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주인 파산 시 생존법...내 전세금 '1억' 우선 변제 인정 될까?
집주인 파산 시 생존법...내 전세금 '1억' 우선 변제 인정 될까?
전입신고·확정일자 있어도 순위 확인 필요
보증금 받기 전 이사·전출은 금물
은행 통보와 채권신고부터 시작

집주인 파산 통보를 받은 세입자는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만 믿고 이사하기보다, 우선변제권 입증 자료와 채권신고 기간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 / AI 생성 이미지
전세계약 만기를 앞두고 집주인이 파산 절차에 들어갔다고 통보한다면, 세입자는 이사 계획보다 먼저 보증금 순위부터 확인해야 한다.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갖췄다면 우선변제권을 주장할 수 있다. 하지만 선순위 근저당이나 다른 채권이 먼저 있으면 보증금을 전액 돌려받지 못할 위험도 있다.
가장 피해야 할 행동은 보증금을 받기 전 주소를 옮기는 일이다. 대출 은행에 상황을 알리고 법원이 정한 기간 안에 임차보증금 반환채권도 신고해야 한다. 순서가 생명이다.
특히 전세자금대출 만기와 임대차계약 만기가 함께 다가오는 상황이라면, 세입자는 집주인의 파산 사실 자체에 멈추지 말고 자신의 전입신고 유지 여부, 확정일자 순위, 선순위 채권 규모, 채권신고 기간을 한꺼번에 확인해야 한다.
만기 두 달 전 날아온 파산 등기
A씨는 전세계약 만기를 얼마 남기지 않은 시점에 서울회생법원 명의의 등기를 받게 됐다. 부재로 등기를 여러 차례 받지 못하자 A씨는 법원에 직접 문의했다.
확인 결과 집주인은 파산 절차에 들어간 상태였다. A씨의 보증금은 1억 2000만원 규모였고 전세자금대출도 끼어 있었다.
계약 당시 A씨는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마쳐뒀다. 문제는 그 권리가 실제로 어느 순위인지, 파산 절차에서 어떻게 행사해야 하는지다.
파산 통보를 받으면 가장 먼저 등기부등본과 확정일자, 전입일, 실제 거주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보증금 회수 가능성은 이 순서에서 갈린다.
전입신고·확정일자 했어도 '순위'가 중요
주택을 인도받고 전입신고를 마친 세입자는 대항력을 갖는다. 여기에 확정일자까지 있으면 경매나 파산 절차에서 보증금을 우선 변제받을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
윤영석 변호사는 "주택임대차보호법상의 대항력(주택 인도 + 전입신고)과 확정일자를 갖추고 계셨다면, 집주인이 파산하더라도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제415조)에 따라 보호받는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권리가 언제나 전액 회수를 뜻하지는 않는다. 먼저 등기된 근저당권자나 다른 선순위 채권자가 있으면 배당 순위가 밀릴 수 있다.
김영오 변호사는 "다만 순위가 중요합니다. 집을 담보로 잡은 근저당권자가 확정일자보다 먼저 등기되어 있다면, 그 채권자보다는 후순위가 된다"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A씨는 등기부등본에서 근저당 설정일과 금액, 자신의 확정일자, 다른 권리관계를 비교해야 한다. 전입신고와 확정일자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안심하면 안 된다.
보증금 받기 전, 이사는 금물
변호사들이 가장 강하게 경고한 부분은 이사와 전출이다. 우선변제권과 대항력은 실제 점유와 전입신고 유지가 중요하다.
윤영석 변호사는 "절대 전입신고를 다른 곳으로 옮기시면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보증금을 돌려받기 전에 주소를 옮기면 세입자가 어렵게 확보한 권리가 약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만기일이 다가와 새집으로 옮겨야 하는 상황이라면 임차권등기명령을 검토해야 한다. 임차권등기를 마치면 이사 후에도 기존 임차권과 보증금 반환 청구권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 그냥 비워주면 위험하다.
그러나 임차권등기 없이 먼저 이사를 가거나 전입을 빼는 선택은 위험하다. 파산 절차에서는 작은 순위 차이가 보증금 회수 결과를 바꿀 수 있다.
은행 통보와 채권신고, 둘 다 놓치면 안 된다
전세자금대출이 있다면 은행에도 즉시 알려야 한다. 대출 만기와 보증기관, 연장 가능성, 파산 상황에 따른 처리 절차를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파산 절차에서는 채권신고도 중요하다. 세입자의 보증금 반환채권이 절차에서 누락되지 않도록 법원이 정한 기간 안에 신고해야 한다.
김영오 변호사는 "회생법원에서 정한 채권신고 기간 내에 임차보증금 반환채권을 회생(파산)채권으로 정식 신고해야 한다"라며 "이걸 안 하면 절차에서 본인 채권이 누락되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법원 서류를 늦게 받았더라도 채권신고 기간을 놓치면 절차에서 뒤로 밀릴 수 있으므로 우편물 수령 내역과 법원 안내문, 은행 상담 기록, 등기부등본 발급 시점을 함께 보관해 두는 편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