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 50도 뙤약볕에 25kg 장비 멨지만⋯'작업 중지'는 꿈도 못 꾸는 건설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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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감 50도 뙤약볕에 25kg 장비 멨지만⋯'작업 중지'는 꿈도 못 꾸는 건설 현장

2026. 08. 06 10:16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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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안전보건법상 휴식 보장돼 있지만

하청 노동자들은 "쉬게 해달라 하면 일감 끊겨" 호소

사진은 기사 본문과 무관한 폭염 중대경보가 내려진 5일 인천시 미추홀구 주택 재개발 정비사업 현장이 사실상 멈춰 있는 모습. /연합뉴스

체감온도 50도에 육박하는 뙤약볕, 25kg 장비를 멘 건설노동자들은 쉴 권리를 박탈당한 채 쓰러져가고 있다.


폭염 중대 경보가 내려진 영남권의 한 건설 현장. 오전 6시부터 건설노동자 A씨의 하루가 시작된다.


안전모를 쓰고 상·하체 안전벨트를 맨 뒤 망치와 연장이 든 주머니까지 차면, 몸에 두른 장비 무게만 25kg에 달한다. 오전 6시에 이미 기온은 28.8도였고, 오전 11시가 되면 35도까지 치솟는다.


A씨는 6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10시, 11시쯤 되면 몸이 지치기 시작한다. 안전화 속에 땀이 다 들어가 물에 빠진 사람처럼 된다"며 "12시쯤 넘어가면 햇빛이 데크에 반사돼 열이 얼굴을 때리는데, 선글라스나 복면 없이는 10분도 못 앉아 있는다. 핑핑 돈다"고 극한의 현장 상황을 토로했다.


현장 특성상 오전 6시에 일을 시작해 오후 2시 전에 끝나지만, 쉬는 시간 없이 내리 일을 해야만 하는 구조다.


제도는 있지만 현장엔 닿지 않는 '작업 중지권'


현행 산업안전보건기준에 따르면, 폭염 시 오후 2시부터 5시 사이에는 긴급한 경우를 제외하고 옥외 작업을 중단해야 한다.


A씨가 일하는 곳은 공공 발주 현장이다. 최근 재정경제부는 전국 공공 발주 기관에 "폭염이나 호우로 작업이 곤란하다고 판단되면 공사를 중단하고, 정지된 기간에 대해 불가항력 사유(천재지변)로 인정하겠다"는 지침을 내렸다.


국가계약법상 공사 기간을 맞추지 못하면 하청업체가 물어야 하는 일종의 페널티인 '지체상금'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법적 근거가 이미 마련돼 있는 셈이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이 제도가 전혀 작동하지 않고 있다. 재정경제부 지침은 권고 수준의 환기 차원에 불과하고, 현장 관리 감독을 맡은 고용노동부 역시 작업 중단 결정을 현장 관리자 재량에 맡겨두고 있기 때문이다.


노동자가 직접 휴게권을 요구하기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현장의 또 다른 노동자는 "우리 팀이 공기(공사 기간)를 못 맞췄다고 소문 나면 다음 현장 일을 못 받는다"며 "그런 것만 요구한다고 소문나버리면 갈 데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생계가 걸린 하청 노동자들에게 제도는 그림의 떡일 뿐이다.


에어컨 앞에 설치된 온도계⋯"법망 피하려는 꼼수"


휴게 시설과 규정 준수 실태는 더욱 참담하다. 물을 마시려면 정문에 있는 정수기 한 대에서 개인 물통에 물을 담아 하루 종일 아껴 마셔야 하는 구조다.


무엇보다 법망을 피하기 위한 꼼수가 현장에 만연해 있다.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체감온도 33도 이상에서는 2시간마다 20분씩 휴식 시간을 가져야 한다. 이를 위해선 현장의 정확한 체감온도 파악이 필수다.


그러나 현장 노동자는 "에어컨 팡팡 틀어 놓고 그늘에 온도계 설치해 놓으면 그걸 믿을 수 있겠느냐"며 "땡볕에 걸어놔야 체감 온도가 47도, 50도까지 나가는 건데, 거긴 항상 24도, 25도인데 믿을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법적 휴식 기준을 회피하기 위해 온도계를 고의로 서늘한 곳에 비치한 정황이다.


유승민 작가는 방송을 통해 "공공 발주 현장에서조차 제도와 노동권이 따로 놀고 있다면, 민간 현장이나 영세 현장은 더욱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제도가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이행되는지 공공기관에서부터 꼼꼼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종합 평가를 내렸다.


그늘막 하나 없는 뙤약볕 공터에서 사투를 벌이는 노동자들.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지침이 아닌, 현장에서 즉각적으로 효력을 발휘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관리 감독 체계가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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