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던 집이 불법 건축물? 보증금·이사비, 한 푼도 잃지 않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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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던 집이 불법 건축물? 보증금·이사비, 한 푼도 잃지 않는 법

2026. 02. 12 09:50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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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명령 떨어져야 보증금 반환 가능, 이사비는 집주인 속셈 입증해야”

불법 '세대 쪼개기' 건물 세입자는 철거 명령 등 거주가 불가능해지는 행정처분이 있어야 보증금 반환 및 계약 해지가 가능하다. / AI 생성 이미지

3년간 살아온 내 집이 불법 ‘세대 쪼개기’ 건물이었다면? 세입자는 눈앞이 캄캄해진다.


법률 전문가들은 구청의 ‘철거 명령’과 같이 실제 거주가 불가능해지는 행정처분이 있어야만 보증금 반환과 계약 해지가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이사비와 중개수수료 등 추가 손해배상을 받으려면, 집주인이 불법 사실을 알고도 숨겼다는 점을 입증해야 하는 험난한 과정이 남아있다.


3년 믿고 산 내 집, 알고 보니 ‘불법 쪼개기’


3년째 한 원룸에 살고 있는 세입자 A씨는 최근 청천벽력 같은 사실을 마주했다. 건축물대장상 세대수와 실제 건물의 세대수가 다르다는 것을 확인, 자신이 불법건축물에 살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A씨는 “만약 구청에서 철거 명령이라도 떨어지면 보증금은커녕 당장 길에 나앉게 될 판”이라며 “갑작스러운 이사 비용과 부동산 중개수수료까지,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보증금 반환의 열쇠, ‘철거명령’이 떨어졌는가


법률 전문가들은 보증금을 온전히 돌려받기 위한 ‘결정적 조건’으로 ‘실제 거주 불가능 상태’를 꼽았다. 단순히 불법건축물이라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며, 이로 인해 관할 구청의 원상복구·철거 명령 등 구체적인 행정처분이 내려져 더 이상 거주할 수 없게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더신사 법무법인 정준현 변호사는 “건축물대장과 다른 불법 증축 부분이 있고 그로 인해 철거명령 등 사용이 불가능해지면, 임대차 목적 달성이 불능되어 계약해지와 보증금 전액 반환 청구가 가능합니다”라고 설명했다.


법무법인대한중앙 조기현 변호사 역시 “건축물대장과 실제 세대수가 다르고 그로 인해 원상복구나 철거명령이 내려져 거주가 불가능해진다면, 임대인은 계약 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되므로 보증금 전액 반환 의무가 발생합니다. 임차인에게 귀책사유가 없다면 계약 해지 후 전액 반환이 원칙입니다”라고 덧붙였다.


즉, 실제 퇴거로 이어지는 행정처분이 계약 해지와 보증금 반환 요구의 ‘키’가 되는 셈이다.


이사비·중개수수료는 별개, 집주인 ‘고의’ 입증해야


보증금 반환과 달리, 이사비와 중개수수료 등 추가적인 손해를 배상받는 길은 훨씬 까다롭다. 이는 ‘손해배상’의 영역으로, 집주인의 명백한 잘못을 세입자가 직접 입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창세 박영재 변호사는 “이사비, 중개수수료까지 당연히 배상되는 것은 아닙니다. 임대인이 불법 사실을 알면서 고지하지 않았거나, 그로 인해 조기 퇴거가 불가피했다는 점이 입증되어야 손해배상 범위에 포함될 여지가 있습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집주인이 불법임을 알면서도 세입자를 속였다는 점을 입증해야만 손해배상을 청구해볼 수 있다는 의미다.


서울종합법무법인 서명기 변호사는 “아직 행정처분이 내려지지 않았다면, 단순히 '불법 상태'라는 사정만으로 즉시 손해배상이 인정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라며 신중한 접근을 당부했다.


도배·장판 비용? ‘세월의 흔적’은 세입자 몫 아냐


A씨의 또 다른 걱정거리인 도배·장판 비용 문제에 대해선, 전문가들 모두 “세입자 책임이 아니다”라고 입을 모았다. 오랜 기간 살면서 자연스럽게 낡은 부분(통상손모)까지 세입자에게 원상복구 의무를 지울 수는 없다는 취지다.


제이디종합법률사무소 전종득 변호사는 “임차인은 ​통상 사용으로 생기는 마모(통상손모)​까지 원상복구할 의무는 없고, ​고의·과실 또는 통상손모를 넘는 훼손​이 있을 때만 부담하는 취지로 판단됩니다”라고 밝혔다. 고의로 벽지를 찢거나 바닥을 파손하는 등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생활하며 생긴 낡은 흔적을 이유로 보증금에서 수리비를 제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다.


조기현 변호사는 만일의 분쟁을 막기 위한 팁으로 “만약의 분쟁을 대비해 현재 상태 사진을 확보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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