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 망했는데, 내 빚은? 변호사들 답했다
법인 망했는데, 내 빚은? 변호사들 답했다
연대보증 채무는 개인회생으로, 법인은 파산? 폐업?

부동산 투자 실패로 1인 법인의 연대보증 빚을 떠안은 대표는 개인회생으로 채무 정리가 가능하다. / AI 생성 이미지
부동산 투자를 위해 세운 1인 법인이 빚더미에 앉자 연대보증을 섰던 대표의 고민. 법인 빚도 개인회생으로 해결될까?
변호사들은 '연대보증 채무는 개인 빚'이라면서도, 법인 처리는 비용과 위험을 따져 '단순 폐업'과 '정식 파산' 중 신중히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대보증의 족쇄, “그 빚은 당신 개인의 빚”
3년 전 부동산 투자를 위해 1인 법인을 설립한 A씨. 장밋빛 미래를 꿈꿨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법인 소유의 상가가 은행에 의해 임의경매에 넘어갔고, 개인 채무를 정리하기 위해 개인회생을 준비 중이다.
하지만 그의 발목을 잡는 건 법인 대출 당시 대표 자격으로 선 ‘연대보증’이었다. 과연 이 연대보증 채무까지 개인회생으로 털어낼 수 있을까?
법률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가능하다”고 답한다. 홍대범 변호사는 “가장 중요한 점은 법인의 채무라 하더라도 대표자가 '연대보증'을 섰다면, 그 보증 채무는 대표자 개인의 채무가 된다는 것입니다”라고 못 박았다.
즉, 법인 상가가 경매로 넘어간 뒤 은행이 회수하지 못한 돈은 A씨의 개인 빚이 되며, 개인회생 절차에 포함해 정리할 수 있다는 의미다.
아직 경매가 끝나지 않아 정확한 빚의 규모를 모르는 것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홍현필 변호사는 “상가 경매 이후 발생할 미회수금은 미확정 채권으로 분류해 목록에 기재하며 절차를 진행합니다”라고 설명했다.
개인회생을 신청할 때 예상 금액을 기재하고, 추후 경매가 끝나면 확정된 금액으로 계획을 수정하면 된다.
선택의 기로: 저렴한 ‘폐업’이냐, 깔끔한 ‘파산’이냐
연대보증 문제를 해결할 길은 찾았지만, A씨에겐 ‘법인’ 자체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라는 숙제가 남았다. 변호사들은 비용과 법적 위험을 고려한 두 가지 선택지를 제시했다.
첫 번째는 ‘개인회생과 법인 폐업’이다. 세무서에 사업자등록증만 반납하는 방식으로, 법인 파산에 드는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의 비용을 아낄 수 있어 실무에서 많이 택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이는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 조수진 변호사는 “법인을 그냥 폐업하면 채무가 사라지지 않습니다”라고 경고하며 “채권자가 언제든 법인 명의 재산에 강제집행을 시도할 수 있고, 대표자 개인에게도 추가 청구가 올 수 있습니다”라고 지적했다. 법인격이 소멸하지 않은 ‘유령 법인’ 상태로 남기 때문이다.
두 번째 선택지는 ‘개인회생과 법인 파산’이다. 법원의 감독 하에 법인의 모든 자산과 빚을 정리하고 법인을 소멸시키는 가장 확실하고 깔끔한 방법이다.
조기현 변호사는 “비용 부담은 있지만, 대표자 개인은 회생으로 정리하고 법인은 파산으로 정리하는 방식이 가장 깔끔합니다”라고 강조했다. 이 방법은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법적 분쟁의 소지를 없애는 가장 안전한 길이다.
반드시 ‘법인 파산’해야 하는 경우는?
그렇다면 비싼 비용을 감수하고라도 반드시 법인 파산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은 언제일까? 전문가들은 A씨처럼 1인 법인이고 자산과 채권 관계가 단순하다면 비용이 적게 드는 ‘폐업’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예외가 있다. 홍대범 변호사는 ▲법인 명의의 다른 복잡한 자산이나 권리관계가 얽힌 경우 ▲근로자의 퇴직금, 임금 체불 등 노동법적 이슈가 있는 경우 ▲채권자들이 법인 운영의 투명성을 문제 삼을 경우엔 법인 파산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진훈 변호사 역시 “체납세나 임차보증금 등 잔무와 분쟁 위험이 있으면 법인파산이 가장 깔끔하고 안전합니다”라고 덧붙였다.
결국 법인에 남은 숨겨진 채무나 세금, 제3자와의 분쟁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