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만 성매매 안 했다고?”마사지사의 제안 거절했다가 경찰의 압박에 내몰린 남성
“너만 성매매 안 했다고?”마사지사의 제안 거절했다가 경찰의 압박에 내몰린 남성
“마사지 받으러 갔을 뿐인데”
경찰의 압박 수사, ‘자백’이냐 ‘결백’이냐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다른 손님은 다 인정하는데, 왜 당신만 안 했습니까?”
출장지에서 피로를 풀러 마사지샵을 찾았던 평범한 직장인 A씨는 수사관의 이 한마디에 성매매범으로 낙인찍힐 위기에 처했다.
하지도 않은 일을 인정하고 ‘기소유예’(혐의는 인정되나 검사가 재판에 넘기지 않는 처분)를 받으라는 압박에 그는 깊은 고민에 빠졌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해 한 출장지에서였다. 고된 야근으로 지친 A씨는 뭉친 목과 허리를 풀기 위해 숙소 근처 마사지샵을 찾았다.
예약 없이 방문한 첫 가게에서 거절당한 그는, 인근 다른 ‘테라피’ 가게에서 마사지를 받기로 했다.
A씨는 카운터에 “목과 허리가 아프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고, “관리사에게 직접 말하라”는 안내를 받았다.
마사지사가 들어와 오일 마사지를 위해 일회용 속옷을 권했지만, A씨는 “그런 건 필요 없고 허리와 목만 해달라”고 거절했다.
마사지가 끝날 무렵, 마사지사는 “현금을 주면 서비스를 해주겠다”고 은밀한 제안을 건넸다. A씨는 이마저도 “괜찮다”며 단호히 거절하고 계산을 위해 카운터로 향했다.
하지만 이 가게는 현금 또는 계좌이체만 가능했다.
결국 A씨는 찜찜한 마음에 가명을 사용해 요금을 이체하고 가게를 나섰다.
"너만 결백?" 수사관이 파놓은 '자백의 덫'
평온했던 일상은 최근 경찰의 전화 한 통으로 무너졌다.
성매매 대금 지급 혐의로 출석하라는 요구였다.
A씨는 조사 과정에서 있었던 일을 상세히 진술했지만, 수사관의 반응은 냉담했다. “이 업소는 원래 불법 업소다.
당신만 결백을 주장하는 건 거짓말”이라며 A씨를 몰아붙였다. 심
지어 수사관은 “마사지사가 현금을 요구한 것은 이미 유사 성행위를 마친 뒤, 진짜 성관계(성매매)를 제안하는 업소의 방식”이라며 A씨를 회유하고 압박했다.
결백을 증명하고 싶은 마음에 A씨는 경찰이 제안한 거짓말탐지기 조사에 동의했지만, 하지 않은 일을 인정하고 처분을 받을 생각은 없다고 최종 진술을 마쳤다. 그는 현재 깊은 고민에 빠져있다.
벼랑 끝에 선 A씨. 그의 인생을 좌우할 이 갈림길에서 법률 전문가들은 어떤 해법을 제시했을까?
"기소유예도 전과" 변호사들, '섣부른 인정' 한목소리 경고
A씨의 사연에 법률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섣부른 자백은 절대 금물”이라고 조언했다. 수사기관의 압박에 못 이겨 사실과 다른 혐의를 인정하는 것이 최악의 선택이라는 것이다.
김현귀 변호사는 “수사관은 ‘그런 업소에 가면 무조건 넘어가기 마련’이라는 예단을 갖고 자백을 유도해 사건을 쉽게 종결하려 하는 것”이라며 “여기에 흔들려 하지도 않은 행위를 인정해서는 절대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기소유예는 유죄를 인정하는 처분”이라며 “흔히 ‘빨간 줄’로 불리는 범죄경력자료에는 남지 않지만, ‘수사경력자료’에는 5년간 기록이 남아 향후 다른 사건에 연루될 경우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그 위험성을 명확히 경고했다.
이환진 변호사 역시 “수사기관은 업소의 불법성, 다른 참고인 진술 등을 근거로 추궁하지만, 이것만으로 성매매의 대가 지급을 입증하기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다른 손님들의 진술이 A씨의 혐의를 직접 입증할 수는 없다는 의미다.
거짓말탐지기 조사에 대해서도 대부분의 변호사는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한장헌 변호사는 “거짓말탐지기 결과는 재판에서 독립적인 증거가 될 수 없고 참고자료일 뿐”이라며 “이를 두려워해 허위 자백을 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준성 변호사는 신중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그는 “무리하게 무혐의를 주장하다 기소유예 처분조차 받지 못하고 약식기소(서면 재판으로 벌금형을 부과하는 절차)될 수 있다”며 무조건적인 부인 전략의 위험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결백’ 증명, 여기서 무너지면 끝이다
ㅎ결국 법조계의 다수 의견은 ‘일관된 진술’을 끝까지 유지하며 변호인의 법적 조력을 받는 것이 최선이라는 쪽으로 모인다. 수사관의 어떤 회유와 압박에도 성매매 사실이 없다는 입장을 명확하고 단호하게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A씨가 당시 출장 중이었다는 사실을 입증할 출장명령서, KTX 예매 내역, 숙소 예약 정보 등 객관적인 자료를 확보해 진술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한, 변호인 의견서를 통해 사건의 구체적인 정황을 논리적으로 설명하고, 조사 과정에서 진술이 왜곡되지 않도록 방어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단지 피로를 풀고 싶었을 뿐인 한 시민의 평범한 방문이, 수사기관의 예단과 섣부른 법적 대응으로 ‘성범죄자’라는 낙인으로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갈림길에 놓여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