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좌에 260억 있다"던 남성, 실제론 모텔 전전... 여성 5명에 4억 편취
"계좌에 260억 있다"던 남성, 실제론 모텔 전전... 여성 5명에 4억 편취
"결혼하자" "아파트 사줄게"
가짜 재력가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은 상습적으로 재력가 행세를 하며 총 4억 원이 넘는 금액을 편취한 혐의(사기)로 기소된 피고인 A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하고, 배상신청인 B에게 편취금 4,790만 원을 지급하라는 배상명령을 내렸다.
A는 2019년 12월부터 2023년 9월까지 5명의 피해자(B, K, O, R, T)를 상대로 기망행위를 벌여 합계 4억 1백만여 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편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력가 가면' 뒤에 숨겨진 진실: 모텔 전전하는 무일푼
피고인 A는 피해자들에게 접근하며 자신이 수백억 원대의 자산가인 것처럼 속였다. 주요 피해자들은 여성으로, A는 이들에게 고가의 아파트나 외제차를 사주겠다거나 수백억 원을 증여하겠다고 약속하며 돈을 빌려 갔다.
가장 처음 기소된 사건(2024고단365)에서 A는 2021년 1월, 피해자 B에게 "G에 있는 50평대 아파트를 사주겠다"고 접근하며, "지금 계좌 예금 260억 원이 은행에 묶여 있어 사용할 수 없으니, 가계약금을 빌려달라"는 거짓말로 8회에 걸쳐 총 4,790만 원을 편취했다.
하지만 A는 사실 260억 원이 입금된 계좌도 없었고 모텔방을 전전하는 등 가진 돈이 전혀 없었으며, 돈을 받아 생활비 등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할 생각이었다.
다른 피해자 K에게는 "검찰로부터 승인받지 못해 묶여있는 수백억 원의 불법 자금을 뽑을 수 있는데, 돈을 보관할 장소(오피스텔) 임대료가 필요하다"고 속여 83회에 걸쳐 총 2억 1,140만여 원을 편취했다.
당시 A는 어떠한 재산이나 수입도 없어 피해자에게 돈을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결혼하자” 거짓말과 카드깡: 다양한 수법으로 피해자 5명 기망
A의 범행 수법은 다양하고 교묘했다.
피해자 O에게는 자신이 ㈜L의 대표이고 계좌에 250억 원 상당이 입금된 재력가인 것처럼 행세하며 "술집 일을 그만두고 우리 회사에 와서 일해달라. 1년 치 연봉으로 아파트를 주겠다. 결혼하자"고 말한 후, 자금이 묶여 있다며 휴대전화를 개통하게 하고 신용카드를 빌려 사용해 총 351만여 원을 편취했다.
피해자 T에게는 결혼을 약속하며 서울 한남동 고가 주택과 고급 외제차, 300억 원을 증여하겠다고 속였다. 이후 전처와의 사업 세금 문제로 계좌가 막혀 변호사 카드를 빌려 썼다며, 카드값을 결제해 달라고 속여 23회에 걸쳐 총 1억 2,266만여 원 상당을 편취했다.
심지어 피해자 T에게 결혼 예물을 다시 해달라고 요구하여 시계, 팔찌, 목걸이 등을 현물로 교부받아 편취하기도 했다.
피해자 R에게는 투자자로 접근해 자신의 밑에서 일을 배우라며 "이혼 소송 중이라 법인카드를 못 쓴다"고 속여 돈을 빌리거나 의류 구매 대금을 결제하게 하여 총 1,560만 원을 편취했다.
누범 기간 중에도 범행 계속... 법원, 엄중한 실형 선고
법원은 A가 동종 수법을 이용한 사기 범행으로 이미 2014년에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한, A는 경찰의 구속영장 신청이 기각된 직후인 2023년 11월 5일경부터 또 다른 피해자 U으로부터 돈을 편취하기 시작해 2024년 3월까지 총 3,945만여 원을 편취한 사실도 드러나,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주로 여성 피해자들에게 접근하여 재력가인 것처럼 거짓말하고, 충분히 변제할 수 있다는 믿음을 이용해 돈을 편취했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받지 못하였고 변제된 금액도 전혀 없다"는 점을 들어 피고인에게 합당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양형기준상 권고형의 범위(징역 1년~4년) 중 최고형인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참고]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2024고단65 판결문 ( 2025. 5. 22. 선고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