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불륜 증거 잡으려 몰래 녹음…"증거될 수 있지만, 잃는 게 더 많을 수 있다"
남편 불륜 증거 잡으려 몰래 녹음…"증거될 수 있지만, 잃는 게 더 많을 수 있다"
차량 내 설치한 녹음기서 상간녀와의 통화 확인⋯'상간자 위자료 소송' 증거될까
불륜 증거될 수 있지만, 증거로 인정 안 할 수도⋯형사 처벌도 감수해야
변호사들 "법률 조언 받아 적법하게 증거 수집하는 게 좋을 것"

남편의 불륜이 의심돼 남편 차에 몰래 녹음기를 설치한 A씨. 결국 남편이 상간녀와 통화하는 내용을 확보했다. 그런데 마음에 걸리는 게 있다. 대화 당사자들 몰래 녹음을 하는 경우, 처벌받을 수 있다는 지인의 조언 때문이다. /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A씨는 남편 B씨의 불륜이 의심되지만, 증거가 없어 속만 태우고 있었다. 그러다 결국 남편 차에 몰래 녹음기를 설치해보기로 했다. 이후 남편이 상간녀와 통화하는 내용을 확보했다. 더 나아가 상간녀가 B씨의 결혼 사실을 알고도 만남을 이어가고 있는 사실도 알게 됐다.
A씨는 이 녹음 파일을 증거로 '상간자 위자료 청구 소송'을 할 생각이다. 그런데 마음에 걸리는 게 있다. 대화 당사자들 몰래 녹음을 하는 경우, 처벌받을 수 있다는 지인의 조언 때문이다. 그렇다고 A씨는 소송을 포기하고 싶지는 않다. 감옥에 가는 정도가 아니라면 소송에 증거로 사용하고 싶다.
이에 대해 A씨는 변호사에게 의견을 물었다.
우선 변호사들은 A씨가 확보한 녹음 파일을 '상간자 위자료 청구 소송'에서 불륜 증거로 사용할 수는 있다고 했다. 다만, 이를 위해 법원에 파일을 제출한다면 A씨가 말한 것처럼 형사 처벌을 감수해야 한다고 했다.
통신비밀보호법에 따르면, 누구든지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 대화를 녹음할 수 없다(제14조 제1항). 본인이 대화에 참여하지 않은 경우 다른 사람의 허락 없이 대화를 녹음하면 법적으로 문제가 된다는 의미다. 이를 어길 시 1년 이상 10년 이하 징역에 처한다(제16조 제1항).
'노경희 법률사무소'의 노경희 변호사는 "불법으로 취득한 자료라 하더라도 이혼 소송 시 배우자의 부정행위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자료로 제출하는 건 가능하다"면서도 "다만, 불법 녹음 행위는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으로 형사 처벌 될 수 있는 사안임을 알아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변호사들은 A씨에게 해당 녹음 파일 대신 변호사의 조언을 받아 적법하게 확보할 수 있는 증거가 있는지 살펴보라고 했다.
그 이유에 대해 '김현귀 법률사무소'의 김현귀 변호사는 "A씨의 녹음 행위는 이유 여하를 떠나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이 된다"며 "그로 인해 피고인이 돼 전과자가 되는 선택은 하지 않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법무법인(유) 동인의 이철호 변호사도 "불법 녹음도 (소송 등에서) 증거로 인정해주는 경우도 있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면서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으로 처벌받는 등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더 많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