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달에 1번꼴로 경찰·군인·소방관 총출동시킨 '그놈 목소리'…처벌은?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1달에 1번꼴로 경찰·군인·소방관 총출동시킨 '그놈 목소리'…처벌은?

2022. 12. 08 09:48 작성
박선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w.park@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공항, 대학, 야구장 등에 "폭발물" 허위신고

위계공무집행방해죄 등 적용⋯어떤 처벌 받았을까

'폭발물 설치' 허위신고한 판결문 8건 분석

1달에 1번꼴로 경찰·군인 등을 출동시키는 전화 한 통. 바로 '폭발물 설치' 허위신고다. 이런 도 넘는 허위신고를 한 사람들은 그동안 어떤 처벌을 받았을까. 관련 키워드로 최근 4년간의 판결문을 찾아봤다. /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전북 전주대 건물에 폭발물이 설치됐다는 글이 4차례나 올라왔다. '2시 30분 22초에 터지도록 타이머도 맞춰 놨다'는 경고도 포함돼 있었다. 즉각 경찰과 육군 폭발물처리반(EOD), 소방 인력 등 150명가량이 동원돼 해당 대학을 샅샅이 수색했다. 학생 등은 대피했고, 강의는 휴강됐다.


이후 3시간 넘게 수색했지만, 폭발물은 발견되지 않았다. 조사 결과, 온라인 게시글은 이 학교 학생 A씨가 '거짓'으로 올린 것이었다. 허위로 경찰 등 다수의 인력을 출동하게 만든 A씨는 결국 위계공무집행방해(형법 제137조)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이와 같은 '폭발물 설치' 허위신고는 최근 1년간 언론에 보도된 것만 A씨 사건을 포함해 12건. 매번 경찰 등의 인력이 투입된다고 생각하면, 가벼운 장난으로 볼 게 아니다. 이런 경우, 허위 신고자는 어떤 처벌을 받게 될까. 폭발물이 설치됐다는 등의 허위신고로 처벌받은 사건들을 분석해봤다.


공항, 야구장 등에 "폭발물" 허위신고⋯위계공무집행방해 적용

로톡뉴스는 최근 4년간 '폭발물'이란 키워드가 등장하는 판결문을 검색했다. 이 기간에 폭발물이 설치됐다는 허위신고로 처벌받은 피고인은 8명이었다. 이들의 신고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폭발물' 관련 허위신고로 처벌받은 피의자들의 당시 신고 내용. /연합뉴스·편집=조소혜 디자이너
'폭발물' 관련 허위신고로 처벌받은 피의자들의 당시 신고 내용. /연합뉴스·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사실 B씨 범행의 경우, 별다른 이유가 없었다. 지난 2018년 10월, B씨는 한국공항공사 고객만족센터에 허위신고를 했고 경찰관 22명과 소방관 19명, 군인 11명, 공항관계자 10명이 공항에 출동해 정밀 수색하는 소동이 벌어지게 했다.


C씨는 약 20년 전 수서경찰서 관할 파출소의 사건 처리에 불만을 품고 있다가, 112에 허위신고를 한 경우였다. 그로 인해 지난 2020년 12월 사건 당시, 경찰공무원 약 25명이 동원돼 폭발물 수색을 했다.


D씨는 야구장 관계자에게 앙심을 품고 119에 허위신고를 했다. 당시 해당 관계자가 입장권 없이 들어가려는 자신을 제지했다는 이유에서였다. D씨의 허위신고로 지난해 9월 대전의 한 야구장에는 소방관 10명, 경찰관 7명이 현장에 출동해야 했다.


이들에게는 공통적으로 A씨처럼 위계공무집행방해죄가 적용됐다. 이 죄는 위계(僞計⋅속임수)를 이용해 공무집행을 방해했을 때 성립한다. 처벌 수위는 5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이다.


"엄청난 공권력 낭비" 지적하면서도⋯대부분 집행유예

법원은 피고인들에 대해 "허위사실 신고로 엄청난 공권력을 낭비하게 했다", "허위신고로 인해 다수의 경찰관이 불필요한 출동을 하게 돼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꾸짖었다.


하지만, 8명의 피고인 중 실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절반 이상인 6명이 징역형의 집행유예였다. 초범 또는 동종 전력이 없거나 반성하고 있다는 점 등이 고려되면서였다.


앞서 언급한 B씨의 경우가 그랬다. B씨는 자백했고, 동종 처벌 전력이 없다는 점이 참작돼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C씨는 사건 당시 하루에 두 차례나 허위신고를 했지만, 비슷한 이유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8명 중 피고인 중 6명은 집행유예, 2명은 벌금형이었다. /그래픽=조소혜 디자이너
8명 중 피고인 중 6명은 집행유예, 2명은 벌금형이었다. /그래픽=조소혜 디자이너


나머지 2명은 벌금형이었다.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은 '야구장 폭발물 신고' D씨. 그는 과거 공무집행방해죄 등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고려돼, 1심에서 실형(징역 8개월)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1심 이후 D씨 부모가 사건 당시 출동한 경찰관 등을 찾아다니며 사과했고, 이에 해당 경찰관 등이 그의 선처를 구하는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또한, D씨가 충동 조절 능력이 부족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판단되면서 2심에서 벌금형으로 감형됐다.


지난 9월, 대전지법 제3형사부(재판장 문보경 부장판사)는 "피고인에게 벌금형을 선고해 마지막으로 기회를 주는 것이 적정하다고 판단된다"고 양형 배경을 밝혔다.


위계공무집행·항공보안법 두 가지 혐의에도…실형 아닌 집행유예

피고인 중에는 유일하게 두 가지 혐의를 적용받은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이 경우도 실형이 아닌 징역형의 집행유예였다.


지난 2019년 2월, "김포공항에 폭탄을 터뜨리겠다"며 한국공항공사 콜센터에 허위전화를 한 E씨. 그는 과거 공항검색대를 통과하면서 작은 가위를 소지해 적발된 일로 불만을 품고 있었다. E씨의 허위신고로 경찰, 소방특수구조대 등 52명이 공항에 출동해 비상근무를 서야 했다.


유일하게 두 가지 혐의가 적용된 E씨에게도 실형이 아닌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연합뉴스·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유일하게 두 가지 혐의가 적용된 E씨에게도 실형이 아닌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연합뉴스·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이후 E씨는 위계공무집행방해뿐 아니라 항공보안법 위반 혐의까지 적용돼 재판에 넘겨졌다. 항공보안법은 위계로 공항 운영을 방해한 경우 5년 이항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한다(제45조).


이에 따라 다른 7명의 피고인들보다 무거운 처벌이 예상됐지만, E씨에게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같은 해 5월 서울남부지법 형사4단독 박찬우 판사는 E씨가 초범이고 반성하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이같이 선고했다.


이 기사는 2022년 11월 25일 네이버 로톡뉴스 프리미엄에 먼저 발행된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로톡뉴스의 윤리강령에 부합하는 사실 확인을 거쳤습니다.

독자와의 약속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