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간녀에게 "불륜 말라"며 '고추 한 박스' 보내도 될까요?
상간녀에게 "불륜 말라"며 '고추 한 박스' 보내도 될까요?
고추 박스, 고추 인형 등 상간녀에게 보낸다는 사람들⋯법적으로 문제 안 될까?
변호사들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달라⋯협박 메시지 등 있다면 문제 소지 있다"

상간녀에게 "불륜 저지르지 말라"는 의미로 '고추'를 선물하는 경우가 있다. 비난의 의미가 담긴 선물, 법적으로 보면 문제 없을까? /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상간녀에게 고추 한 박스 보냅니다."
남편과 불륜을 저지른 상간녀. 안 그래도 불편한 사람에게 뜬금없이 고추를 선물하겠다는 글이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왔다. 상간녀에게 웬 선물일까 싶지만, 사실상 복수에 가깝다.
남성을 상징하는 고추를 보내면서 "유부남을 만나지 말고 고추나 먹어라"는 경고를 하겠다는 취지였다. 실제로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상간녀에게 고추 화분이나 인형 등 상징적인 물건들을 보내겠다는 사연들을 자주 접할 수 있다.
그런데 이처럼 비난의 의미가 담긴 '고추' 선물, 법적으로 문제가 되진 않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보내도 된다. 사연을 접한 LDK 법률사무소의 이동규 변호사는 "상간녀로서는 기분이 좋지 않겠지만 단순하게 고추를 보내는 건 직접적인 메시지를 주는 게 아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했다.
고추는 고추일 뿐이기 때문에 보내는 것 자체만으로는 문제 삼기 어렵다는 취지다. 단순히 물건을 보내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상간녀를 비난하는 욕설 등을 포장 박스에 직접적으로 기재한 것도 아니어서 법적으로 잘잘못을 따질 수 없다.
하지만 물건에 협박이나 모욕의 의미가 추가된다면 문제가 달라진다. 이동규 변호사는 자칫하면 선물을 받은 사람으로부터 역으로 법적 책임을 묻게 될 수도 있다고 했다. 예를 들어 고추 박스를 보내면서 "다시 한번 불륜 저지르면 죽여버린다"는 협박 메시지를 담아 동봉하는 경우 등이 여기 해당한다.
또한 이 변호사는 "협박성 글귀 등을 함께 적어 보내면 문제가 된다"며 "특히 한번 보낸 것이라면 형사 처벌될 가능성은 적지만, 여러 차례 같은 행위를 반복한다면 협박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법률 자문

누구나 볼 수 있도록 특정한 메시지를 적어 보내는 것은 더욱더 조심해야 한다. 불특정 다수가 모욕적인 메시지를 보게 된다면, 공연성이 인정돼 명예훼손 또는 모욕죄가 적용될 가능성이 커진다.
법무법인 에스알의 고순례 변호사는 "선물이 무엇인지 내용물이 보이도록 포장을 하고, 상간녀라거나 유부남을 만났다는 등의 내용을 적어 직장으로 보낸다면 명예훼손 또는 모욕죄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상간녀에게 고추 선물을 보내면 당장은 통쾌할 수 있다. 하지만 변호사들은 선물 뿐 아니라 협박이나 경고를 얹게 된다면, 추후 법적 책임을 질 소지가 있음을 염두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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