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도가 의심되는 남편의 '이혼 거부'…외국인 아내가 '아이와 재산' 지키려면
외도가 의심되는 남편의 '이혼 거부'…외국인 아내가 '아이와 재산' 지키려면
외도의심에 이혼 요구했지만 남편은 거부
재산·아이·체류권까지 걸린 싸움 시작됐다

생성형 AI로 만든 본문과 무관한 이미지
한국인 남편과 결혼해 4개월 된 아들을 둔 F6 비자 외국인 아내 A씨. 남편의 외도 정황에 신뢰가 무너졌지만, 남편은 이혼을 거부했다. A씨는 낯선 땅에서 아이의 양육권을 지키고, 자신이 기여한 재산을 되찾기 위한 힘겨운 법적 싸움을 시작하려 한다.
A씨의 삶이 송두리째 흔들린 것은 한순간이었다. 한국인 남편과 함께 가게를 열고 갓 태어난 아들을 키우며 단란한 가정을 꿈꿨지만, 남편의 휴대폰에서 발견한 낯선 여자의 흔적은 모든 것을 파괴했다.
A씨가 충격에 빠진 사이 남편은 증거가 될 메시지를 모두 삭제했다. "더 이상 남편에게 감정이 없다"고 느낀 A씨는 이혼을 요구했지만, 남편은 완강히 거부했다. A씨는 자신이 번 돈을 송금해 마련한 가게와 자동차마저 남편 명의로 되어 있어, 이혼 후 아이와 함께 홀로 서야 할 길이 막막하기만 하다.
증거는 사라졌는데, 이혼할 수 있을까?
가장 큰 쟁점은 남편의 외도 증거가 사라졌다는 점이다. 하지만 변호사들은 직접적인 증거가 없어도 이혼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유안의 조선규 변호사는 "배우자의 부정한 행위(민법 제840조 제1호) 입증이 어렵더라도,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제6호)를 근거로 재판상 이혼을 청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인헌의 박선하 변호사는 "법원도 부부생활의 특성상 상시 증거 수집이 어렵다는 점을 알기에, 가사조사 절차에서 양측의 진술을 통해 유책성을 판단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외도 증거가 삭제됐더라도 통신사 통화내역 조회나 카드 사용내역, 주변인 진술 등 간접 증거를 통해 불륜 관계를 입증할 수 있다.
내 돈으로 연 가게, 남편 명의인데… 내 몫은?
A씨를 더욱 불안하게 하는 것은 재산 문제다. 가게와 자동차 모두 남편 명의지만, A씨가 가게를 열고 차를 살 때 돈을 보낸 명백한 증거가 있다.
법률사무소 호경의 원영재 변호사는 "명의와 상관없이 혼인 중 공동으로 형성한 재산은 분할 대상"이라며 "가게 개업 자금을 송금한 내역과 가게 운영에 직접 참여한 사실은 재산분할 기여도를 높이는 매우 중요한 평가 요소"라고 강조했다. 즉, A씨는 송금 내역과 가게 근무 사실 등을 입증해 자신의 몫을 당당히 요구할 수 있다.
변호사들은 소송 전 남편이 재산을 빼돌리지 못하도록 '가압류' 등 보전 절차를 미리 밟아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A씨가 아이를 양육하고 가사노동을 전담한 것 역시 재산분할 비율을 정할 때 기여도로 산정된다.
외국인 엄마도 양육권 받을 수 있다
A씨의 가장 큰 걱정은 4개월 된 아들의 양육권이다. 법원은 양육권자를 정할 때 국적보다 '자녀의 복리'를 최우선으로 고려한다. A씨가 안정적인 양육 환경을 제공할 수 있음을 입증한다면,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
이혼 후 한국을 떠나야 할지에 대한 불안감도 크다. 하지만 이 또한 기우일 가능성이 높다. 법무법인 창세의 장혜원 변호사는 "F6 비자는 이혼의 책임이 한국인 배우자에게 있거나, 한국 국적의 미성년 자녀를 양육할 경우 체류자격 연장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양육권을 확보하는 것이 한국에서의 안정적인 체류를 위해서도 중요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