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래희망도 없냐" 폭언에 밀치기까지 알바생의 눈물, 법의 심판은?
"장래희망도 없냐" 폭언에 밀치기까지 알바생의 눈물, 법의 심판은?
변호사들 "폭행·모욕죄 성립, CCTV 확보가 관건 합의금은 통상 수백만 원 선"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장래희망도 없는데 여기서 이따구로 일하냐는 폭언을 들었습니다." 아르바이트생 A씨가 점장에게 인격 모독과 폭행을 당했다며 법적 대응을 고민하고 있다. 성실히 일하려던 A씨의 마음은 한순간에 무너져 내렸다.
A씨는 최근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아직 일이 손에 익지 않아 실수가 잦았고, 그때마다 점장의 불호령이 떨어졌다. A씨는 '내가 일을 못하니 어쩔 수 없다'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버텼다.
하지만 지난 월요일, 점장은 A씨의 인격 자체를 겨냥했다. A씨의 장래희망까지 들먹이며 소리를 지른 것이다. 더 이상 참을 수 없다고 판단한 A씨는 그 자리에서 일을 그만두겠다고 선언했다.
사건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몇 분 뒤, 점장은 "일을 대충 한다"며 주방과 홀을 잇는 통로에서 A씨를 강하게 밀쳤다. A씨는 중심을 잃고 하마터면 바닥에 넘어질 뻔했다. 모욕감과 신체적 위협이 한꺼번에 덮쳐왔다. 다행히 이 모든 상황은 매장 내 CCTV에 고스란히 녹화되고 있었다.
점장의 '밀치기'와 '폭언', 죄가 될까?
법률 전문가들은 점장의 행위가 명백한 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우선 A씨를 밀친 행위는 형법상 '폭행죄'에 해당한다.
법무법인 쉴드 이승현 변호사는 "폭행죄는 타인의 신체에 대한 유형력 행사로 성립하며, 실제로 밀치는 행위가 CCTV에 녹화되어 있다면 명백한 증거가 된다"고 설명했다. 상처가 나지 않았더라도 상대방의 몸에 물리력을 가했다면 처벌 대상이 된다는 의미다.
"장래희망도 없다"는 등의 발언은 '모욕죄'로 처벌될 수 있다. 조선규 변호사는 "여러 사람이 있는 곳에서 이루어진 폭언이라면 모욕죄 처벌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다른 직원이나 손님이 들을 수 있는 공개된 장소에서 개인의 사회적 평가를 깎아내리는 경멸적인 표현을 했다면 범죄가 성립한다는 것이다.
CCTV 있는데 처벌은 고작 벌금? 합의금은 얼마?
그렇다면 점장은 어떤 처벌을 받게 될까. 변호사들은 CCTV라는 명백한 증거가 있더라도 폭행의 정도가 심하지 않고 초범이라면 무거운 처벌로 이어지기는 어렵다고 본다.
법률사무소 예준 신선우 변호사는 "점장이 초범이고 나중에 반성하는 태도를 보인다면 50~100만 원 사이의 가벼운 벌금형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결국 관건은 '합의'다. 폭행죄는 피해자가 원하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처벌할 수 없는 죄)'다. A씨가 점장과 합의하고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면 형사 절차는 그대로 종결된다. 이 점이 합의 과정에서 A씨에게 유리한 지렛대로 작용할 수 있다.
합의금 액수에 정해진 기준은 없다. 법무법인 창세 김정묵 변호사는 "가해자의 태도, 폭행의 강도, 피해자의 정신적·신체적 피해 정도에 따라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 수준에서 협의된다"고 말했다. 클리어 법률사무소 김동훈 변호사는 "정신적 피해에 대한 진단서 등을 추가로 확보하면 100만~500만 원 선, 혹은 그 이상도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소송 전 '이것'부터 챙겨라… 변호사들의 공통 조언
전문가들이 가장 먼저 강조하는 것은 '증거 확보'다. 법무법인 신의 박지영 변호사는 "상대방이 CCTV 영상을 삭제한 후 혐의를 부인할 가능성이 있다"며 영상 확보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하며 증거보전 신청을 하거나, 점장에게 정식으로 영상 제공을 요청해 사본을 확보해두는 것이 중요하다. 폭언 당시 상황을 들었던 다른 직원이나 손님의 증언을 담은 사실확인서, 정신적 충격으로 병원 진료를 받았다면 진단서 등도 유력한 증거가 된다.
예서 법률사무소 배재용 변호사는 "CCTV 영상을 빠르게 확보하고, 당시 상황에 대한 진술서를 구체적으로 작성해 두는 것이 수사 초기 단계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성실히 땀 흘려 일하려던 청년의 꿈을 짓밟은 대가가 얼마짜리 벌금으로 매겨질지, 혹은 진심 어린 사과와 합당한 보상으로 이어질지는 이제 법의 손과 A씨의 선택에 달리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