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간소음에 항의했더니 “애들 놀랐다, 아동학대로 고소하겠다”는 이웃, 처벌될까요?
벽간소음에 항의했더니 “애들 놀랐다, 아동학대로 고소하겠다”는 이웃, 처벌될까요?
수개월 소음 참다 벌어진 말다툼…아이에게 “왜 문 치냐” 물었다가 고소 위기

수개월간 이어진 벽간소음에 항의한 남성이 이웃에게 아동학대로 고소당할 위기에 놓였다. / AI 생성 이미지
수개월간 이어진 이웃집의 벽 간 소음에 남편이 항의했다가 '아동학대'로 고소당할 위기에 놓였다는 한 가족의 사연이다.
A씨 남편은 최근 옆집을 찾아가 소음 문제로 따졌고, 이 과정에서 옆집 남성과 아파트 밖에서 서로 욕설을 하며 다퉜다.
다음 날 옆집은 “당신 때문에 우리 아이들이 놀라 잠도 못 잤다”며 “정식으로 사과하지 않으면 아동학대로 고소하겠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왔다.
A씨는 남편이 처벌받을지, 오히려 보복당할까 두렵다고 토로했다. 이웃 간 소음 갈등에서 벌어진 다툼, 아동학대로 처벌될 수 있을까?
수개월 벽간소음에 폭발한 남편, 아이에게 한마디 했다가 ‘아동학대’ 위기
A씨 가족은 몇 달간 옆집에서 고의적으로 벽을 쿵쿵 치고 문을 쾅쾅 닫는 소음 때문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참다 못한 남편은 최근 옆집을 찾아가 항의했다.
감정이 격해진 상황에서 옆집 가족(부부와 중학생 자녀 2명)이 나왔고, 남편은 소음의 원인을 따져 물었다. 이 과정에서 남편은 아이에게도 “왜 자꾸 문을 치냐”고 한 차례 물었다.
이후 남편과 옆집 남성은 아파트 밖으로 나가 욕설을 주고받으며 말다툼을 벌였다. 당시 옆집 아이들은 옥상에서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다툼 끝에 두 사람은 연락처를 교환하며 상황을 마무리하는 듯했다.
하지만 다음 날, 옆집은 “어제 당신의 행동으로 우리 애들이 너무 놀라 잠도 제대로 못 잤다. 정식으로 와서 사과 없으면 아동학대로 고소하겠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내왔다.
아이 앞에서 언쟁, 아동학대 될까?…변호사들 “성립 가능성 낮다”
결론부터 말하면 변호사들은 A씨 남편의 행위가 아동학대로 인정될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다만 아이들이 어른들의 싸움을 지켜본 점은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어 가볍게 봐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아동복지법상 정서적 학대는 아동의 정신건강과 정상적 발달을 해칠 정도의 행위를 의미한다.
법무법인 베테랑 유환선 변호사는 “남편이 아이에게 직접 폭언·욕설을 반복하거나 위협한 것이 아니라, 소음 문제를 따지는 과정에서 한 차례 물은 정도라면 방어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이동규 변호사 역시 “아이에게 한 차례 이유를 묻거나 큰 목소리로 항의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아동학대가 성립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법률사무소 일로 채민수 변호사도 “단순한 항의나 일회성 언쟁만으로 곧바로 아동학대가 인정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짚었다.
다만 아이들이 다툼을 목격한 점은 주의해야 할 부분이다. 제이디종합법률사무소 전종득 변호사는 “층간소음 갈등 중 보호자에게 욕설을 하여 아동들이 지켜보게 한 경우 정서적 학대로 인정된 판례가 있다”며 신중한 접근을 당부했다.
오히려 이웃의 소음이 ‘스토킹’?…맞대응 가능성도
변호사들은 A씨 측이 방어만 할 것이 아니라, 이웃의 반복적인 소음 유발 행위에 대해 법적 대응을 검토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수개월간 이어진 고의적 소음은 스토킹 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법률사무소 상산 채한규 변호사는 “상대방이 수개월간 고의적으로 벽을 쿵쿵 치고 문을 쾅쾅 닫아 스트레스를 유발한 행위는, 지속·반복적으로 이루어진 경우 스토킹처벌법 위반으로 문제 삼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법원 판례는 실제로 반복적인 소음 유발 행위를 스토킹으로 인정한 바 있다.
법률사무소 도결 최우준 변호사는 “상대방이 반복적으로 소음 유발, 욕설, 협박성 문자를 보냈다면 협박, 모욕, 스토킹 여부도 함께 검토할 수 있다”며 민형사상 병행 대응 가능성을 언급했다.
변호사들은 공통적으로 현 단계에서는 상대방과 직접 접촉을 피하고, 주고받은 문자나 CCTV 등 객관적인 증거를 확보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디센트 법률사무소 임호균 변호사는 “사과나 인정 취지로 오해될 수 있는 답장을 보내지 않는 것이 좋다”며 “실제 고소가 접수되면 초기 진술 방향이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