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이자'라더니 이자 폭탄…고급 오피스텔 분양자의 눈물
'무이자'라더니 이자 폭탄…고급 오피스텔 분양자의 눈물
시행·시공사 동시 기업회생에 입주 지연·중도금 이자 전가 '날벼락'…법조계 "계약 해지 가능, 단 신중한 접근 필요"

분양받은 고급 오피스텔의 시행사가 회생절차에 돌입함에 따라 A씨에게 '이자 폭탄' 독촉장이 날아들었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고급 오피스텔을 분양받은 A씨에게 '중도금 무이자' 약속은 '이자 폭탄' 독촉장으로 돌아왔다.
수분양자 A씨는 시행사의 회생절차 돌입으로 시행사가 대납하기로 했던 중도금 이자를 떠안게 된 것은 물론, 약속된 입주 날짜마저 기약 없이 미뤄지며 법적 대응을 고민하는 처지에 놓였다.
'무이자라더니 왜 내가 내나?'…날아든 이자 고지서
법률적으로 은행과 대출 계약을 체결한 당사자는 분양자 본인이다. 따라서 시행사의 회생절차 돌입과 별개로, 은행의 이자 납부 요구에 응해야 할 의무가 우선 발생한다.
이동신 변호사(GK법률세무회계사무소)는 "분양계약서의 무이자 약정은 시행사와 분양자 간의 채권·채무 관계일 뿐, 은행과의 대출 계약에 직접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며 "분양자는 먼저 이자를 납부한 뒤, 해당 금액을 시행사에 대한 회생채권으로 신고해 변제받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3개월 지연되면 해지 가능'…계약서는 내 편일까?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입주마저 지연됐다. 당초 2025년 10월이었던 입주예정일은 2026년 1월로 3개월 밀렸다. A씨의 분양계약서에는 "입주가 3개월 이상 늦어지면, 두 차례 내용증명(우체국을 통해 발송 사실과 내용을 증명하는 우편)을 보낸 뒤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었다.
법조계에서는 이 조항을 근거로 계약 해지가 가능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조기현 변호사(법무법인 대한중앙)는 "법무법인 명의로 내용증명을 발송해 계약을 해지하고 계약금 반환은 물론, 추가 배상까지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적극적인 대응을 조언했다. 김우중 변호사(법무법인 선) 역시 "해당 날짜를 기다려 계약 해지 내용증명을 보내고, 상대방의 대응이 없으면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고 절차를 설명했다.
'관리형 신탁'은 최후의 보루?…사업 중단은 막는다
불행 중 다행으로 사업 자체가 좌초될 가능성은 낮다. 이 사업이 '관리형 토지신탁'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이는 신탁사(우리자산신탁)가 사업의 '자금 집사' 역할을 맡아 분양대금 등 사업비 전반을 직접 관리하는 구조다. 시행사나 시공사가 부도가 나도, 신탁사는 이 자금을 보호하고 새로운 시공사를 구해 공사를 재개할 수 있는 '안전핀' 역할을 한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완공'에 대한 보장일 뿐, 공사 지연이나 시행사의 '무이자' 약속까지 책임지는 것은 아니다. 신탁사의 책임은 제한적이라는 것이 법원의 판례 경향이기도 하다.
계약 해지 vs. 기다림…기로에 선 분양자들
결국 분양자들은 '계약 해지 후 불확실한 소송전을 벌일 것인가', 아니면 '추가 금융 부담을 감수하고 완공을 기다릴 것인가'라는 어려운 법적 딜레마에 직면했다. 어느 쪽을 선택하든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분양 시장의 잠재적 위험성을 다시 한번 드러낸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