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죄] “지하철 성추행범” 지목된 남성…CCTV 보니 전혀 다른 칸에 있었다
[무죄] “지하철 성추행범” 지목된 남성…CCTV 보니 전혀 다른 칸에 있었다
객관적 증거가 진술과 상충?
공중밀집장소 추행 사건의 승패를 가른 '합리적 의심의 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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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지하철 전동차 내 성추행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A가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다른 객차 탑승'으로 인한 오인 정황이 드러나 법조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사건은 피해자의 구체적인 진술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수사기관이 제출한 핵심 증거인 CCTV 영상과 피해자의 진술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오인으로 인한 기소'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는 유사 사건에서 유죄가 인정된 다른 판례들과 대비되며, 공중밀집장소 추행 사건에서 유죄 입증의 난이도와 한계를 명확히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3호차 영상 속 남성'이 4호차 피해자를 추행했다?
사건의 공소사실은 피고인 A가 2023년 3월 22일 2호선 전동차 안에서 피해자 B의 가슴과 엉덩이를 추행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무죄를 선고한 재판부(2023고정1929)의 판단 근거는 사건의 '사실관계 불일치'에 집중된다.
첫째, 피해자 B는 법정에서 자신이 열차 4호차 내 4-1번 출입문 부근에서 추행을 당했다고 명확히 진술했다.
둘째, 수사기관이 피고인 A가 탑승했다고 판단하여 핵심 증거로 제출한 전동차 내부 CCTV 영상은 열차 3호차 내부를 비추고 있었다. 즉, 피고인과 피해자가 서로 다른 객차에 탑승한 것으로 보였다.
셋째, 수사기관이 3호차 영상 속 피고인 주변의 여성을 피해자 B로 지목했으나, 피해자 B는 법정에서 "영상 속 여성은 제가 아닙니다"라고 분명하게 부인했다.
이러한 결정적인 증거 불일치, 특히 피고인이 탑승한 객차와 피해자가 추행당했다고 진술한 객차의 차이, 그리고 CCTV 속 인물에 대한 피해자의 부인은 재판부가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입증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게 된 결정타였다.
피고인이 피해자를 추행했다는 사실 자체가 입증되지 못한 것이다.
유죄로 이어진 판례와의 결정적 차이: '객관성'
이 사건이 무죄로 귀결된 것은, 지하철 추행 사건에서 유죄를 인정하는 판례들이 중요하게 요구하는 '객관성'이 결여되었기 때문이다. 유죄 판례들은 대부분 다음과 같은 '객관적 증거와의 일치'를 통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확보했다.
- 현행범 체포와 명확한 영상: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노540 판결처럼, 피해자가 범행 직후 피고인을 현행범으로 체포한 경위가 명확하고, 채증 영상에서 피고인의 행위가 명확히 확인된 경우 유죄가 선고됐다.
- 일관성과 합리적 정황: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고정381 판결 등은 피해자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될 뿐만 아니라, 범행 전후 상황에 대한 진술이 경험칙상 합리적이고, 허위 진술 동기가 없는 점을 들어 유죄를 인정했다.
이번 무죄 판결 사건의 경우, 피해자 진술 자체가 객관적 증거(CCTV 객차 위치 및 영상 속 인물)와 정면으로 배치되면서, 피고인이 사건 당시 그 장소에 있었다는 사실 자체에 대한 '합리적 의심'을 해소할 수 없었다.
이는 수사 과정에서 피고인 특정 및 증거 확보의 정확성이 유무죄를 가르는 핵심 요인이 됨을 보여준다.
법리적 시사점: 증거 충돌 시 수사기관의 책임 막중
이번 무죄 판결은 피해자의 진술에 전적으로 의존하기 어려운 공중밀집장소에서의 추행 사건의 특성을 다시 한번 상기시킨다.
피해자의 진술은 신빙성 판단의 가장 중요한 요소이지만, 그 진술이 CCTV 영상이나 승하차 기록 등 객관적인 증거와 충돌할 경우에는 '오인'이나 '기억의 오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혼잡한 지하철에서 탑승 객차를 착각하거나, 영상 속 인물을 오인했을 가능성이 제기될 수 있다.
따라서 수사기관은 객차 번호, 출입문 위치, 승하차 지점 등 구체적인 동선을 CCTV 및 관련 기록을 통해 철저히 교차 확인하여 피해자 진술의 '객관적 부합성'을 입증해야 한다. 객차 불일치와 같은 중대한 오류는 무고한 시민을 범죄자로 오인할 수 있는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