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얼룩진 경복궁…79세 낙서범, 징역 피해도 복구비는 ‘예외 없다’
'또' 얼룩진 경복궁…79세 낙서범, 징역 피해도 복구비는 ‘예외 없다’
복원비 수천만 원 전액 부담해야

경복궁 광화문 석축에 남은 낙서 모습. /연합뉴스
또다시 경복궁이 얼룩졌다. 2023년 말 스프레이 낙서에 이어, 오늘(11일) 79세 남성이 검은색 매직으로 광화문 석축에 "국민과 세계인에 드리는 글, 트럼프 대통령"이라는 글씨를 남겼다. 현장에서 체포된 노인의 황당한 행위에 국민적 공분이 쏟아지는 가운데, 그가 마주할 법적 처벌에 관심이 쏠린다.
단순한 낙서로 치부하기엔 상대는 대한민국의 심장, 경복궁이다. 고령의 나이가 참작될 여지는 있겠지만, 그를 기다리는 것은 형사 처벌, 민사 배상, 행정 처분이라는 '3중 법적 책임'이다.
'징역 3년 이상'…하지만 실형 가능성은 낮아
가장 먼저 따져봐야 할 것은 형사 처벌이다. 경복궁은 국가지정문화유산이므로, 단순 재물손괴죄가 아닌 훨씬 무거운 '문화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이 적용된다. 이 법 제92조 1항은 국가지정문화유산을 손상시킨 자에게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을 내리도록 규정한다. 법정형만 보면 초범이라도 실형을 피하기 어려운 중범죄다.
하지만 법원은 실제 선고에서 여러 사정을 고려한다. 79세라는 고령, 정치적 의견 표출이라는 범행 동기, 그리고 스프레이가 아닌 매직을 사용해 복원이 비교적 용이하다는 점 등이 감경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
따라서 '3년 이상 징역'이라는 무거운 법 규정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벌금 500만~1,000만 원 또는 징역 6개월~1년에 집행유예 1~2년이 선고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 징역형이 선고되더라도 감옥에 가는 실형은 피할 수 있다는 의미다.
지우는 데만 수천만 원…복구 비용은 별개

형사 처벌을 받는다고 해서 금전적 책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국가유산청은 가해 남성에게 원상복구에 들어가는 모든 비용을 청구하게 된다.
지난 2023년 말, 경복궁 담벼락의 스프레이 낙서를 지우는 데는 무려 1억 3,100만 원이 들었다. 이번 사건은 범위가 좁고 매직을 사용해 그보다는 비용이 덜 들겠지만, 문화유산의 특수성을 고려한 약품 처리와 정밀 작업이 필요해 최소 500만 원에서 많게는 2,000만 원의 복구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마지막으로 국가유산청은 '원상복구 명령'이라는 행정처분을 내린다. 이는 가해자에게 직접 돌을 닦으라는 의미가 아니다. 전문가들이 복구 작업을 진행하고, 그 과정에서 발생한 모든 비용을 법적으로 책임지라는 국가의 공식적인 명령이다.
가해 남성은 고령을 참작 받아 실형은 피할 가능성이 높지만, 법의 심판 자체를 피할 수는 없다. 그는 유죄 판결이라는 형사 책임과 함께, 수천만 원에 달하는 복구 비용을 모두 책임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