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미성년 제자 상대로 성범죄 저지르고서…들통나자 제자를 상간녀로 몬 남성
[단독] 미성년 제자 상대로 성범죄 저지르고서…들통나자 제자를 상간녀로 몬 남성
미성년자 상대로 성범죄 저지른 학원 강사 A씨⋯"비밀연애"라며 피해자 입 막아
피해자의 임신으로 사건 수면위로 드러나자⋯'상간자 위자료 청구 소송'으로 2차 가해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인데, 아청법 대신 아동복지법 적용⋯이유는?
![[단독] 미성년 제자 상대로 성범죄 저지르고서…들통나자 제자를 상간녀로 몬 남성 기사 관련이미지](https://d2ilb6aov9ebgm.cloudfront.net/1632995648437252.jpg?q=80&s=832x832)
미성년자인 학원 수강생을 상대로 1년 넘게 성범죄를 저지른 강사 A씨. 그로 인해 피해자는 임신 등을 하는 피해를 겪어야 했다. 하지만 A씨 측은 범행이 발각되자 피해자를 상대로 '상간자 위자료 청구 소송'을 하는 뻔뻔함을 보였다. 해당 이미지는 기사와 관련 없는 참고용 이미지. /연합뉴스⋅게티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나도 널 좋아해." "(너에게) 감정이 생겼어."
겉보기엔 평범한 고백. 하지만 고백을 하는 사람과 고백을 받는 사람은 평범하지 않았다. 두 사람의 나이는 20살 가까이 차이가 났다. 피해자는 학원에서 강사 A씨의 수업을 듣던 학생 B양이었다. A씨는 이미 결혼해 두 명의 자녀까지 있었다. 그럼에도 뻔뻔하게 "우리는 비밀연애 중"이라며 B양에게 자신의 범행을 정당화시켰다. A씨는 미성년자인 B양을 상대로 1년 넘게 성범죄를 저질렀다.
그의 파렴치함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A씨는 범행이 발각되자, 도리어 B양을 상간녀로 몰아세웠다. A씨의 부인은 B양을 상대로 '상간자 위자료 청구 소송'도 제기했다.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이 사건. 그 끝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A씨가 B양에게 접근한 건 '고민 상담'을 통해서였다.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는 등 아픈 경험이 있었던 B양. A씨는 이 문제를 상담해 준다는 핑계로 점차 다가갔고, B양을 자신의 집으로 초대까지 했다. 자신을 절대적으로 믿고 의지한다는 점을 확신한 뒤 한 행동이었다.
그렇게 B양을 상대로 한 A씨의 성적 착취는 시작됐다. 그러면서 B양에게 철저하게 입단속을 시켰다.
"(비밀연애가) 걸리는 순간 파멸이야."
대담하면서도 은밀했던 A씨의 범죄는 B양이 임신을 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DNA 검사 결과, A씨로 인한 임신임이 밝혀졌고 B양의 부모는 당연히 A씨를 경찰에 신고했다. 딸에 대한 성범죄뿐만 아니라 직접 B양 가족의 집에 몰래 드나들기도 했던 A씨를 '주거침입죄'로도 고소했다.
하지만 A씨는 반성이 없었다. 오히려 B양을 상간녀로 몰며 괴롭혔다. A씨 측은 "B양이 부정행위를 저질러 자신의 가족이 고통받았으니 5000만원의 위자료를 달라"는 취지의 소장을 실제로 법원에 접수했다.
그 이후 주거침입으로 인해 벌금형을 선고받자, A씨는 B양에게 이렇게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네 부모에게 (주거침입죄) 벌금형 최고액 500만원 잘 받았고, 나도 상간녀를 상대로 한 소송의 소장을 보냈다고 전해라."
그가 말하는 상간녀는 바로 B양이었다.
미성년자를 상대로 상간자 위자료 청구 소송이 가능할까 싶지만, 확인 결과 법적으로는 문제없었다. 법무법인 화평의 이광웅 변호사는 "미성년자도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면 얼마든지 민사소송의 당사자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이번 사안처럼 성범죄 피해자, 그것도 미성년자를 상대로 상간자 위자료 청구 소송을 제기한 사례는 처음 들어봤다"며 매우 드문 경우라고 이광웅 변호사는 말했다.
미성년자인 제자를 대상으로 성적 착취를 하다가, 보복성으로 상간자 소송을 걸며 2차 가해를 했던 A씨. 정작 법정에선 이렇게 주장하며 선처를 구했다.
"서로 좋아해서 이런 일을 벌였다. 경위를 참작해 달라."
법원은 이런 주장을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를 받는 A씨에게 재판부는 징역 2년을 선고했다.
1심을 심리한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재판부(재판장 최승훈 판사)는 "A씨는 신체적·정신적으로 미성숙한 피해자를 상대로 성적 학대 행위를 연달아 저질렀다"며 "피해자인 B양이 임신과 임신중절수술을 하는 중한 결과까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B양에게 상간자 소송을 언급하는 메시지를 보내는 등 2차 피해를 가했다"고도 했다.
다만, 재판부는 벌금형 전력 외에 다른 전과가 없다는 점 등을 고려해 A씨에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및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등과 아동관련기관(장애인복지시설 포함)에 3년간 취업제한 명령을 내렸다.
사실 B양의 나이를 고려하면 아동·청소년 대상의 성범죄를 처벌하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청소년성보호법)이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이유로 해당 법 적용이 어려웠다. ①폭행 또는 협박이 있어야 '강간'으로 처벌할 수 있지만 이 사건에 그런 정황은 없었다.
또한, 청소년성보호법은 ②13세 이상에서 16세 미만의 아동·청소년의 '궁박(窮迫)한 상태'를 이용했을 경우만 성폭행 등으로 처벌하고 있다. 이때 궁박은 경제적 또는 육체적, 정신적으로 몹시 어려운 처지를 의미하는데 B양의 경우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법률 자문

더욱이 B양이 A씨의 범행(성관계)에 대해 '동의'를 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도 있었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해 아청법이 아닌 아동복지법 위반으로 기소됐을 것이라고 에스제이파트너스의 옥민석 변호사는 분석했다.
13세 이상 16세 미만을 성폭행하거나 추행했을 때 강제성 유무와 별개로 처벌하는 형법 제305조(미성년자에 대한 간음, 추행)도 고려해 볼 수 있지 않았을까. 옥민석 변호사는 "판결문을 보면, 당시엔 해당 조항이 신설되기 전이었기 때문에 아동복지법 위반으로만 기소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심의 징역 2년이 선고된 후 이마저도 "형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한 A씨. 의정부지법 제3형사부 재판부(재판장 신영희 부장판사)는 A씨의 형량을 유지했다. 다만, 취업제한 기간을 늘렸다.
A씨가 학원 강사로서 원생의 보호자 역할을 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판결문에 썼다.
이 기사는 로톡뉴스의 윤리강령에 부합하는 사실 확인을 거쳤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