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 박물관 출입문 열려 있어 들어갔더니…2주 뒤 고소장 날아왔다
한밤중 박물관 출입문 열려 있어 들어갔더니…2주 뒤 고소장 날아왔다
열린 문이 부른 참사, '알고 들어왔다' 경찰 진술이 족쇄로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한밤중 시립 박물관 주차장을 지나던 A씨의 눈에 잠기지 않은 출입문이 들어왔다. 별다른 출입금지 표시도 없어 잠시 개방된 공간이라 여긴 A씨는 핸드폰 불빛에 의지해 안으로 발을 들였다. 유료 전시관은 피하고 잠시 내부를 둘러본 게 전부였다. 이 특별한 경험은 A씨의 블로그에 자랑처럼 올라갔다.
곧 출동한 경비원은 경찰에 신고하는 대신 A씨의 연락처만 받고 그를 돌려보냈다. A씨는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평온했던 일상은 정확히 2주 만에 깨졌다. 관할 경찰서로부터 "건조물침입죄로 고소돼 조사를 받아야 한다"는 통보가 날아온 것이다.
경비원은 돌려보냈는데…박물관은 왜 2주 뒤 칼 빼 들었나?
사건 현장에서 경비원이 A씨를 선처한 듯한 태도를 보였음에도 박물관 측이 2주 만에 고소라는 강경 카드를 꺼내 든 이유는 무엇일까. 박물관의 '원칙적 대응'과 A씨의 '블로그 게시글'이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
박물관 관리자 입장에서는 경비원의 현장 조치와 별개로, 사후에라도 보안 시스템의 허점을 악용한 침입 사실을 인지했다면 이를 바로잡고 재발을 막을 의무가 있다.
특히 A씨가 자신의 경험을 블로그에 올린 행위가 결정타가 됐을 수 있다. 박물관 측이 이를 '보안을 뚫었다고 자랑하는 행위'로 받아들여, 단순 침입을 넘어 기관의 명예와 안전 관리 시스템을 조롱한 것이라 판단했을 가능성이 크다.
실수 인정하되 고의는 부정…'진심 어린 사과'가 마지막 열쇠
갑작스러운 고소에 당황한 A씨는 경찰 조사에서 결정적 실수를 저질렀다. "들어가면 안 되는 걸 알고 있었냐"는 경찰의 질문에 얼떨결에 "네"라고 답하고 만 것이다. 이 한마디는 A씨의 발목을 잡는 족쇄가 될 수 있다.
법률사무소 빈센트의 전경진 변호사는 "만약 그런 답을 했다면, '유료 전시공간에 들어가면 안 된다는 정도의 인식이었다'고 진술을 구체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섣부른 인정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결국 A씨의 운명은 '알고 있었다'는 진술의 의미를 어떻게 바로잡느냐에 달리게 됐다.
이제 A씨에게는 '고의가 없었다'는 주장과 '진심 어린 반성'이라는 두 가지 전략이 남았다. 출입문이 잠겨있지 않았고 출입 제한 문구도 없었으며, 경비원이 경찰에 인계하지 않고 돌려보낸 점은 당시 상황이 중대한 위반으로 인식되지 않았다는 증거가 될 수 있다.
이와 동시에 진정성 있는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더든든 법률사무소 조수진 변호사는 "블로그 게시글을 즉시 삭제하고 이를 증빙으로 제출하며, 박물관 측에 진심이 담긴 사과문을 전달하는 등 행동으로 악의 없음을 증명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전과자 낙인 피할 마지막 기회, '기소유예' 노려야
한순간의 호기심이 남긴 법적 과제 앞에서 A씨가 노릴 수 있는 최선의 결과는 '기소유예'다. 초범이고 박물관에 실질적인 피해를 주지 않았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조기현 변호사는 "최선은 박물관 측과 합의하고 적절한 정상변론을 통해 기소유예를 목표로 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특히 초기 대응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법률사무소 태린 이지혜 변호사는 "조사 전 의견서 등을 미리 제출해 수사에 임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며 선제적 조치의 필요성을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