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빚·코인에 지쳐 '재발하면 이혼' 각서 공증 받으려는데…효력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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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빚·코인에 지쳐 '재발하면 이혼' 각서 공증 받으려는데…효력 있을까?

2026. 09. 08 17:32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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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 이혼 강제 못해도 남편 잘못 입증할 결정적 증거

'재발 시 자동 이혼'에 합의한 각서는 공증을 받아도 법적 효력이 없다. /셔터스톡

남편의 무분별한 돈 문제로 고통받던 A씨. 비트코인 투자, 대출, 카드론 등이 반복되자 A씨는 남편과 '다시 문제가 생기면 협의이혼한다'는 내용의 합의서를 작성했다.


A씨는 이 합의서를 공증까지 받아두면, 향후 남편이 약속을 어길 시 곧바로 이혼을 진행할 수 있는 안전장치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A씨의 바람은 이뤄질 수 있을까?


'문제 또 일으키면 자동 이혼' 약속, 공증 받아도 효력 없다


결론부터 말하면, '특정 행동을 재발하면 자동으로 이혼한다'는 내용의 합의는 공증을 받아도 법적 효력이 없다.


변호사들은 협의이혼은 이혼하려는 시점에 부부 쌍방의 이혼 의사가 일치하고, 법원에 함께 출석해 그 의사를 확인받아야만 성립한다고 설명했다. 과거의 약속만으로 이혼을 강제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디센트 법률사무소 임호균 변호사는 "재발 시 곧바로 협의이혼이 성립한다는 조항은 공증을 받아도 그 자체로 강제되지 않는다"며 "협의이혼은 그 시점에 부부 쌍방이 다시 의사표시를 하고 법원에 출석해 확인을 받아야 성립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법률사무소 평정 이시완 변호사 역시 "부부가 서명한 합의서라 하더라도, '재발 시 자동으로 협의이혼이 성립한다'는 조항은 법적으로 효력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협의이혼' 전제로 한 재산분할 약속, 소송 가면 무효될 수도


재산분할 약정 역시 주의가 필요하다. 변호사들은 협의이혼을 전제로 미리 작성한 재산분할 합의는, 나중에 소송으로 번질 경우 효력을 잃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법원 판례는 장차 협의이혼할 것을 전제로 한 재산분할 협의를 조건부 계약으로 본다. 즉, 실제로 부부가 합의한 대로 협의이혼을 해야만 효력이 생긴다는 의미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이동규 변호사는 "협의이혼을 전제로 미리 정한 재산분할 합의는 실제 협의이혼이 성립하지 않고 재판상 이혼으로 진행되는 경우 그대로 적용되지 않을 수 있다는 판례가 있다"며 "문구를 특히 신중하게 작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소송으로 가게 되면 법원은 합의서 내용과 무관하게 당시 재산 상황을 기준으로 다시 재산분할을 판단하게 된다.


그럼에도 합의서가 중요한 이유


그렇다고 합의서가 쓸모없는 것은 아니다. 변호사들은 합의서가 향후 이혼 소송에서 결정적 증거가 될 수 있다고 봤다.


남편이 과거 비트코인 투자나 대출 등으로 가정에 어려움을 줬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정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는 내용 자체가 혼인 관계가 파탄에 이른 책임이 남편에게 있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증거가 된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태림 수원분사무소 김정현 변호사는 "남편이 반복적으로 대출과 카드론 및 투자성 지출을 했다는 사실과 이를 인정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했다는 내용은 향후 이혼소송에서 혼인파탄 경위와 귀책사유를 설명하는 증거로 활용될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이혼 소송의 승패는 물론, 남편 잘못으로 혼인이 깨진 데 대한 손해배상인 위자료 액수를 정할 때도 유리한 자료로 쓰일 수 있다.


공증만 믿지 말고 집행력 있는 조항으로 다듬어야


변호사들은 무작정 합의서 공증부터 받기보다, 그 내용을 법적으로 실효성 있게 다듬는 작업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단순히 '재발하면 이혼한다'는 식의 무효 조항 대신, 약속 위반 시 일정 금액의 위자료나 손해배상금을 지급한다는 금전지급 약정을 구체적으로 넣는 방식이다.


특히 이런 금전지급 약정은 공증 시 '강제집행을 인낙한다'는 문구를 넣어 공정증서를 작성하면, 재판 없이도 남편 재산에 바로 강제집행을 할 수 있는 강력한 효력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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