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금 안 낸 줄 알았는데⋯" 승객 붙잡은 택시기사, 폭행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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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금 안 낸 줄 알았는데⋯" 승객 붙잡은 택시기사, 폭행죄?

2019. 11. 25 12:12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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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택시기사가 요금을 통장으로 이체한 뒤 확인도 안 하고 내린 승객을 '무임승차자'로 오인하고 뒤쫒아가 잡았다가 폭행죄로 고소를 당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한 택시기사가 승객과 실랑이를 벌이다 고소를 당했다. 승객과 합의를 해야 할지, 재판까지 해야 할지 고민인 상황.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변호사 의견을 들어 본다.


사례. "택시 요금, 이체할게요" 하더니 확인도 전에 내린 승객

승객을 태우고 운전하던 택시 기사. 목적지에 도착한 승객은 통장으로 요금을 이체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승객이 택시기사가 요금을 입금했는지를 확인하기도 전에 차에서 내렸다. 택시기사는 승객이 요금을 내지 않고 도망가는 것으로 생각해 뒤쫓아가 그를 붙잡았다. 가방끈을 잡아끌며 "요금 이체했냐" 여러 번 물어도 대답을 하지 않자, 택시기사는 경찰에 신고했다. 그런데 경찰이 확인해보니 택시기사 통장에는 요금이 입금돼 있었다. 경찰이 승객에 "왜 얘기하지 않았느냐"고 몇 번을 물어봤지만 대답이 없었다. 이번 일은 그렇게 마무리되는 줄 알았다. 그러나 며칠 뒤 택시기사에게 전화가 걸려 왔다. "폭행으로 고소되었다"는 경찰의 전화였다.


결국 택시기사는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왔다. 이틀 뒤엔 검찰로부터 전화가 와 "합의할 것이냐"고 물어왔다. 이 경우 택시기사는 "합의를 해야 할지, 아니면 재판까지 갈 것인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며 변호사 도움을 구했다.


"합의하고 끝내라" vs. "재판에서 무죄 다투라" 변호사들 의견 갈려

이번 사안은 변호사들 의견이 나뉘었다. 일을 복잡하게 만들 것 없이 합의하고 끝내라는 조언이 있는가 하면, 정당행위로 무죄를 다투어 보라고 권하는 변호사도 있다.


① “승객과 합의해라” 그 이유는?

법무법인초석성남분사무소의 김정수 변호사는 "합의하면 해결될 문제로 보인다"며 합의를 권유했다. 그는 "만약 합의하지 않고 법정까지 가서 무죄를 다투는 경우 법리적으로 위법성 조각 여부를 다투는 사건이 될 것이며, 이 경우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법성 조각(阻却⋅방해하거나 물리침) 사유'란 정당방위와 같이 위법적인 행위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위법이 아닌 특별한 경우를 말한다. 형법에서는 정당행위, 정당방위, 긴급피난 등을 규정하고 있다.


'변호사 최진혁 법률사무소'의 최진혁 변호사는 "폭행의 정도 등 당시 상황에 대한 설명이 더 필요하다"면서도 "택시 요금을 내지 않고 그냥 가려는 것으로 알고 그의 가방끈을 잡았을 뿐이라면 정당행위 등으로 폭행죄가 성립되지 않을 여지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② "재판까지 가보라" 그 이유는?

이에 반해, 법무법인 승우 변형관 변호사는 "합의를 하면 사건이 쉽게 마무리되겠지만, 돈을 지급하면서까지 사건을 마무리할 필요는 없다고 보이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변 변호사는 "오히려 법정에서 무죄를 다투는 것이 A씨 입장에서 억울함을 푸는 방법이 될 수 있으리라 보인다"고 했다.


법률사무소 덕률 이광웅 변호사도 "합의하면 끝나는 일이지만 합의를 권하고 싶지는 않은 사안"이라며 "승객이 요금 지불 여부에 대해 여러 차례 물었음에도 함구한 사실을 강조하면서, '딱히 다른 대응 방안이 없었고, 승객을 붙잡은 행위 외에 과도한 유형력을 가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주장하라"고 권유했다.


이 변호사는 "오상(誤想⋅착각으로 인한 잘못된 생각)방위 사안으로 보인다"며 "A씨가 승객을 붙잡아야 한다고 오인하게 된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 검토해,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면 위법성이 없어지는 경우"라고 설명했다.


오상방위는 '객관적으로 정당방위의 요건이 성립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주관적으로 오인하고 방위행위를 한 경우'를 말한다. 착각 방위라고도 한다.


밤길을 걷다 자기에게 급하게 다가오는 사람을 강도로 잘못 알고 상해한 것 같은 경우다. 실제로는 강도 행위가 없는데도 강도 행위가 있는 것으로 '잘못 믿고' 방위행위를 한 것이다. 형법은 오상방위에 관하여 아무런 규정을 두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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