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불법 촬영 피해자에 "딸감 돼라" 협박…판사도 "악랄하다" 혀 내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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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불법 촬영 피해자에 "딸감 돼라" 협박…판사도 "악랄하다" 혀 내둘렀다

2025. 10. 22 11:22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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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촬영물 유포 피해자에 접근해 "지인에 뿌릴까?"

법원 "인격적 존엄 훼손" 위자료 5000만원 인정

불법 촬영물을 이용해 피해자에게 “내 딸감이 돼라”고 협박한 남성이 징역 5년 실형에 이어 5000만원의 손해배상 판결을 받았다. /셔터스톡

판사조차 "집요하고 악랄한 범행"이라며 그 죄질을 꾸짖었다. 불법으로 유포된 성관계 영상을 이용해 피해자를 "내 딸감이 되어달라"고 협박한 남성에게 법원이 5000만원이 넘는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미 형사재판에서 징역 5년의 실형이 확정된 데 이어, 민사상 책임까지 무겁게 물은 것이다.


스스로 목숨 끊은 가해자, 인터넷에 남겨진 불법 촬영물

사건의 시작은 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망인 C씨는 소개팅 앱으로 만난 여성들과의 성관계를 몰래 촬영했고, 수사망이 좁혀오자 2020년 11월 촬영물과 피해 여성들의 신상 정보가 담긴 파일을 온라인에 유포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원고 A씨는 당시 C씨가 유포한 불법 촬영물로 인해 고통받던 피해자 중 한 명이었다.


가해자는 세상을 떠났지만, 그가 남긴 영상은 디지털 세상에 남아 피해자를 계속해서 괴롭혔다. 그리고 이내 더 악랄한 2차 가해자가 등장했다.


판사도 분노한 협박…"내 딸감이 돼라, 거절하면 야동 사이트에 판다"

피고 B씨는 2021년 초, 불법 성인물 사이트와 텔레그램을 통해 A씨의 불법 촬영물 영상 1개와 사진 21장을 자신의 휴대전화에 다운로드해 보관했다. 하지만 그는 단순히 영상을 소지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2021년 12월 18일 밤, B씨는 A씨의 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메시지(DM)로 접근했다. 그는 A씨의 성관계 영상 캡처 사진을 전송하며 "어때 좋아하는 모습? 지인들한테 다 뿌려줄까?"라고 협박을 시작했다.


B씨의 요구는 충격적이었다. 그는 "내 딸감이 되어주는 대신 영상 유출 협박은 없다. 거절할 경우는 야동 사이트에 신상 야동 판매, 지인 유출이지"라고 A씨를 압박했다.


자신을 '해커'라고 칭한 B씨는 "나 니 정보 다 있는데?"라며 A씨의 과거 직업과 전 남자친구의 이름까지 거론하며 공포심을 극대화했다. 심지어 A씨의 지인에게 메시지를 보낸 화면을 캡처해 전송하며 자신의 협박이 단순한 엄포가 아님을 증명하기까지 했다.


법원 "인격적 존엄 훼손"…치료비에 위자료 5000만원까지

서울남부지법 김동현 판사는 B씨의 행위가 A씨의 인격적 존엄을 본질적으로 훼손했다고 판단했다. 김 판사는 판결문에서 "피고의 불법행위는 집요하고 악랄한 범행 방법으로 원고로 하여금 극도의 공포와 정신적 충격을 안겼다"고 질타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A씨는 이 사건으로 우울증과 외상후 스트레스장애(PTSD) 진단을 받았고, 직업을 그만둔 채 외출도 거의 못 하는 등 일상생활이 무너지는 고통을 겪고 있었다.


이에 재판부는 B씨가 A씨에게 정신과 치료비 등 267만 2500원과 함께,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로 5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총배상액은 5267만여원에 달한다.


앞서 B씨는 이 사건과 다른 피해자들에 대한 범죄까지 포함해 형사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항소심에서 징역 5년으로 감형됐고, 상고를 취하해 형이 확정된 상태다.


[참고] 서울남부지방법원 2024가단251559 판결문 (2025. 6. 17.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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