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규 의원 아들, 합성 대마 투약 실형→집행유예... "유통 안 해 위험성 전파 없어"
이철규 의원 아들, 합성 대마 투약 실형→집행유예... "유통 안 해 위험성 전파 없어"
1심 징역 2년 6개월 실형 깨고 2심서 집행유예 석방
"가족 탄원과 양육 환경 참작"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합성 대마 투약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던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의 아들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받아 석방됐다. 1심 재판부가 죄질이 무겁다며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결과다.
유력 정치인의 자제라는 신분과 마약 범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맞물려 이목이 쏠린 가운데, 2심 재판부가 원심을 파기하고 선처를 결정한 구체적인 법적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얽히고설킨 '마약 스캔들', 동창부터 아내까지
사건의 발단은 지난해 10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의원의 아들인 A씨(30대)는 올해 2월까지 약 5개월간 합성 대마를 두 차례 매수하고 이를 세 차례 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액상 대마 등 다른 종류의 마약류까지 여러 차례 구매를 시도하다 미수에 그친 사실도 수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이번 사건은 A씨 단독 범행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더욱 충격을 줬다. 범행에는 A씨의 아내인 임모씨, 중학교 동창인 정모씨, 그리고 군 복무 시절 선임이었던 권모씨가 깊숙이 개입되어 있었다.
A씨는 동창과 군 선임 등 지인들과의 관계망 속에서 마약을 접했고, 급기야 배우자와 함께 범행에 연루되는 등 마약이 일상 깊숙이 침투해 있었던 사실관계가 확인됐다.
검찰은 이들이 조직적으로 마약을 거래하거나 유통했을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수사를 벌였으나, 최종적으로는 매수와 투약 혐의가 주된 공소사실로 특정됐다. 1심 재판부는 이들의 범행 횟수와 가담 정도를 고려해 A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으나, A씨 측은 양형 부당을 이유로 즉각 항소했다.
'단순 투약'에 방점, 유통 위험성 차단이 감형의 열쇠
27일 서울고법 형사3부(이승한 부장판사)는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실형을 선고했던 1심 판결을 뒤집은 것이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감형의 이유를 상세히 설시했는데, 핵심은 '위험성의 전파 여부'에 있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마약류 매수는 오로지 개인적인 투약 목적으로 이루어졌으며, 제3자에게 이를 유통하는 등 마약의 위험성을 사회에 전파하지 않은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는 대법원 판례가 마약 범죄의 양형 기준을 정할 때 '단순 투약'과 '영리 목적의 유통'을 엄격히 구분하고 있다는 점을 반영한 것이다.
법리적으로 자신이 투약할 목적으로 소지하거나 사용한 행위는, 타인에게 마약을 공급해 중독자를 양산하는 '공급 사범'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난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한다.
또한 재판부는 A씨가 구속된 지난 7개월간 보여준 태도에도 주목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수감 기간 깊이 반성하는 시간을 가졌고, 그 태도에 진정성이 엿보인다"고 판단했다. 여기에 동종 전과가 없다는 점(초범) 역시 유리한 양형 요소로 작용했다.
통상적으로 마약 범죄 초범이면서 유통 혐의가 입증되지 않은 경우, 집행유예가 선고되는 법원의 양형 경향이 이번 판결에도 그대로 적용된 셈이다.
"부양할 아이 있다"... 가족의 호소가 결정타
법적 논리 외에도 피고인의 사회적 유대관계와 가정환경이 양형에 중요한 참작 사유가 됐다. 재판부는 "가족들이 피고인에 대한 선처를 강력히 탄원하고 있으며, 피고인에게는 부양해야 할 어린 자녀가 있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형법 제51조는 양형의 조건으로 범인의 연령, 성행, 지능과 환경, 피해자에 대한 관계 등을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A씨가 가장으로서 어린 자녀를 양육해야 할 현실적인 책임이 있다는 점을 들어, 장기간의 수감 생활보다는 사회 내에서의 교화가 더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2심 판결에서 A씨의 중학교 동창 정씨 역시 1심 징역 3년에서 징역 2년 6개월로 감형받았다. 그러나 공범인 아내 임씨는 1심과 동일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군 선임 권씨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유지했다. 주범 격인 인물들의 형량이 조정되면서 전체적인 형평성을 맞춘 판결로 해석된다.
자유의 대가는 '200시간 치료'와 '추징금'
재판부는 A씨를 석방하면서도 재범 방지를 위한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단순한 형의 유예에 그치지 않고, 200시간의 약물중독 치료강의 수강과 477만 원의 추징금을 명령한 것이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40조의2는 마약류 사범에게 유죄 판결(집행유예 포함)을 내릴 때 재범 예방을 위한 교육이나 재활 프로그램 이수를 의무적으로 병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200시간은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상당히 긴 시간으로, 재판부가 이번 석방이 완전한 면죄부가 아님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추징금 477만 원 역시 법리적 계산에 따른 결과다. 마약 사건에서 추징금은 실제 거래된 가격이나 1회 투약분 가격을 기준으로 산정되는데, 이는 범죄로 얻은 수익이나 마약의 가액을 국고로 환수해 범죄의 경제적 유인을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A씨는 이제 사회로 복귀하지만, 집행유예 기간인 5년 동안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을 경우 유예된 징역 2년 6개월을 고스란히 살아야 하는 '조건부 자유'를 얻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