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 다음 날 “채용 취소” 문자… 채용내정 파기, 법적으론 부당해고입니다
합격 다음 날 “채용 취소” 문자… 채용내정 파기, 법적으론 부당해고입니다
"기존 직원 복귀"는 정당 사유 안 돼

회사로부터 채용확정 통보를 받은 뒤 취소됐다면 단순 변심이 아닌 ‘부당해고’에 해당할 수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시된 합격 후 채용 취소 통보를 받았다는 게시물. /온라인 커뮤니티
간절히 바라던 채용확정 통보를 받은 지 단 하루 만에, “기존 직원이 건강을 회복했으니 출근하지 말라”는 문자를 받았다면 얼마나 황당할까. 법적으로 이는 단순한 약속 파기를 넘어선 명백한 해고에 해당한다.
취업준비생 A씨는 최근 한 회사로부터 기분 좋은 전화를 받았다. 면접 분위기가 매우 좋았고, 곧바로 ‘채용확정’ 소식을 들은 것. 회사 측은 기존 직원이 몸이 안 좋아 퇴사하게 되어 충원하는 것이라며 A씨를 반겼다.
하지만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다음 날 아침, A씨의 휴대폰에는 “기존 직원 몸이 나았다고 하니 채용을 취소하겠다”는 문자가 와 있었다. 면접비라도 달라는 A씨의 요구에 회사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합격 통보 순간 근로계약 성립… 취소는 곧 ‘해고’
A씨는 회사 측에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하고 법적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우리 법리와 판례는 회사가 최종합격자를 발표하거나 채용 통지를 하는 순간, 근로자와 회사 사이에 ‘채용내정’이라는 특수한 형태의 근로계약이 성립된 것으로 본다. 아직 첫 출근을 하지 않았더라도 법적으로는 이미 해당 회사의 직원인 셈이다.
따라서 정당한 이유 없이 채용을 취소하는 것은 근로기준법상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대구지방법원(2018가합972) 역시 “채용내정 취소는 사실상 해고에 해당한다”고 명확히 판시한 바 있다.
“직원 몸 나았다”는 회사 사정… 정당한 해고 사유 안 돼
회사가 내세운 “기존 직원의 건강 회복”은 법적으로 정당한 해고 사유가 될 수 없다.
일반적으로 채용내정 취소가 인정되려면 근로자 측에 귀책 사유가 있어야 한다. 회사가 채용 필요성을 잘못 판단했거나 부주의하게 채용 결정을 내린 것은 온전히 회사가 책임져야 할 일이지, 이를 근로자에게 떠넘겨서는 안 된다. 이는 근로자의 신뢰를 배신한 행위이자 신뢰보호 원칙 위반이다.
또한, 채용절차법 제4조 제3항에 따르면 구인자는 구직자를 채용한 후 정당한 사유 없이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할 수 없으며, 이를 어길 시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을 받을 수 있다.
면접비부터 정신적 위자료까지… 수백만 원대 보상 가능
그렇다면 A씨는 어떤 보상을 받을 수 있을까. 크게 두 가지 길이 있다.
먼저, 회사의 채무불이행(약속 위반) 또는 불법행위에 대해 책임을 물을 수 있다. 지출한 교통비와 면접 준비 비용은 물론, 합격 통보를 믿고 다른 회사 면접을 포기했다면 그로 인해 잃어버린 임금 상당액(일실수입)도 청구할 수 있다.
특히 법원은 채용내정 취소로 인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인정하고 있는데, 사안에 따라 수백만 원에서 천만 원대까지도 가능하다.
또한, 상시 근로자 5인 이상의 사업장이라면 부당해고가 있었던 날부터 3개월 이내에 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할 수 있다. 부당해고로 인정되면 채용 이행 명령이나 해고 기간 동안의 임금을 받을 수 있다.
A씨처럼 억울한 상황에 처했다면 합격 통보 전화 녹취, 합격 문자, 채용 취소 문자 등 객관적인 증거를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 이후 회사에 내용증명을 발송해 사과와 보상을 요구하고, 협의가 되지 않는다면 소액사건심판 등 민사소송을 통해 정당한 권리를 찾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