 정의한다. 이어 “스토킹 범죄란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이 같은 스토킹 행위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현귀 법률사무소’ 김현귀 변호사는 “이같은 스토킹 처벌법은 그 조항 자체가 ‘정당한 이유 없이’, ‘반복적 계속적’, ‘의사에 반하여’ 등과 같이 매우 애매하게 적혀있어, 고소하는 쪽이나 방어하는 쪽이나 어떤 내용을 주장 하느냐에 따라 처벌 여부가 결정되기도 한다”고 짚었다.
변호사들은 아내가 다소 무리하게 A씨를 스토킹 혐의로 고소한 것은, 이혼소송을 염두에 둔 전략으로 이해한다.
‘노경희 법률사무소’ 노경희 변호사는 “아내가 이를 빌미로 A씨를 유책배우자로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김현귀 변호사는 “상대방이 스토킹 고소를 다소 무리하게 한 것은 이혼소송에서 유리한 지위를 점하려는 목적인 것 같다”고 추정했다.
김 변호사는 “따라서 스토킹 피고소 건은 최대한 무혐의로 종결해 이 같은 상황을 피해야 한다”며 “그러려면 경찰 조사 전 미리 변호인의견서로 억울한 부분을 제출해 무혐의 주장을 하고, 진술할 내용을 변호인으로부터 전달받아 가는 게 좋겠다”고 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