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은 경매, 보증금은 0원…'인도명령' 통보받은 세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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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은 경매, 보증금은 0원…'인도명령' 통보받은 세입자

2026. 02. 12 15:07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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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 못 받는 후순위 임차인, 법원 심문서와 강제집행 대처법

경매로 집을 잃고 보증금도 못 받게 된 후순위 임차인이 새 집주인에게서 인도명령을 받았다. / AI 생성 이미지

살던 집이 경매로 넘어가 보증금 한 푼 건질 수 없게 된 것도 서러운데, 새 집주인으로부터 '집을 비우라'는 인도명령까지 신청당했다. 배당기일은 한 달이나 남았지만 당장 일주일 뒤 이사를 앞둔 상황이다.


법원에서 보낸다는 '심문서'의 정체는 무엇이며, 혹시라도 불이익은 없을까? 빈손으로 쫓겨나는 막막한 상황에 처한 후순위 임차인을 위해 법률 전문가들의 조언을 엮었다.


"집 비워라" 날아든 인도명령…'심문서'의 정체는?


거주하던 다가구주택이 경매로 팔린 A씨는 최근 눈앞이 캄캄해졌다. 새 집주인(낙찰자)이 잔금을 치르자마자 법원에 자신을 상대로 집을 비워달라는 '인도명령'을 신청했기 때문이다.


A씨는 대항력을 갖췄지만, 은행 대출 등에 밀린 후순위 임차인이라 경매 배당금을 전혀 받지 못한다. 일주일 뒤 이사를 준비하고 있지만, 인도명령 신청과 함께 날아올 수 있다는 '심문서'라는 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인도명령 신청 시 법원이 임차인에게 보내는 심문서는 점유할 정당한 권리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절차다. 하지만 A씨처럼 곧 이사할 계획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IBS법률사무소 안정현 변호사는 "어차피 일주일 뒤에 이사를 나갈 예정이라면 크게 신경쓰지 않으셔도 될 것입니다"라고 조언했다. 법률사무소 유(唯) 박성현 변호사는 "답변을 제출하지 않을 경우 불이익은 없지만, 상황을 명확히 하기 위해 제출하는 것이 안전합니다"라고 덧붙였다. 굳이 불필요한 법적 절차에 휘말리지 않도록 자진해서 이사할 계획임을 법원에 알리는 편이 낫다는 취지다.


배당금 0원인데…강제집행, 정말 배당기일 이후일까?


A씨의 또 다른 걱정은 인도명령 결정 시점이다. 통상 법원은 임차인이 보증금을 받아 이사할 자금을 마련할 시간을 주기 위해, 배당금을 지급하는 '배당기일' 이후에 인도명령 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A씨처럼 배당금이 '0원'인 경우, 이 관행이 적용되지 않고 바로 강제집행이 들어오는 것은 아닐까?


전문가들은 그럴 가능성은 낮다고 입을 모았다. 법무법인 창세 박영재 변호사는 "임차인의 인도명령 결정은 보통 배당기일 후에 나오며, 그 시점에서 배당을 받지 못한 임차인에게도 인도명령이 내려질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반향 유선종 변호사 또한 "실무적으로 임차인이 배당 절차에서 금액을 받지 못한 경우에도 인도명령은 배당기일 후에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라고 확인했다. 배당금 수령 여부와 관계없이, 법원의 실무 관행상 A씨가 당장 강제 퇴거를 당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의미다.


진짜 싸움은 지금부터…떼인 보증금 되찾을 마지막 카드


인도명령 문제를 넘어 A씨가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는 바로 돌려받지 못한 보증금이다. 집이 경매로 넘어가면서 A씨의 임차권은 소멸했기에, 새 집주인에게 보증금을 요구할 수는 없다. 해답은 오직 전 집주인에게 있다.


법무법인 인화 김명수 변호사는 "이제는 임대인을 상대로 보증금반환청구소송을 제기하여 승소판결을 확보한 후 임대인 보유재산을 물색하여(재산명시신청 등) 드러나는 재산을 대상으로 강제집행을 진행하여 회수해야 합니다"라고 명확한 해법을 제시했다.


이는 사실상 떼인 보증금을 되찾을 유일한 길이다. 변호사들은 여기서 더 나아가 추가적인 법적 조치도 검토하라고 조언했다.


김명수 변호사는 "임대인에게 전세사기혐의가 인정될 수 있는지를 검토해 보시고, 임대인을 전세사기혐의로 형사고소하는 문제와 중개사의 중개과실을 이유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는 문제도 검토해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집을 비워주는 것은 끝이 아닌, 소중한 보증금을 되찾기 위한 새로운 싸움의 시작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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