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사진 D-7, 신부 발가락 골절... 스튜디오의 '위약금 70%' 통보, 법적 쟁점은?
결혼사진 D-7, 신부 발가락 골절... 스튜디오의 '위약금 70%' 통보, 법적 쟁점은?
계약서엔 '해제 시 50%', 날짜 변경은 규정 없어... 전문가들 '불가항력 사유, 과도한 위약금은 부당'

결혼사진 촬영 1주일을 앞두고 신부가 발을 다쳐 촬영 연기를 요청하자, 스튜디오 측은 계약금의 70%를 위약금으로 요구했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신부 발가락 골절에 '위약금 70%' 요구한 스튜디오…계약서에도 없는 조항, 법적 판단은?
결혼사진 촬영을 불과 일주일 앞둔 예비신부가 발가락 골절로 수술대에 오르자, 스튜디오가 계약서에도 없는 '위약금 70%'를 요구해 법적 분쟁이 예상된다.
예비신랑 A씨는 2025년 9월 22일로 예정된 웨딩 촬영을 단 일주일 남기고 예비신부가 발가락 골절로 수술대에 오르게 되자 곧바로 스튜디오에 연락해 사정을 설명하고 날짜 변경을 문의했다. 하지만 스튜디오 측은 “위약금 70%를 내야 한다”고 통보했다. 총 촬영 금액 130만 원의 70%인 91만 원을 내라는 요구였다.
'날짜 변경' 요청에 '계약 해지' 잣대…법적 근거 있나
법률 전문가들은 스튜디오의 70% 위약금 요구가 법적 근거가 희박하다고 입을 모은다. 계약의 기본 원칙은 당사자 간의 '합의'이며, 계약서에 명시된 내용이 그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A씨의 계약서에는 촬영 5일 전까지 계약을 '해제'할 경우 총액의 50%를 위약금으로 문다고 명시돼 있었다. 날짜 '변경'에 대한 규정은 없었을뿐더러, 위약금 비율도 스튜디오의 요구와 달랐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는 “계약서에는 해제 시 위약금 기준만 존재하고, 날짜 변경 시 위약금에 대한 별도 규정은 없다”며 “촬영일 연기 자체를 해제로 간주해 위약금을 부과하려면 그에 대한 명확한 약정이 있어야 하는데, 그것이 없다면 70% 부과는 계약 해석상 무리한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즉, 스튜디오가 계약서에도 없는 내용을 근거로 일방적인 요구를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쳤으니 못 가요"…단순 변심과 다른 '불가항력', 법의 판단은?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은 예비신부의 부상이 계약을 이행할 수 없는 '불가항력적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다. 단순 변심이 아닌, 예측 불가능한 사고로 인해 계약 이행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우리 민법은 당사자의 책임 없는 사유로 계약을 이행할 수 없게 된 경우, 채무불이행 책임을 지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법률사무소 조이 윤관열 변호사는 “단순 변심이 아니라 예비신부의 발가락 골절이라는 불가피한 사유로 촬영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민법상 신의성실 원칙에 따라 위약금 감면을 주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소비자분쟁해결기준 역시 질병이나 사고 등 부득이한 사유가 있을 경우 위약금을 감경하도록 권고하고 있어 A씨의 주장에 힘을 싣는다.
'배보다 배꼽' 위약금, 법원은 감액 명령…소비자 대응법은?
우리 민법은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위약금을 인정하지 않는다. 민법 제398조는 위약금이 실제 발생할 손해에 비해 부당하게 과다할 경우, 법원이 직권으로 이를 깎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튜디오가 입게 될 실제 손해액을 증명하지 못하는 한, 계약서상 비율(50%)을 초과하는 위약금은 법원에서 인정받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우선 진단서 등 객관적 자료를 바탕으로 스튜디오와 협상에 나설 것을 조언했다. ①예비신부의 수술 및 입원을 증명하는 의사 소견서를 제시해 불가항력적 상황임을 명확히 하고, ②계약서에 명시된 50%를 기준으로 합리적인 수준에서 위약금 협상을 시도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만약 협의가 결렬된다면 한국소비자원 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하거나, 소액사건심판 등 법적 절차를 통해 권리를 구제받을 수 있다.
계약서에 없는 위약금 요구와 불가항력적 사유. 이번 사건은 소비자들이 계약 과정에서 흔히 마주하는 법적 쟁점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A씨의 사례처럼 예측 불가능한 사고가 발생했을 때를 대비해, 계약서 작성 시 '날짜 변경'이나 '불가항력적 사유 발생 시'의 위약금 규정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일생의 소중한 순간을 기록하는 과정이 '법적 다툼'이라는 악몽으로 변질되지 않으려면, 계약서의 작은 글씨 하나하나에 주의를 기울이는 현명함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