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차에 13살 아들 잃었는데…가해자 2심서 감형, 왜?
음주운전 차에 13살 아들 잃었는데…가해자 2심서 감형, 왜?
춘천지법, '초범·범행 인정' 이유로 1심 징역 4년 6개월→4년으로 감경
유족은 엄벌 탄원

기사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해 만든 참고 이미지.
새벽 도로에서 자전거를 타던 13살 아들을 잃은 유족의 절규에도, 음주운전 가해자는 항소심에서 감형을 받았다.
새벽 도로 위 멈춰버린 13년의 삶
한창 꿈을 키워나갈 소년의 세상은 지난해 9월 3일 새벽, 한순간에 멈춰 섰다. 원주시의 한 도로에서 자전거 페달을 밟던 B(13)군은 술에 취한 운전자 A(29)씨가 몰던 승용차에 그대로 들이받혔다. 사고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26%, 명백한 면허 취소 수준이었다. 이 사고로 크게 다친 B군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그날 오후 끝내 숨을 거뒀다.
1심의 단죄, "꽃도 못 피운 생명"...징역 4년 6개월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하며 "중학교 1학년이던 B군은 충분히 꽃을 피워보지도 못한 채 갑작스럽게 소중한 생명을 잃었다"며 "유족은 형언할 수 없는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고 질타했다. 한 아이의 미래와 한 가족의 행복을 송두리째 앗아간 범죄의 무게를 무겁게 판단한 것이다.
'초범·반성'에 6개월 감형...법원은 왜
하지만 A씨는 '형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했고, 법원은 그의 손을 일부 들어줬다. 춘천지법 형사1부(심현근 부장판사)는 지난 2일, A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을 깨고 징역 4년을 선고했다. 6개월이 감형된 것이다.
재판부는 "A씨의 과실과 그로 인한 결과가 모두 중대하다"고 인정하면서도 감형 이유를 밝혔다. A씨가 자신의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뉘우치는 태도를 보인 점, 그리고 아무런 형사 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초범이라는 점이 양형(형벌의 정도를 정하는 것)에 고려됐다는 설명이다.
유족의 절규 "엄벌 탄원" 외면받았나
법정에서는 A씨가 뒤늦게 피해자 가족을 위해 법원에 돈을 맡기는 '형사 공탁'을 한 사실도 드러났다. 그러나 이 공탁은 유족의 용서를 얻지 못했다.
B군의 유족은 A씨가 맡긴 공탁금 수령을 단호히 거부하며 재판부에 가해자를 엄벌에 처해달라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재판부 역시 "유족 측이 공탁금 수령을 거절하고 엄벌을 탄원하고 있어 (공탁 사실을) 양형에 제한적으로만 반영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