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 증거는 ‘녹음 파일’뿐…목소리만으로 처벌할 수 있을까
폭행 증거는 ‘녹음 파일’뿐…목소리만으로 처벌할 수 있을까
밀치는 등 신체 접촉에 욕설까지, 증거는 녹음 파일뿐
변호사들 "폭행·모욕 입증할 유력 증거, 동행인 진술 더하면 기소 가능"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순간의 시비가 폭행으로 번졌지만 증거라고는 녹음 파일 하나뿐이라면, 과연 가해자를 처벌할 수 있을까. "지금 손 대셨어요"라는 항의에 "찍어, 이XX야"라는 욕설이 돌아온 실제 상황을 두고 변호사들은 녹음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입을 모았다.
상대방이 손을 올려 위협하더니 급기야 몸을 때리며 밀쳤다는 A씨. A씨는 이 상황을 모두 녹음했다. 녹음 파일에는 A씨가 "지금 손 대셨어요. 영상 찍을 거예요"라고 말하자, 상대방이 "찍어, 찍어. 이XX야"라고 응수하는 내용이 고스란히 담겼다. 당시 현장에는 A씨의 동행인도 함께 있었다.
녹음 파일은 핵심 증거
변호사들은 이 녹음 파일이 폭행죄를 입증할 핵심 증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예서 법률사무소의 배재용 변호사는 "질문자의 발언과 가해자의 반응이 함께 녹취된 점은 폭행 및 모욕을 입증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법무법인(유한) 한별의 김전수 변호사 역시 "녹음에 포함된 '지금 손 대셨어요'라는 발언과, 이에 대한 가해자의 반응은 폭행 및 위협적인 분위기를 입증할 수 있는 중요한 정황증거로 사용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폭행 상황의 신빙성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일부 신중한 의견도 있었다. 법률사무소 열의 황성하 변호사는 "위와 같은 대화가 전부라면 폭행죄 증거가 되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녹음만으로는 실제 신체 접촉의 정도나 구체적인 상황을 파악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취지다.
이 때문에 변호사들은 동행인의 진술을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법률사무소 조율의 조가연 변호사는 "당시 질문자님 외에도 동행인이 있었다면, 그 동행인의 진술까지 추가하면 증거력이 더욱 강화될 수 있다"고 했다.
'이XX야' 욕설, 모욕죄도 추가 가능
가해자가 내뱉은 욕설은 별도의 범죄인 모욕죄(형법 제311조)에 해당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모욕죄가 성립하려면 '공연성(여러 사람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이 핵심인데, A씨의 동행인이 함께 있었던 점이 이 요건을 충족시킨다는 것이다.
김전수 변호사는 "제3자가 현장에서 욕설을 들었기 때문에 공연성 요건을 충족하며 모욕죄가 성립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법무법인 심의 심준섭 변호사 역시 "실무상 이러한 욕설은 모욕적 표현으로 인정되어 처벌된 사례가 많다"며 "폭행죄와 함께 모욕죄로도 고소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상해진단서 있다면 더 유리
변호사들은 확보된 녹음 파일과 동행인의 진술을 토대로 경찰에 고소하면, 가해자가 재판에 넘겨질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봤다.
배재용 변호사는 "증거가 존재하고 동행인의 목격 진술까지 확보할 수 있다면, 경찰 수사를 거쳐 검찰 송치 후 정식 기소 가능성도 충분히 열려 있다"고 전망했다.
만약 폭행으로 인해 신체적 피해를 보았다면 병원 진단서를 첨부하는 것이 좋다. 김전수 변호사는 "신체적 피해가 있다면 병원 진단서를 첨부해야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폭행으로 인해 상해를 입었다면, 단순 폭행죄가 아닌 '폭행치상죄'가 적용돼 피해자의 처벌 의사와 관계없이 수사가 진행되고 더 무거운 처벌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