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어머니 명의 아파트, '성년후견' 없이 임대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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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어머니 명의 아파트, '성년후견' 없이 임대하는 법

2025. 09. 30 11:40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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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 80%도 소용없다?…'의사능력 입증' 미션, 변호사들의 '철벽 방어 3종 세트' 전격 공개

A씨가 치매환자인 어머니 소유 아파트를 임대 놓으려면 어떤 절차를 거쳐야 할까?/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어머니가 치매인데, 어머니와 내 지분 합쳐 80%여도 임대 계약 하나 마음대로 못 하나요?”


장기요양 5등급 어머니를 모시는 A씨가 어머니의 요양 비용과 생활비를 위해 어머니 명의 아파트를 임대를 놓으려던 계획이 시작부터 암초에 부딪혔다.


“어머니가 치매시니, 법원에서 성년후견인을 지정받아야 계약이 안전합니다.” 부동산 중개업소에서 들은 청천벽력 같은 한마디였다. 최소 3개월 이상 걸리는 절차와 재산 처분이 묶일 수 있다는 말에 A씨의 눈앞은 캄캄해졌다. 이 아파트는 어머니(50%), A씨(30%), 미국 사는 동생(20%)이 공동 소유한 아파트이다.


변호사들의 특명: '철벽 방어 3종 세트'를 갖춰라


막막해진 A씨에게 법률 전문가들이 한 줄기 빛 같은 해법을 내놓았다. 성년후견만이 유일한 길이 아니라는 것. A씨에게 주어진 첫 번째 미션은 바로 ‘어머니의 의사능력 입증’이었다. 장기요양 5등급 판정이 곧 ‘모든 판단 불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변호사들은 계약의 효력을 지켜낼 ‘철벽 방어 3종 세트’를 제안했다. 첫째, ‘계약 내용을 이해하고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상태’라는 의사 소견서. 둘째, 계약 체결 전 과정을 담은 동영상 녹화. 셋째, 가족이 아닌 제3자 증인 입회. 이 세 가지 카드만 손에 쥐면, 훗날 계약이 무효가 될 위험을 압도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조언이었다.


지분 과반의 함정…진짜 보스는 '어머니의 진짜 의사'


법적으로 공유물의 임대는 지분 과반수 동의만 있으면 가능하다(민법 제265조). A씨와 어머니의 지분을 합치면 80%. 이론상으로는 완벽한 조건입니다. 하지만 진짜 ‘보스’는 따로 있었다. 바로 ‘어머니의 유효한 동의’이다.


만약 미국에 있는 동생이 “어머니가 정상적인 판단을 못 하는 상태에서 계약했다”며 문제를 제기하면, 80% 지분은 휴지 조각이 될 수 있다. 계약 자체가 무효로 돌아갈 수 있는 아찔한 상황. 변호사들은 이 위험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해외에 있는 동생에게도 영사관 공증을 받은 위임장을 받아두는 ‘추가 미션’을 부여했다.


보증금은 '투명하게'…가족이라도 돈 문제는 명확히


A씨의 마지막 고민은 보증금 사용 문제였다. 보증금으로 다른 전셋집을 구하고, 남는 돈은 대출 상환과 생활비로 쓰고 싶다는 계획. 하지만 변호사들은 ‘가족이라도 돈 문제는 금물’이라며 강하게 경고했다.


임대보증금은 원칙적으로 지분대로 나눠야 하는 공유 재산. 법무법인 쉴드의 이진훈 변호사는 “투명한 관리를 위해 공동명의 계좌나 신탁계좌를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어머니 몫의 돈을 A씨가 쓰려면, 어머니의 명확한 동의는 물론 동생의 동의까지 받아 ‘녹취’나 ‘서면 합의서’라는 확실한 증거를 남겨야 한다. 이 절차를 생략하면, 효자였던 아들이 한순간에 횡령이나 배임 혐의에 휘말릴 수 있다.


A씨의 고민, 초고령사회를 사는 우리 모두의 숙제


전문가들은 당장의 계약을 넘어, 장기적인 관점에서 법적 안전장치를 마련하라고 조언한다. 어머니의 상태가 경미하다면 모든 권한을 제한하는 성년후견보다, 필요한 부분만 돕는 ‘한정후견’이나 재산을 안전하게 관리하는 ‘가족신탁’이 더 나은 대안이 될 수 있다.


한순간의 편의를 위해 절차를 생략했다가 더 큰 가족 분쟁의 씨앗을 심을 수 있다. A씨의 사례는 우리에게 묻고 있다. “당신의 가정은 만약의 상황에 대비한 ‘법적 안전장치’를 마련해 두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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