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룸 누수로 임시방 생활…집주인의 월세 요구, 줘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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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룸 누수로 임시방 생활…집주인의 월세 요구, 줘야 할까

2026. 08. 06 17:23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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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방보다 좁고 불편한데 수리 기간 월세 부담해야 하나

변호사들 “감액 청구 가능”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A씨는 최근 자신이 사는 원룸에 심한 누수가 발생해 더 이상 지낼 수 없게 됐다. 집주인은 임시로 다른 방을 내주며 그곳에서 지내라고 했다.


그런데 집주인은 공사 기간 동안 이 임시 방에 대한 월세를 내라고 요구했다. 원래 살던 방보다 좁고 불편한데, 월세는 기존 60만원대에서 고작 몇만원 빠진 60만원이었다.


A씨는 수리가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불편을 감수하며 월세까지 내는 것이 맞는지 의문이 들었다.


“물 새는 방 대신 임시방 줬으니 월세 내라”는 집주인

A씨는 계약해 살던 원룸에 심한 누수가 발생해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해졌다. 이에 집주인은 A씨에게 다른 방을 임시 거처로 제공했다.


문제는 월세였다. 집주인은 A씨에게 수리 기간 동안 임시 방의 월세 60만원을 내라고 통보했다. A씨가 원래 계약했던 방의 월세가 60만원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거의 차이가 없는 금액이었다.


A씨는 “원래 방보다 좁고 불편을 겪고 있는데 월세까지 내라는 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변호사들 “임대인 수선 의무 위반…월세 감액 청구 가능”

결론부터 말하면, 변호사들은 A씨가 집주인의 요구를 그대로 들어줄 필요가 없다고 봤다. 오히려 집주인에게 월세 감액을 청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민법 제623조는 임대인이 임차인이 목적물을 제대로 사용·수익할 수 있도록 상태를 유지해 줄 의무(수선의무)가 있다고 정한다. 누수는 임차인 과실이 없는 한 임대인이 책임지고 수리해야 할 대표적인 하자에 해당한다.


법무법인 안양의 안경진 변호사는 “민법 제627조에 따라 임차물의 일부를 임차인 과실 없이 사용할 수 없는 때에는 임차인은 그 부분의 비율에 의한 차임의 감액을 청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누수로 방을 쓰지 못하게 된 만큼 월세를 깎아달라고 요구할 법적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심의 심규덕 변호사 역시 “누수가 귀하의 과실이 아닌 이상 임대인에게 월세 감액을 청구할 수 있으며, 기존 계약과 동일한 월세를 부담할 필요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임시 거처 월세, 누가 내야 하나

그렇다면 임시 거처의 월세는 A씨가 내야 할까. 변호사들은 이 역시 임차인이 부담할 의무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로원파트너스 유승윤 변호사는 “계약한 방이 누수로 사용 불가 상태가 된 것은 임대인의 수선의무 불이행”이라며 “임대인이 대신 제공한 임시 방은 임대인이 자신의 의무를 이행하기 위한 조치이므로 이에 대한 월세를 임차인이 별도로 부담할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집주인이 임시 방을 제공하며 월세까지 청구하는 건 부당한 이중 부담 요구에 해당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여울법률사무소 배진혁 변호사는 “임시 방에서 비록 불편하지만 기본적인 생활이 가능하다면 월세를 전혀 내지 않는 것은 부당이득으로 간주될 여지도 있다”면서도 “그 불편함과 면적 차이를 감안해 임시 방의 월세보다 더 낮은 금액으로 감액을 주장해 볼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협의 안 된다면 ‘증거 확보’부터

전문가들은 우선 임대인과 월세 조정을 시도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조언했다. 만약 협의가 원만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증거를 확보해두는 것이 중요하다.


법무법인 약속의 조범수 변호사는 “누수 발생 사진 및 영상, 임대인과 주고받은 문자나 통화 내용, 임시 방의 상태를 확인할 자료 등을 확보해두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러한 자료는 향후 공사가 길어지거나 협의가 결렬됐을 때, 임대료 감액이나 그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때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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