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자녀 양육비 1년 넘게 떼먹은 아빠…"몰랐다" 한마디에 법의 심판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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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자녀 양육비 1년 넘게 떼먹은 아빠…"몰랐다" 한마디에 법의 심판 피했다

2025. 10. 28 13:34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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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행명령·감치결정 모두 '공시송달'

법원 "피고인이 알았다고 단정하기 어려워"

세 자녀의 양육비를 1년 넘게 주지 않아 감치명령까지 받은 아버지에게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 /셔터스톡

세 자녀의 양육비를 1년 넘게 보내지 않아 감치명령까지 받고도 이를 이행하지 않은 아빠에게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


법원은 피고인이 자신의 소재불명으로 법원 서류를 제대로 받지 못해 '감치명령'이 내려진 사실조차 몰랐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양육비 미지급에 대한 형사처벌은 "알고도 고의로" 주지 않았을 때만 가능하다는 점을 명확히 한 판결이다.


부산지방법원 김정우 판사는 양육비이행확보및지원에관한법률(양육비이행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지난 7월 17일 밝혔다.


'감치명령' 받고도 1년간 양육비 미지급

A씨는 2019년 10월 아내와 이혼하며 세 자녀의 양육비로 매월 일정 금액을 지급하기로 조정했다. 하지만 A씨는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고, 법원은 2021년 7월 '6개월간 매월 미지급 양육비 250만원을 지급하라'는 이행명령을 내렸다.


A씨가 이마저도 지키지 않자, 법원은 2023년 6월 A씨를 구치소 등에 가두는 '감치명령' 결정을 내렸다. 검찰은 A씨가 이 감치명령을 받고도 1년이 지나도록 정당한 사유 없이 양육비 채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며 A씨를 재판에 넘겼다.


현행 양육비이행법은 감치명령을 받고도 1년 내 양육비를 주지 않으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법원의 판단은 무죄…"감치명령 내려진 사실 몰랐을 것"

표면적으로 보면 A씨의 유죄가 명백해 보였지만,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 과정에서 양육비 이행명령과 감치명령 결정 정본이 모두 A씨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공시송달' 처리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공시송달이란 소송 상대방의 주소를 알 수 없을 때 법원 게시판 등에 관련 서류를 게시하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당사자에게 전달된 것으로 간주하는 제도다.


재판부는 이 점에 주목했다. 법원은 "피고인에 대한 이행명령 및 감치명령 결정이 공시송달의 방법으로 송달된 이상, 피고인이 감치명령 결정의 내용이나 존재를 알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양육비이행법 위반죄가 성립하려면 단순히 양육비를 안 준 것을 넘어, "감치명령 결정이 있음을 알고도 고의로 1년 이내에 양육비 채무를 이행하지 않아야 한다"고 명확히 했다.


재판부는 이러한 해석의 근거로 ▲형사법은 문언에 따라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는 원칙 ▲민사 채무불이행을 형사처벌하는 예외적 규정이므로 처벌 대상을 넓혀서는 안 된다는 점 ▲법 개정 이유 자체가 '고의적' 양육비 채무자를 처벌하기 위함이었다는 점 등을 들었다.


특히 재판부는 "가사소송 절차에서도 공시송달로 불이익을 받은 사람을 구제해주고 있는데, 하물며 형사소송에서 단지 감치명령 결정이 형식적으로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피고인이 이를 실제로 알았는지와 관계없이 처벌할 수는 없다"며, 이는 '책임주의 원칙'에 반한다고 지적했다.


결국 법원은 검찰이 "A씨가 감치명령의 존재를 알았다"는 점을 증명하지 못했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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