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때려서 집 나왔는데 잘 곳이 없어요" 안쓰러운 가출청소년 재워주면 범죄?
"아빠가 때려서 집 나왔는데 잘 곳이 없어요" 안쓰러운 가출청소년 재워주면 범죄?
가출청소년 딱한 사정 듣고⋯"며칠만 우리 집에서 재워줄까" 고민에 대한 답

아버지의 가정폭력을 견디다 못해 집을 나온 아이. 며칠만이라도 자신의 집에 데리고 가서 쉬게 하고 싶다. 그런데 문득 어디선가 들었던 말이 생각났다. 가출청소년을 집에 데려와 재우면 처벌된다는 것. 이 말은 정말인 걸까. /셔터스톡
대학생 A씨가 우연히 가출청소년 B군을 알게 됐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아버지의 가정폭력을 견디다 못해 집을 나온 B군은 무작정 거리를 헤매고 있었다. 돈이 없어 끼니도 제대로 챙겨 먹지 못한 상태였다.
그런 B군이 안쓰러운 A씨. 며칠만이라도 자신의 집에 데리고 가서 쉬게 하고 싶다. 어차피 둘 다 남자라 같이 지내기 불편하지 않을 것 같다.
그런데 문득 어디선가 들었던 말이 생각났다. 가출청소년을 집에 데려와 재우면 처벌된다는 것. 정말인 걸까.
B군의 사정은 딱하지만 A씨의 계획은 범죄가 될 수 있다고 변호사들은 말했다. '실종아동법' 위반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B군 스스로 집을 나온 건데 '실종'아동이라 하니 의아할 수 있다. 하지만 '김현귀 법률사무소'의 김현귀 변호사는 "가출청소년은 법상 실종아동으로 분류된다"고 했다.
실제로 '실종아동 등의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실종아동법) 제2조에 규정된 실종아동 중에는 '가출해 보호자로부터 분리된 아동'이 포함돼 있다. 이어 실종아동을 정당한 이유 없이 경찰에 알리지 않고 보호할 수 없다고도 규정하고 있다(제7조).
정현 법률사무소의 송인욱 변호사도 "실종아동을 보호하고 있는 사람은 누구나 신고 의무가 있다"고 했다.
따라서 A씨의 경우, 아무리 B군이 딱해도 무턱대고 집에 데려가면 안 된다. 이를 어기고 실종아동을 보호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제17조). 이에 대해 김현귀 변호사는 "가출청소년을 데리고 와서 아무런 대가 없이 먹이고 재워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결국 A씨가 B군을 재워주기보다는 신고를 통해 B군이 경찰 등의 도움을 받게 하는 편이 좋다고 변호사들은 말했다.
한편 송인욱 변호사는 "미성년자의 가출을 용이하도록 도와주거나, 유인한 뒤 부모의 보호에서 벗어나게 하면 미성년자 약취·유인죄로도 처벌될 수 있으니 주의하라"고 말했다. 해당 죄를 저질렀다고 인정되면 형법 제287조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