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사 맞아? 한국말도 못 하네" 조롱해도 명예훼손 '무죄' 나온 이유
"멘사 맞아? 한국말도 못 하네" 조롱해도 명예훼손 '무죄' 나온 이유
약식기소로 벌금 100만원 나오자, 정식 재판 청구⋯'무죄'로 뒤집혀

법원이 인터넷 상에서 실명이 아닌 아이디만을 언급하며 조롱 발언을 한 것은 명예훼손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셔터스톡
"멘사(Mensa) 회원에 석사 학위? 아닌 것 같은데?"
인터넷으로 게임 방송을 하던 유튜버가 한 누리꾼을 가리켜 조롱하는 듯한 발언을 반복했다. "정신 이상자"라거나 "한국말도 제대로 못 한다", "채팅 80%가 맞춤법이 안 맞아 교정해주고 있다"와 같은 내용이었다. 해당 누리꾼이 전세계 수재 모임인 멘사 회원이자 석사 학위가 있다는 말에도, 그 진위를 의심하는 발언이 이어졌다.
이 일로 인해 명예훼손과 모욕 등의 혐의로 수사와 재판을 받게된 유튜버 A씨. 그런데 최근 A씨가 '무죄'를 선고받고 풀려났다. A씨가 욕한 대상이 오직 '아이디(ID)'뿐이라는 이유에서다.
당초 유튜버 A씨는 검찰에 약식기소돼 벌금 100만원 형을 받은 상태였다. 즉 명예훼손 등 혐의가 유죄로 인정됐던 건데, 이에 불복한 A씨는 "정식재판을 받게 해달라"고 법원에 청구했다.
그렇게 이번 사건을 맡은 춘천지법 형사1단독 장태영 판사는 약식명령 결과를 뒤집고,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지난 13일 밝혔다.
현행법상 누군가를 특정(①)해서 공공연하게(②) 명예를 훼손하는 발언(③) 등을 하면 처벌을 받는다. 이러한 요건만 놓고 보면, A씨가 인터넷에서 누군가를 지칭해 욕설 등을 한 것은 분명 문제였다. 하지만 재판부는 일단 '특정성(①)'부터 성립하지 않았다고 봤다.
장태영 판사는 "사이버 공간에서 쓰이는 아이디와 현실 세계에서 자연인을 연결할 '고리'를 확인하기 어렵다면 명예훼손죄가 성립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어 장 판사는 "최근에는 실존 인물과 가상 캐릭터 사이의 관계가 점점 밀접해지고 있다"면서도 "현행 법체계상 단지 아이디 등만이 언급되고, 현실 세계에서 피해를 입은 사람이 누구인지 알 수 없는 경우에는 대상자가 특정됐다고 볼 수 없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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