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 운전 사고 후 피해자에게 위자료 소송 건 운전자, 법원 판단은?
만취 운전 사고 후 피해자에게 위자료 소송 건 운전자, 법원 판단은?
합의금 요구에 "공포 느꼈다"며 소송 제기
법원, 가해자 감수 범위 내라고 일축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인천지방법원 판결문으로 본 음주운전 사고와 얽힌 복잡한 법정 공방
2022년 음주운전으로 오토바이 운전자에게 전치 7주의 중상을 입힌 운전자가 오히려 피해자를 상대로 2,000만 원의 위자료를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으나 패소했다.
법원은 피해자 측의 합의금 요구와 문자 메시지 등이 불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피해자가 겪은 고통을 고려할 때, 가해자가 감수해야 할 범위라는 것이 법원의 입장이다.
사고 피해자에게 2,000만 원 소송 건 가해자, “괴씸해서 합의 안 한다”는 메시지에
지난 2022년 9월, 만취 상태로 운전대를 잡은 A는 신호 대기 중이던 오토바이를 들이받아 운전자 B에게 전치 7주 이상의 심각한 상해를 입혔다. 이 사건으로 A는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사고 이후 합의 과정에서 A는 B를 상대로 900만 원을 공탁했고, B는 이를 수령했다. 하지만 B는 A에게 2,000만 원의 배상을 요구하며 배상명령을 신청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B의 어머니가 A에게 보낸 메시지가 갈등의 불씨를 지폈다. “괴씸해서 합의 안 본다고 해서 죄값만 받는 거 아니고 위자료 손해배상 청구 가능하다니 할 거고… 사람 착해 보였죠? 가만히 있지 않을 겁니다”라는 내용의 문자였다.
이 문자를 받은 A는 B와 그의 어머니를 협박 혐의로 고소했으나, 이후 처벌불원 의사를 밝혀 불송치 결정이 내려졌다. 또한 A는 B를 사기 미수 혐의로도 고소했으나, 이 역시 혐의없음으로 불송치 결정됐다.
“피해자 측 합의 요구는 가해자가 감수해야 할 범위”
A는 B와 그의 어머니가 보험사로부터 이미 합의금을 받았음에도 이를 숨기고 2,000만 원을 요구하며 자신을 기망하고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입었고, 동거하던 사람까지 스트레스로 사망에 이르게 되었다며 B에게 위자료 2,000만 원을 청구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A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B의 어머니가 보낸 문자 메시지는 피해자 측이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을 알리는 과정에서 나온 다소 격한 표현에 불과하며, 가해자인 A가 감수해야 할 범위 내의 행동이라고 판단했다.
또한 B가 보험사로부터 합의금을 지급받은 것은 보험계약의 효력에 의한 것이므로 이를 A에게 고지할 의무가 없다고 보았다. B가 요구한 2,000만 원의 합의금 역시 과도하여 형평성을 잃은 정도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동거인의 사망까지 주장했으나 법원, "인과관계 인정 어려워"
A는 B의 불법행위로 인해 동거인이 사망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일축했다. A가 동거인의 존재나 사망 경위에 대해 구체적으로 주장하고 입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결국 법원은 A의 모든 주장이 이유 없다며 1심과 같이 A의 청구를 기각했다.
항소비용 역시 A가 부담하게 됐다.
이 판결은 음주운전 사고 가해자가 피해자를 상대로 제기한 위자료 소송에서 법원이 피해자 측의 정당한 권리 행사를 보호하고, 가해자에게 책임을 묻는 명확한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참고] 인천지방법원 2024나61769 위자료 (2025.8.19 선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