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신상 지워달라' 스트리머에 반복해서 메일 보냈는데…스토킹 처벌받을 수 있나요?
'내 신상 지워달라' 스트리머에 반복해서 메일 보냈는데…스토킹 처벌받을 수 있나요?
팬카페 강퇴 후 사이버 불링 시달려…삭제 요청 차단당하자 다른 계정으로 연락

상대가 거부 의사를 밝히는데도 인터넷 방송인에게 개인정보 삭제를 반복적으로 요구하는 행위는, 스토킹 범죄가 될 수 있다. / AI 생성 이미지
인터넷 방송인 A씨의 팬카페에서 활동하던 B씨. 거주 지역 등 자신의 신상 정보를 일부 공개한 채 8개월간 활동했지만, 2주 전 팬카페 운영 규칙을 어겨 강제 탈퇴당했다.
문제는 그 이후에 시작됐다. A씨의 방송에서 B씨가 활동했던 이력을 조롱하는 등 불특정 다수로부터 사이버 불링을 당하기 시작한 것이다.
B씨는 스트리머 A씨에게 자신의 신상 정보와 방송 출연 부분을 삭제해달라고 요청했지만, A씨는 답장이 없었고 B씨를 차단한 것으로 보였다.
다급해진 B씨는 다른 이메일 계정으로 A씨에게 삭제를 요구하는 메일을 계속 보냈다. 그러자 A씨는 “메일 그만 보내고 귀찮게 하지 말라”고 답했다. B씨는 억울한 마음에 변호사를 찾았다. 내 신상을 지워달라는 정당한 요구인데, 스토킹으로 처벌받을 수도 있을까?
“그만 보내라” 경고 무시하면 스토킹 범죄 될 수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변호사들은 스트리머 A씨가 명확히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계속 메일을 보내는 행위는 스토킹 범죄에 해당할 위험이 매우 크다고 경고했다.
법률사무소 도결 이환진 변호사는 “상대가 명확히 거부 의사를 밝혔는데도 반복되면, 스토킹처벌법상 문제로 평가될 여지가 있다”며 “특히 귀찮게 하지 말라는 취지의 답변이 있었다면, 이후 반복 연락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법무법인 KB 김태안 변호사 역시 “상대방이 명시적으로 거부 의사를 밝히고 차단했는데도 다른 계정을 이용해 반복적으로 메일을 보내는 행동은, 자칫 스토킹 행위로 오인되어 상대방에게 방어할 빌미를 줄 위험이 있다”며 “당장 스트리머에 대한 직접적인 연락은 멈추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스토킹처벌법은 상대방의 의사에 반해 정당한 이유 없이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글이나 영상 등을 도달하게 해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일으키는 행위를 반복하면 처벌하도록 규정한다.
변호사들은 B씨의 삭제 요구 목적이 정당하더라도, 상대의 거부 의사를 무시하고 차단을 우회해 반복적으로 연락하는 방법까지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신상 삭제, 스트리머 아닌 '플랫폼'에 직접 요청해야
그렇다면 B씨의 신상 정보는 어떻게 삭제할 수 있을까. 변호사들은 스트리머에게 직접 연락하는 대신, 방송이 송출되는 플랫폼이나 팬카페 운영사에 직접 삭제를 요청하는 것이 법적 절차라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베테랑 윤영석 변호사는 “정보통신망법에 따라 사생활 침해나 명예훼손 등 권리가 침해된 정보에 대해서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삭제를 요청할 수 있다”며 “A씨 개인이 아니라 방송 플랫폼과 팬카페 운영 플랫폼의 권리침해 신고 창구에 직접 접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경우 스트리머의 협조 없이도 삭제나 임시조치가 가능하다.
윈앤파트너스 법률사무소 한장헌 변호사는 직접 연락 대신 “변호사를 통해 초상권·개인정보 침해에 대한 삭제 요청 및 불응 시 민·형사상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내용증명을 발송해 압박하는 방법”도 제시했다.
만약 플랫폼 사업자가 삭제 요청에 응하지 않으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나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시정요구나 분쟁조정을 신청할 수 있다. 법원에 게시물 삭제를 구하는 가처분을 신청하는 것도 강력한 방법이다.
'온라인 신상털기'도 스토킹…증거 확보가 우선
변호사들은 신상 삭제를 요청하기 전에 먼저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B씨의 신상을 이용한 사이버 불링 행위는 그 자체로 명예훼손이나 모욕죄 등 별도의 범죄가 될 수 있다. 특히 2023년 개정된 스토킹처벌법은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상대방의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배포·게시하는 이른바 ‘온라인 신상털기’를 스토킹 행위의 한 유형으로 명시했다.
법무법인 베테랑 윤영석 변호사는 “삭제가 되면 가해자에 대한 형사 대응이 어려워진다”며 “문제 게시물·댓글·영상 장면을 URL, 작성자 ID, 날짜·시각이 함께 보이도록 화면 전체를 캡처하고 영상은 해당 구간을 녹화해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