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침입→살인…검찰 사형 구형에도 “한국서 사형 0%” 가능성 높아
스토킹→침입→살인…검찰 사형 구형에도 “한국서 사형 0%” 가능성 높아
'가스 배관 침입' 잔혹 보복살인
법정 최고형 구형에도 '사실상 사형폐지국' 한국의 사법 현실은?

윤정우 / 연합뉴스
대구지검 서부지청은 스토킹 피해 여성을 보복 살해한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보복살인 등)로 기소된 윤정우(48)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윤정우는 지난 6월 10일 새벽, 대구 달서구 한 아파트의 가스 배관을 타고 6층까지 침입해 자신을 경찰에 신고했던 50대 여성을 흉기로 살해하고 달아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이 사건을 '결별 요구 피해자에 대한 협박·스토킹' '범죄 신고에 대한 보복 목적의 계획적 살해'가 결합된 중대 범죄로 규정했다.
특히, 윤정우가 일부 범행을 부인하고 반성하지 않는 점, 유족이 엄벌을 탄원하는 점 등을 종합해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했다고 밝혔다. 이는 스토킹 범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진 가운데, 중대 보복 범죄에 대해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검찰의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법원의 엄격한 잣대: 사형 선고, '극히 예외적인 형벌'
그러나 검찰의 사형 구형에도 불구하고, 실제 재판부가 사형을 선고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것이 법조계의 중론이다.
우리나라 대법원은 "사형은 인간의 생명 자체를 영원히 박탈하는 냉엄한 궁극의 형벌로서... 그것이 정당화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누구라도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사정이 분명히 있는 경우에만 허용되어야 한다"는 매우 엄격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판례들을 분석한 결과, 스토킹 관련 살인사건에서 사형이 선고된 사례는 사실상 전무하다.
스토킹이 살인 등 중대범죄로 이어진 약 20여 건의 참고 판례 중 사형 선고 사례는 0건이며, 사형 선고 비율은 0%에 가깝다.
사형 대신 '무기징역' 또는 '장기 유기징역'이 대안으로
최근 법원의 양형 경향은 사형보다는 무기징역 또는 장기 유기징역형에 무게를 두고 있다.
- 무기징역의 '실질적 극형화': 우리나라는 1997년 12월 이후 약 27년간 사형 집행이 이뤄지지 않아 '사실상 사형폐지국'으로 분류된다. 이로 인해 법원에서도 "무기형이 사실상 차지하고 있는 실질적인 극형으로서의 지위가 고려되어야 한다"고 판시하며, 집행되는 형벌인 무기징역이 최고 형벌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 징역 30년~40년의 증가: 최근 판례는 극악무도한 범죄에 대해서도 무기징역 선고를 신중하게 접근하고, 그 대신 징역 30년에서 40년 사이의 장기 유기징역형을 선고하는 추세다. 실제로 스토킹 후 살인 사건 등에서 징역 30년, 보복살인 사건에서 징역 35년 등이 선고된 바 있다.
최종 판결 전망: 사형 구형, 상징적 의미가 더 크다
검찰의 사형 구형은 범죄의 중대성과 잔혹성을 강조하고 엄벌에 대한 사회적 요구를 반영한 것이지만, 법원이 내릴 최종 선고는 사법 현실을 고려할 가능성이 높다.
결론적으로, 윤정우 사건의 경우도 사형 선고 가능성은 1% 미만으로 극히 낮다고 분석된다. 재판부는 대부분의 유사 사건과 마찬가지로 무기징역 또는 징역 35년 내외의 장기 유기징역형을 선고할 가능성이 압도적으로 높다.
이처럼 검찰의 사형 구형과 법원의 낮은 사형 선고 비율 간의 간극은, '집행되지 않는 사형'과 '실질적 최고형인 무기징역'이라는 현재 우리나라 사형제도의 딜레마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