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비 한 푼 안 주더니…" 10년 만에 이혼하자는 남편, 그의 군인연금은 내 몫일까?
"생활비 한 푼 안 주더니…" 10년 만에 이혼하자는 남편, 그의 군인연금은 내 몫일까?
남편 외도로 시작된 10년 별거, 법원은 '실질적 혼인 파탄 시점'을 기준으로 연금과 재산 분할을 판단한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내 몫' 지키는 법.

10년간 별거 후 이혼 시 군인연금 분할은 법률혼이 아닌 '실질적 혼인 기간'을 기준으로 한다./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10년 별거 후 이혼 요구한 남편…'군인연금' 분할의 열쇠는 '실질적 혼인 파탄 시점'
남편의 외도와 폭력에 집을 나온 지 10년, 생활비 한 푼 받지 못하고 버텨온 아내에게 남편이 이혼소송을 제기했다.
평생을 군인으로 산 남편의 '군인연금'은 노후의 마지막 보루. 과연 아내는 연금을 받을 수 있을까, 또 별거 기간 악착같이 모은 재산을 지킬 수 있을까.
"내 연금은 못 줘"…10년 만의 비정한 통보
2015년, A씨는 남편의 상습적인 외도와 폭력을 견디다 못해 집을 나왔다. 그 후 10년 가까이 남편은 연락 한 통, 생활비 한 푼 주지 않았다. 기억에서 희미해질 무렵 남편에게서 온 소식은 안부가 아닌 이혼 요구였다.
평생 가정주부로 살아온 A씨에게 남편의 군인연금은 생계가 걸린 문제였다. 동시에 별거 기간 홀로 모은 재산을 남편에게 나눠줘야 할 수 있다는 공포가 그녀를 덮쳤다.
이진채 변호사(법률사무소 가호)는 "이혼 시 배우자의 연금은 분할 대상이 되는 것이 원칙"이라며 연금 분할 가능성의 문을 열었다.
'연금 분할'의 열쇠, 법률혼 아닌 '실질적 혼인 기간'
하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10년의 별거'가 연금 분할의 운명을 가를 결정적 변수라고 입을 모았다. 법적으로 부부 관계를 유지한 기간이 아니라, 부부로서 실질적으로 함께 산 기간이 재판의 핵심 쟁점이 된다는 것이다.
김영오 변호사(법무법인 중산)는 헌법재판소 결정을 근거로 "별거나 가출 등으로 실질적 혼인관계가 존재하지 않았던 기간은 연금 분할 대상인 혼인 기간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2016년 헌재는 실질적 혼인 관계가 깨진 기간까지 연금을 나누는 것은 재산권 침해라며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즉, A씨는 별거를 시작한 2015년 이전의 혼인 기간에 대해서만 연금 분할을 주장할 수 있을 가능성이 높다.
남편이 이미 받은 연금, '재산분할'로 되찾을 길 있다
남편은 2017년 전역해 이미 연금을 받고 있었다. 그렇다면 아내는 남편이 그동안 받은 연금에 대해서도 권리를 주장할 수 있을까.
안재영 변호사(법무법인 유안)는 "군인연금법상 분할연금은 이혼 시점부터 장래를 향해 발생하므로, 과거 연금에 대한 소급 적용은 원칙적으로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길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군인연금법상 '분할연금'과 별개로, 민법상 '재산분할' 청구를 통해 다툴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경태 변호사(김경태 법률사무소)는 "연금수급권이 발생한 시점부터 현재까지 남편이 받은 연금액은 부부 공동재산의 일부로 보고 재산분할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남편 통장에 쌓인 연금을 정당한 내 몫으로 가져올 수 있다는 희망의 목소리다.
"악착같이 모은 내 돈"…'특유재산' 입증이 관건
A씨의 마지막 불안은 별거 기간 동안 홀로 모은 재산마저 남편에게 떼어줘야 할지 모른다는 점이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혼인 관계 파탄 이후' 오직 '자신의 노력만으로' 형성한 재산임을 입증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입을 모았다.
노경희 변호사(노경희 법률사무소)는 "재산분할은 실질적 혼인관계가 파탄된 시점을 기준으로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2015년 별거 이후 어머니가 자신의 소득으로 마련한 재산은 남편의 기여가 없는 '특유재산'으로 인정받아 분할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의미다.
김경태 변호사는 "남편의 외도, 생활비 미지급 등 혼인 파탄의 책임과 시점을 입증할 증거를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며 "이것이 어머니의 재산을 지키고, 남편의 재산에 대한 정당한 몫을 찾는 결정적 열쇠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