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에서 샀다" 고교생 무면허 운전 적발… 판매자·플랫폼 처벌은?
"당근에서 샀다" 고교생 무면허 운전 적발… 판매자·플랫폼 처벌은?
판매자·플랫폼 직접 처벌은 현행법상 한계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지난달 7일 오전 3시 30분께 부산 금정구 두구동에서 에쿠스 차량이 진로를 변경하다 가로수를 들이받는 사고가 났다.
경찰이 현장에 출동해 확인한 결과, 운전대를 잡은 이는 고등학생인 A군이었다.
A군은 친구 3명과 함께 번갈아 가며 차량을 운전했으며, 과속으로 차선을 넘나들거나 다른 일행들과 경주까지 벌인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부산 금정경찰서는 구체적인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이들이 몬 차량은 중고 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서 350만 원을 주고 구매한 것으로 밝혀졌다. A군 일행은 중고 거래 시 신분증이나 운전면허를 철저히 확인하지 않는다는 점을 노렸다.
차량 등록 역시 성인인 20대 지인의 명의를 빌려 진행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운전대 잡은 미성년자와 명의 빌려준 지인, 처벌은?
이번 사건의 첫 번째 법적 쟁점은 가담자들의 형사 책임이다.
먼저 무면허 상태로 차를 몬 A군은 도로교통법 위반(무면허운전)에 해당한다. 가로수를 들이받는 사고까지 냈기 때문에 교통사고처리 특례법도 적용된다.
A군이 만 19세 미만인 미성년자이므로 소년법에 따라 보호처분을 받을 가능성도 있지만, 범행 내용이 가볍지 않다.
차량 명의를 빌려준 20대 지인 역시 처벌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만약 미성년자가 무면허 운전을 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명의를 빌려줬다면 무면허 운전 방조 혐의가 적용될 수 있으며,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에 따른 운행자 책임까지 져야 할 수 있다.
차량 판매자와 당근마켓, 직접 처벌은 "어렵다"
그렇다면 차량을 판 사람이나 거래가 이루어진 당근마켓은 어떨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현행법상 이들을 직접 처벌하기는 매우 까다롭다.
먼저 차량 판매자의 경우, 단순히 차를 팔았다는 사실만으로는 처벌할 법적 근거가 없다.
판매자가 구매자가 미성년자라는 점, 그리고 무면허 운전에 차를 쓸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알고도 팔았다면 방조범 성립을 따져볼 수 있지만, 이를 입증하기는 쉽지 않다.
당근마켓 역시 책임을 묻기 어렵다. 당근마켓은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해 주는 '통신판매중개자'에 불과하다. 수많은 거래를 일일이 확인하고 미리 막을 일반적인 주의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당근마켓 측이 사전에 이 특정 거래가 불법 목적인 것을 알지 못했다면, 민사나 형사상의 책임을 지울 수 없다는 것이 법조계의 시각이다.
과거 판례로 본 예상 처벌 수위와 남겨진 과제
유사한 과거 미성년자 무면허 운전 판례를 보면 이번 사건의 처벌 수위를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다.
미성년자 무면허 운전 사건을 맡은 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은 무면허 및 음주운전을 저지른 미성년자에게 벌금 600만 원을 선고한 바 있다.
무면허 운전을 도운 행위에 대한 엄벌 사례도 있다.
미성년자의 무면허 운전 방조 사건을 맡은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은 14세 미만 미성년자에게 차량을 유상 대여해 무면허 운전을 하게 한 피고인에게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A군 사건이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계획적인 차량 구매와 명의 도용, 난폭 운전 및 사고 야기 등 여러 비위가 섞여 있어 죄질이 나쁘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단순 벌금형보다는 소년법에 따른 무거운 보호처분이나 징역형(부정기형)이 내려질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이번 사건은 중고 거래 플랫폼이 미성년자의 범죄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플랫폼 거래의 편리함 이면에 숨겨진 안전의 사각지대를 막기 위해, 자동차 등 특수 거래 시 본인 확인 의무를 강화하는 입법적 논의가 시급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