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허락 없이 쓰면 불법?...초상권 침해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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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허락 없이 쓰면 불법?...초상권 침해 사례

2025. 05. 29 13:32 작성
전현영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hy.je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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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거 수집 목적이어도 초상권 침해될 수 있어

기사 본문 내용에 기반하여 생성형 인공지능 툴을 활용해 만든 참고 이미지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함께 초상권 침해 사례가 늘고 있다. 길거리에서 무단으로 촬영한 타인의 사진을 인터넷에 올리거나, 영리 목적으로 타인의 얼굴을 사용하는 행동 등은 모두 초상권 침해에 해당할 수 있다.


초상권 침해란?

초상권은 '자신의 얼굴 기타 사회통념상 특정인임을 식별할 수 있는 신체적 특징에 관하여 함부로 촬영 또는 그림 묘사되거나 공표되지 아니하며 영리적으로 이용당하지 않을 권리'를 의미한다. 대법원은 이러한 초상권이 헌법 제10조 제1문(인간의 존엄과 가치)에 의해 헌법적으로 보장되는 권리라고 명시했다(대법원 2006. 10. 13. 선고 2004다16280 판결).


초상권은 크게 세 가지 권리를 포함한다. 서울지방법원 남부지원은 1997년 판결에서 이러한 초상권의 구체적 내용을 명확히 했다. (서울지방법원 남부지원 1997. 8. 7. 선고 97가합8022 판결)

  • 촬영·작성 거절권: 특정인임을 알 수 있는 신체적 특징을 함부로 촬영 또는 작성되지 아니할 권리
  • 공표거절권: 촬영된 사진 또는 작성된 초상이 함부로 공표·복제되지 아니할 권리
  • 초상영리권: 초상이 함부로 영리목적에 이용되지 아니할 권리


본인의 동의 없이 초상이 촬영된 경우는 물론이고, 동의를 얻었지만 그 이용의 동의 범위를 벗어난 경

우에도 초상권 침해로 볼 수 있다. 수원지방법원은 "본인의 동의를 얻어 초상이 공표되었지만 그 이용이 동의의 범위를 벗어난 경우, 초상의 공표가 명예훼손적 표현과 결부되거나 상업적으로 악용된 경우 초상권이 침해되었다고 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수원지방법원 2012. 9. 6. 선고 2011가단80889 판결).


실제로 서울고등법원은 모델 촬영용 사진을 월간잡지 광고에까지 사용한 사건에서 "피해자를 모델로 한 캐털로그용 사진의 촬영 및 광고에 관하여서만 승낙을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승낙의 범위를 벗어나 당초 피해자가 모델계약을 체결할 때 예상한 것과는 상이한 별도의 광고방법인 월간잡지에까지 사용했다"며 초상권 침해를 인정했다(서울고등법원 1989. 1. 23. 선고 88나38770 판결).


이런 경우, 초상권 침해에 해당

새로운 디지털 환경에서 발생하는 초상권 침해 양상은 더욱 다양해지고 있으며, 법원은 더욱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서울서부지방법원은 2023년 게임 캐릭터 제작에 원고의 사진이 무단으로 활용된 뒤 배포된 사례에 대해 "게임 배급사는 게임을 직접 제작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타인의 초상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보호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했다(서울서부지방법원 2023. 2. 9. 선고 2022나42997 판결).


의료기관에서의 초상권 침해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성형외과 등에서 환자의 동의 없이 또는 동의 범위를 벗어나 환자의 시술 전후 사진이나 동영상을 홈페이지나 유튜브에 게시하는 경우 초상권 침해로 인정된다. 부산지방법원은 2023년 6월 14일 선고한 2022나64839 판결에서 의료기관에서의 환자 촬영과 관련한 초상권 침해 문제를 다루며 이러한 기준을 확인했다.


공공의 이익을 위한 목적이라면 위법성 조각 가능

다만 모든 초상권 침해가 불법은 아니다. 초상권 침해의 가능성이 크지 않거나 공익적 목적이라면 초상권침해로 인정되지 않을 수 있다.


대법원은 "초상권 침해가 문제되더라도, 그 내용이 공공의 이해와 관련되어 공중의 정당한 관심의 대상이 되고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며 표현내용·방법 등이 부당한 것이 아닌 경우에는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다"고 판시했다(대법원 2023. 4. 13. 선고 2020다253423 판결).


이 사건에서는 다문화합창단 운영과 관련한 의혹을 보도하는 과정에서 대표자의 얼굴이 그대로 드러났지만, 대표자가 이미 공적 인물로 활동하며 얼굴을 공개했고 보도 내용이 공공성과 사회성이 있는 공적 관심사에 해당한다는 점 등을 고려해 초상권 침해의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다고 봤다.


초상권 침해 위자료는 어떻게 계산할까

초상권 침해 시 위자료 액수는 피해자의 나이, 게시 기간, 사진의 식별 가능성, 침해 정도, 게시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된다.


서울남부지방법원은 초상권 침해로 인한 위자료 산정에서 구체적인 손해 액수 입증이 곤란할 때 출연료 증빙자료, 게시 기간, 게시 경위, 게시 내용, 당사자 간의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판시했다(서울남부지방법원 2023. 1. 13. 선고 2021가단12814 판결).


재산적 손해배상도 인정하고 있다. 허락 없이 초상 등을 상업적으로 이용함으로써 초상권 이용 계약을 체결했을 때 받을 수 있었던 돈을 얻지 못한 손해를 입었다고 판단한 것이다. 또한 초상권 침해에 대해 정신적 손해뿐만 아니라 재산적 손해도 인정하는 경향을 보였다.


증거 수집 목적이어도 초상권 침해될 수 있어

증거수집 목적의 촬영도 초상권 침해가 될 수 있다. 대법원 등은 민사소송의 증거를 수집할 목적이라고 하더라도 타인을 촬영한 행위가 초상권 침해에 해당할 수 있다고 봤다(대법원 2006. 10. 13. 선고 2004다16280 판결).


최근 법원은 초상권 침해 사건에서 단순히 침해 여부만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공익성과 필요성, 침해 정도, 침해 방법의 상당성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위법성을 판단하고 있다. 디지털 환경에서 초상권 보호도 더욱 엄격해지고 있어, 타인의 사진을 촬영하거나 이용해 초상권을 침해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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