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묘 파서 유골 화장해 택배로 보내…형사처벌은 물론, 위자료 1000만원까지 물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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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묘 파서 유골 화장해 택배로 보내…형사처벌은 물론, 위자료 1000만원까지 물어야

2022. 01. 28 16:10 작성
강선민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mea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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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소유권 분쟁에서 1·2심 패소하자, 상대방 부친 묘 파내 화장하고 소포로 부쳐

변호사들 "분묘발굴죄부터 공무집행방해까지, 법 위반 수두룩⋯정신적 위자료도 물어야"

한 시골 땅을 두고 소유권 분쟁이 벌어지면서 재판에서 패소한 사람이 상대방 부친의 묘를 파내는 일이 벌어졌다. /온라인커뮤니티 루리웹 캡처·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전남 순천의 한 시골 땅을 두고 소유권 분쟁이 벌어지면서, 재판에서 패소한 사람이 상대방 부친의 묘를 파내는 일이 벌어졌다. 심지어 파낸 유골을 몰래 화장해서, 가족에게 택배로 부치기까지 했다. 택배를 받은 건 이미 90세가 넘은, 유골 주인의 아내였다.


충격적인 이 사건은 피해 가족이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등에 글을 올리며 세간에 알려졌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현대판 부관참시(剖棺斬屍·죽은 뒤 큰 죄가 드러난 사람에게 극형을 추시하던 일)다","패륜이다" 등의 격한 반응을 보였다. 피해 가족 A씨도 "B씨가 토지 소유권 관련 재판에서 2심까지 패소한 뒤 이 같은 일을 벌였다"며 "20년 넘게 한자리에 있던 아버지 묘소가 갑자기 사라져 버렸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장사법 위반, 형법상 분묘발굴죄, 공무집행방해죄 등등

부동산 분쟁 사건을 두루 경험한 변호사들은 "이 사건 B씨가 파묘 행위에 대한 민형사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법무법인 선린 강남 분사무소의 주명호 변호사는 "분쟁 당사자 간의 소유권 분쟁과 관련한 자세한 판결 내용을 살펴봐야겠지만, 일단 타인의 묘소를 임의로 개장(改葬·묘를 다시 쓴다는 의미)한 자체가 장사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장사 등에 관한 법률(장사법)에 따르면, 설사 땅 주인이라고 해도 남의 묘지를 함부로 철거할 수 없다. 또한 다른 사람의 묘지를 옮기려 할 때는 관할 지자체에 허가를 받아야 하고(제27조 제1항), 이를 어기면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제40조 제8호).


법무법인 고원 수원 분사무소의 이지영 변호사는 "B씨에게 분묘발굴죄가 적용될 수 있다"며 "관할 지자체에서 모르고 개장 허가를 내줬더라도, 남의 묘지를 마음대로 파낸 혐의에 정당성이 생기는 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법률자문
'법무법인 선린 강남 분사무소'의 주명호 변호사, '법무법인 고원 수원 분사무소'의 이지영 변호사. /로톡DB·로톡뉴스DB


형법상 분묘발굴죄는 5년 이하 징역으로 처벌되는데(제160조), 벌금형 없이 바로 징역형에 처할 만큼 중한 범죄다.


만약, B씨가 개장 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공무원 등을 속인 거라면 이에 따른 책임도 져야 했다. 이와 관련해 주명호 변호사는 "타인의 묘지에 대해 개장 허가를 받을 때는 '묘지 주인이 누구인지 알지 못한다'는 점 등을 증거서류로도 첨부해야 한다"면서 "반면, B씨는 피해자 측과 토지 소유권 소송까지 진행했던 만큼, 묘지 주인이 누구인지를 명확히 알고 있었던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만약 이를 숨기고 허위로 지자체로부터 개장 허가를 받았다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형법 제137조)나 자격모용 사문서 작성·행사죄(형법 제232조, 제234조)도 물을 수 있다"고 했다. 이러한 행위는 각각 5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된다.


파묘하고 화장까지⋯최대 1000만원까지 위자료 물어야

피해 가족에 대한 정신적 위자료 책임도 인정될 가능성이 높았다. 이지영 변호사는 "토지 소유권 분쟁 중에 남의 묘를 파는 사례가 적지 않다"면서 "우리나라는 분묘발굴죄를 '효(孝) 사상'과 연결해서 불법행위를 크게 보고 있는 만큼, 보통 500만~1000만원 사이로 정신적 위자료가 인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20년 11월, 서울중앙지법에선 토지 소유권 분쟁 과정에서 분묘 6개를 파내 인근 묘지로 이장한 사람에게 손해배상액 1000만원이 인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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