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 돌린 복심들, 尹 향한 칼날 되다
등 돌린 복심들, 尹 향한 칼날 되다
경호차장·안보실 1차장 등 '체포 저지 지시·VIP 격노' 기존 진술 뒤집고
특검에 결정적 증언…궁지 몰린 尹

(의왕=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12일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재구속된 윤 전 대통령 석방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한때 '충성'을 맹세했던 윤석열 전 대통령의 복심들이 특검 앞에서 등을 돌리며 결정적 진술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각종 범죄 혐의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던 최측근들이 마침내 입을 열면서, 특검 수사가 거센 급류를 타게 됐다. 한 달 만에 확보된 이들의 증언은 향후 수사의 향방을 가를 결정타가 될 전망이다.
"총 보여줘라"…'강경 충성파' 경호차장의 반전
김성훈 전 대통령경호처 차장은 윤 전 대통령 부부를 향한 충성심으로 유명했던 인물이다. 그는 지난 1월 공수처의 윤 전 대통령 체포 시도를 온몸으로 막아섰고, "경호관에게 최고의 명예는 대통령의 안전을 위해 목숨 바치는 것"이라며 결기를 다졌던 인물이다. 그런 그가 특검 조사실에서는 180도 다른 사람이 됐다.
김 전 차장은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이 없는 자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총을 갖고 있다는 걸 좀 보여줘라'고 지시했다"고 털어놨다. 심지어 윤 전 대통령이 세 차례나 직접 전화해 "쉽게 볼 수 없어야 비화폰이지. 조치해라"라며 증거인멸을 지시한 통화 내용까지 상세히 진술했다. 내란특검팀은 이를 근거로 "피의자(윤 전 대통령)가 김 전 차장에게 진술 번복을 시도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구속 필요성을 강조했다.
"VIP 격노 직접 봤다"…안보실세 김태효의 고백
윤석열 정부 외교안보 정책의 설계자로 불렸던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 역시 침묵을 깼다. 그는 '채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의 핵심인 'VIP 격노설'을 직접 목격했다고 특검에 처음으로 진술했다. VIP 격노설이란 윤 전 대통령이 채상병 사건 조사 결과에 격노하며 국방부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이다.
김 전 차장은 "윤 전 대통령이 임기훈 전 국방비서관에게 보고를 받은 직후 언성을 높이며 화를 냈다"고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증언했다. 이는 1년 전 국회에서 "관련 보고도, 격노도 없었다"고 주장했던 자신의 말을 정면으로 뒤집는 것이다. 대통령 지근거리에서 모든 것을 지켜봤을 그의 고백은 'VIP 격노설'을 단순한 '설'이 아닌 '사실'로 바꿔놓을 강력한 증거가 될 수 있다.
"살길 찾아 떠났다"…고립무원 尹 측의 토로
한때 자신의 방패였던 복심들이 이제는 칼날이 되어 돌아오자 윤 전 대통령 측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그는 구속영장 심사에서 "고립무원의 상황에 빠졌다. 국무위원들도 각자 살길을 찾아 떠났고, 변호사를 구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참담한 심경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대통령 측은 구속 이후 특검 소환을 거부하며 방어막을 치고 있지만, 특검은 흔들리지 않는 모양새다. 오히려 핵심 측근들의 '양심선언'을 동력 삼아 추가 증언을 확보하고 관련자들을 줄소환하며 수사의 고삐를 더욱 바짝 죄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