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강남 술집 여자" 약점 잡아 9천만원 꿀꺽…'공갈·협박·스토킹' 3관왕 전남친
[단독] "강남 술집 여자" 약점 잡아 9천만원 꿀꺽…'공갈·협박·스토킹' 3관왕 전남친
"넌 사기 추가" 적반하장 스토킹
법원 "죄질 불량" 징역 1년
![[단독] "강남 술집 여자" 약점 잡아 9천만원 꿀꺽…'공갈·협박·스토킹' 3관왕 전남친 기사 관련이미지](https://d2ilb6aov9ebgm.cloudfront.net/1763026934840216.jpg?q=80&s=832x832)
폭행하고 협박해 돈과 명품까지 뜯어놓고, 피해자를 되레 사기범으로 몰던 전 남자친구. 법원은 공갈·협박·스토킹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셔터스톡
유흥주점에서 만나 100일간 교제했던 전 연인. A씨는 전 연인 B씨가 '유흥업소 접대부'로 일한다는 점을 약점으로 잡아 금전을 갈취하기로 마음먹었다.
2022년 12월 8일, A씨는 B씨를 자신의 집으로 불렀다. A씨는 "XXX아 몸 파는 X녀 같은 X아"라며 욕설을 퍼붓고, 베개로 B씨의 머리를 수십 회 내리치고 얼굴에 침을 뱉는 등 폭행을 시작했다.
A씨의 협박은 B씨의 가장 아픈 곳을 정확히 찔렀다. "1종 유흥업소에 나가서 일하는 것을 가족에게 알리겠다, 동생 직장에 알려 잘리게 하겠다".
B씨는 겁에 질려 A씨의 요구대로 1,000만 원씩 2회에 걸쳐 총 2,000만 원을 A씨의 계좌로 송금했다. 하지만 A씨의 범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B씨의 집까지 따라가, 1억을 2022년 12월 31일까지 변제한다는 내용의 차용증에 강제로 사인하게 했다. 그리고 이어서 시가 6,950만 원 상당의 '에르메스' 명품 가방 3개까지 교부받았다. 이날 A씨가 B씨를 폭행하고 협박해 뜯어낸 재물은 현금과 가방을 합쳐 총 8,950만 원에 달했다.
오히려 피해자 '사기꾼'으로 몰아
B씨가 연락을 피하자 A씨의 협박과 스토킹이 이어졌다. A씨는 B씨에게 "씹지마라, 눈 돌기 전에", "법정에서 보자", "넌 니 죄값받아"라며 겁을 줬다.
B씨가 2022년 12월 21일 명시적으로 연락을 거부했음에도 A씨는 멈추지 않았다. A씨는 12월 25일까지 16회에 걸쳐 보이스톡 등 전화를 걸고 31차례의 메시지를 보냈다.
메시지 내용은 가관이었다. A씨는 마치 자신이 피해자인 것처럼 "넌 합의 없어 걍", "기망 사기 추가다"라며 B씨를 사기꾼으로 몰았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본래 목적인 협박을 잊지 않았다. "강남바닥에서, 술따를생각마라", "너 동생 만나고 어머니 만나서도 니가 무슨일을 하는지 어떤 사람인지 말할 거야", "전화받아, 뚜껑돌아버리기전에"라며 B씨를 몰아붙였다.
법원 일침 "가품 따지는 건 스토킹의 정당한 이유 안돼"
A씨는 법정에서도 "내가 B씨에게 속아 돈을 썼고, 이를 돌려받는 과정에서 B씨가 자발적으로 가방을 주고 차용증을 썼을 뿐"이라며 폭행과 협박 사실을 부인했다.
심지어 스토킹 혐의에 대해서는 "B씨에게 받은 에르메스 가방이 가품(짝퉁)임을 확인하고, 책임을 추궁하기 위해 연락한 것이라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서울중앙지법 김지영 판사는 A씨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피해자 주거지 CCTV 영상을 근거로 "피해자가 엘리베이터 안에서 두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고개를 숙인 모습 등이 확인된다"며 B씨가 "피고인에게 외포된 상태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A씨의 주장을 일축했다.
스토킹 혐의에 대해서도 "피해자가 명시적으로 거부 의사를 밝혔고, 가품 여부를 추궁하는 것이 피해자에게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며 "피고인의 행위에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못 박았다.
B씨에게 "기망 사기 추가"를 외치던 A씨. 혐의가 추가된 것은 B씨가 아닌 A씨 본인이었다. A씨는 전 여자친구를 사기로 몰아세웠지만, 정작 검찰은 A씨에게 돈을 뜯어낸 공갈 혐의에 더해 협박과 스토킹 혐의까지 적용해 기소했다. 법원은 공갈, 협박, 스토킹범죄처벌법 위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김 판사는 "범행 내용과 수법 등에 비추어 죄질이 불량하고,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했다"며 A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스토킹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참고]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고단4111 판결문 (2025. 1. 14. 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