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여친에게 전 재산 털렸다" 로맨스 스캠 당한 전 남편, 밀린 양육비 못 받나
"외국인 여친에게 전 재산 털렸다" 로맨스 스캠 당한 전 남편, 밀린 양육비 못 받나
법원 "소득 0원이라도 최소 양육비 지급해야"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한때 외제차를 몰며 재력을 과시하던 전 남편이 빈털터리가 됐다며 양육비 지급을 거부하고 나섰다. 이유는 다름 아닌 '로맨스 스캠' 사기 피해였다.
19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이혼한 전 남편이 사기 피해를 핑계로 자녀 양육비를 끊어버려 막막하다는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선물 보내달라, 코인 투자해라"...알고 보니 신종 사기
사연에 따르면 A씨는 3년 전 남편의 잦은 거짓말과 신뢰 파탄을 이유로 협의 이혼했다. 당시 친권과 양육권을 갖는 조건으로 다른 재산 분할은 포기했고, 남편은 매달 100만 원의 양육비를 지급하기로 약속했다.
초기 몇 달간은 양육비가 들어왔다. 하지만 곧 소식이 끊겼다. 연락을 피하던 남편은 최근 충격적인 소식을 전해왔다. SNS에서 알게 된 외국인 여성에게 속아 거액을 뜯기는 이른바 '로맨스 스캠'을 당했다는 것이다.
로맨스 스캠이란 온라인에서 연인 행세를 하며 친분을 쌓은 뒤, 각종 명목으로 금전을 요구하는 사기 수법이다. A씨의 전 남편은 "가상화폐 투자를 권유받아 거액을 넣었다가 모두 잃었다"며 "현재 수입도 없고 줄 돈도 없다"고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
변호사 "소득 없어도 부모 책임 사라지지 않아"
과연 전 남편의 주장대로 사기 피해로 인한 무일푼이 양육비 미지급의 정당한 사유가 될 수 있을까. 전문가는 "그렇지 않다"고 단언했다.
방송에 출연한 임형창 변호사(법무법인 신세계로)는 "비양육자는 아이를 직접 키우지 않더라도 부모로서 양육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소득이 있든 없든 양육비는 일정 부분 반드시 부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법원은 부모의 소득이 전혀 없는 경우에도 최소한의 양육비 지급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임 변호사는 "서울가정법원이 2021년 발표한 산정 기준표에 따르면, 부부 합산 소득이 0원일지라도 부모는 최소한 62만 1000원의 양육비를 지급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고 강조했다. 즉, 전 남편이 정말 빈털터리가 됐다고 해도 최소 월 30만~50만 원 수준의 분담금은 내야 한다는 것이다.
"정말 돈 없는 거 맞아?"...재산 확인하는 법
A씨 입장에선 전 남편의 '파산 주장'이 사실인지, 아니면 양육비를 주지 않으려는 꼼수인지 확인할 길이 막막하다. 이에 대해 임 변호사는 법적인 강제 수단을 활용할 것을 조언했다.
가사소송법상 양육비 청구 사건의 경우, 법원을 통해 상대방의 재산 상태를 투명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되어 있다.
임 변호사는 "우선 법원에 '재산명시신청'을 하여 전 남편이 스스로 재산 목록을 제출하게 할 수 있다"며 "만약 이를 거부하거나 거짓으로 제출한다고 의심되면 '재산조회'를 신청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재산조회를 통하면 ▲한국예탁결제원을 통한 주식 보유 내역 ▲법원행정처를 통한 부동산 소유 현황 ▲국세청 과세 정보 등을 낱낱이 파악할 수 있어 은닉 재산을 찾아내는 데 효과적이다.
진행을 맡은 조인섭 변호사는 "만약 전 남편이 나중에라도 사업이 잘되어 소득이 늘어난다면, 그때 다시 '양육비 증액 심판 청구'를 통해 양육비를 현실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