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이사 나가도 괜찮아" 이 말 믿었다가 1.7억 잃을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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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이사 나가도 괜찮아" 이 말 믿었다가 1.7억 잃을 판

2026. 01. 22 15:54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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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증금 반환 전 퇴거, 이미 대항력 상실했을 수도…변호사들 '즉시 등기' 경고

전세금을 못 받고 이사한 세입자가 새 임차인을 먼저 들이자는 집주인 제안을 수락하면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상실하는 위험이 있다.

전세보증금 1억 7,500만 원을 돌려받지 못한 채 먼저 이사를 나간 세입자. 뒤늦게 집주인은 "새 임차인을 먼저 들이고 월 80만 원씩 챙겨주겠다"는 제안을 건넸다.


하지만 이는 이미 상실했을 가능성이 높은 보증금 우선 변제 권리(대항력 및 우선변제권)를 완전히 소멸시키는 '독이 든 사과'라는 게 법률 전문가들의 일치된 경고다. 가장 시급한 조치는 집주인과의 협상이 아닌, 즉각적인 법적 절차뿐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보증금 반환 전 퇴거…이미 위태로운 '대항력'


세입자 A씨는 전세 계약이 만료됐지만, 보증금 1억 7,500만 원을 돌려받지 못한 채 다른 곳으로 거처를 옮겼다. 주민등록은 이전 주소지에 남겨뒀지만, 전문가들은 A씨가 '점유'를 상실한 순간 이미 법적 보호 장치가 위태로워졌다고 지적한다.


법률사무소 인도의 안병찬 변호사는 "이미 새로운 곳으로 이사한 경우라면 대항력, 우선변제권을 상실한 것으로 보입니다"라고 분석했다.


이런 상황에서 집주인은 "새 임차인의 대출 문제로 당장 보증금을 주기 어려우니, 그가 먼저 들어와 월 80만 원을 내고 살게 하자"고 제안했다. 당장의 손실을 메울 수 있을 것 같은 제안이지만, 이는 A씨의 남은 권리마저 앗아갈 수 있는 위험한 함정이었다.


"담보 포기하고 차용증 받는 꼴"…절대 받아들이면 안 되는 이유


법률 전문가들은 집주인의 제안을 절대 수락해서는 안 된다고 만장일치로 경고했다. 새로운 임차인이 전입신고를 하고 집에 들어와 사는 순간, A씨의 점유 상실이 확정돼 보증금을 우선 변제받을 권리가 완전히 사라지기 때문이다.


법률사무소 아란의 최아란 변호사는 "지금 A씨가 임대인의 제안을 받아들인다면, 그것은 담보를 포기하고 차용증을 받겠다는 말이나 다름없다"라며 "결코 이런 선택을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라고 강력히 충고했다.


특히 집주인의 신용 문제로 새 임차인의 대출까지 막힌 상황에서 그의 구두 약속을 믿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라는 지적이다.


'이행확인서' 믿었다간 낭패…"제3자에겐 효력 없어"


집주인에게 '보증금을 꼭 돌려주겠다'는 이행 확인서나 공증을 받아두면 안전할까? 이 역시 법적인 보호막이 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법무법인 인화의 김명수 변호사는 "이행확인서 같은 서류는 당사자 사이에서만 효력이 있고 신규임차인 등 제3자에 대해서는 효력이 없을 것"이라며, 이런 서류만 믿고 점유를 넘겨주거나 주민등록을 이전해서는 절대 안 된다고 못 박았다.


해당 문서로는 집주인 개인에게 돈을 청구할 수는 있어도, 만약 집이 경매로 넘어갈 경우 새로운 세입자나 다른 채권자보다 앞서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해주지 못한다는 의미다.


해결책은 단 하나, 즉시 '임차권등기명령' 신청


결국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유일한 해법은 집주인의 말에 흔들리지 말고 즉시 법적 절차에 돌입하라는 것이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임차권등기명령' 신청이다.


법률사무소 명중의 임승빈 변호사는 "임차권 등기를 하는 이유는 크게 ① 이사 후에도 주택임대차보호법상 보호를 받기 위한 목적, ② 보증금에 대하여 연12%의 지연손해금을 받기 위한 목적, ③ 보증금을 빨리 반환하도록 임대인을 압박하는 목적이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임차권등기를 마쳐야 이미 상실했을 수 있는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다시 취득하거나 유지할 수 있으며, 그 후에 보증금반환청구소송 등 다음 단계를 밟아야 소중한 보증금을 가장 안전하고 확실하게 지킬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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