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비 자격 없다" 폭언 아내, "빚 4억 떠안아라" 요구… 법의 판단은?
"애비 자격 없다" 폭언 아내, "빚 4억 떠안아라" 요구… 법의 판단은?
쌍방폭행엔 위자료 기각, 양육비는 소득따라… 변호사들의 팩트체크

폭언과 폭행으로 얼룩진 2년의 결혼, 감정적 요구보다 냉철한 법적 잣대가 부부의 마침표를 결정한다.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결혼 2년차, "거지냐"는 폭언과 쌍방폭행 끝에 이혼을 결심했다. 아내는 위자료 2천만 원, 4억 원의 주택담보대출 전가, 심지어 0살 아이와의 만남조차 거부한다.
과연 법은 누구의 손을 들어줄까? 다수의 법률 전문가들은 "쌍방 책임 시 위자료는 기각될 가능성이 높고, 재산과 양육비는 법적 기준에 따라 정해진다"고 입을 모았다. 감정적 요구가 아닌 법적 잣대가 부부의 마지막을 결정할 것이란 분석이다.
"거지냐" 인격모독... 파탄에 이른 2년의 결혼
결혼 2년 차 남성 A씨는 아내와의 반복되는 갈등으로 이혼의 문턱에 섰다. 아내의 연고지인 대구로 이사까지 감행했지만, 관계는 회복 불능 상태에 빠졌다.
A씨에 따르면, 아내 측이 결혼에 1억 원 가까이 보탠 반면 자신은 2천만 원 정도만 기여했다는 이유로 "거지냐", "애비 자격이 없다"는 모욕적인 폭언에 시달려야 했다. 갈등은 격화돼 일주일에 한 번꼴로 욕설이 오가는 싸움이 벌어졌고, 급기야 서로에게 손을 대는 쌍방폭행까지 이르렀다. 둘 사이에는 이제 갓 세상에 나온 0살 아이가 있다.
아내는 이혼 조건으로 △위자료 2천만 원 △월 양육비 100만 원 이상 △4억 원의 주택담보대출 A씨 단독 부담을 요구하고 있다.
심지어 아이를 만날 권리인 면접교섭권조차 주기 싫다는 입장이다. 반면 연 소득 3~4천만 원 수준의 A씨는 "쌍방 과실이므로 위자료는 없어야 하고, 양육비는 법적 산정표에 따라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가능하다면 아이도 직접 키우고 싶지만, 여러모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위자료·빚 4억' 일방적 요구, 법적 근거는?
전문가들은 아내의 일방적인 요구가 법원에서 그대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한다. 가장 큰 쟁점인 위자료에 대해 김영호 변호사(YH법률사무소)는 "다만 쌍방 모두에게 귀책사유가 있는 경우 법원은 위자료 청구를 기각하거나 쌍방의 책임 정도를 비교하여 판단합니다"라고 설명했다.
김형민 변호사 역시 "일반적으로 쌍방폭행의 경우 부부 모두가 이혼을 원하고 부부모두에게 책임이 있으며 정도가 거의 대등할 경우 위자료는 기각됩니다"라고 덧붙였다.
4억 원의 주택담보대출을 A씨에게 모두 떠넘기는 것 또한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 재산분할은 부부가 함께 이룬 재산과 빚을 각자의 기여도에 따라 나누는 절차이기 때문이다. 정진아 변호사(법무법인 성지파트너스)는 "주택담보대출 4억 전액을 질문자님께서 부담해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아내 측이 지원한 1억 원은 재산분할 시 아내의 기여도를 높이는 요소로 작용할 수는 있으나, 4억 원의 빚을 A씨에게 모두 전가할 근거는 되지 못한다는 분석이다.
0세 아이, 누가 키우나? 만남마저 막을 수 있나?
A씨가 간절히 원하는 '아이를 직접 키우는 길'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대섭 변호사(모두로 법률사무소)는 "실무상 0세 영아의 경우 '모성 우선의 원칙'과 아이의 정서적 안정을 고려하여 어머니를 친권자 및 양육자로 지정하는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습니다"라고 현실을 짚었다.
A씨가 양육권을 가져오려면, 아내의 폭언이나 양육 환경이 아이의 복리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강력한 증거로 입증해야만 한다.
하지만 아내가 "아이를 보여주기 싫다"며 거부하는 면접교섭권은 법적으로 보장된 A씨의 권리다. 이성준 변호사(법무법인 에스엘)는 "다만 비양육친이 되더라도 면접교섭권은 법으로 인정되며(민법 837조의2), 상대방이 “주기 싫다”고 해도 법원이 일정·방법·협조의무까지 정할 수 있습니다"라고 강조했다. 부모의 감정적인 이유만으로 자녀와 부모의 천륜을 끊을 수는 없다는 의미다.
'가장 빠른 이혼' 위한 전략… "증거부터 확보하라"
전문가들은 감정적인 대립을 멈추고 법적 절차에 따라 현실적인 합의점을 찾는 것이 '가장 빠른 이혼'의 지름길이라고 조언한다. 당장 협의이혼은 어려우므로, 법원에 조정을 신청해 재판까지 가기 전에 분쟁을 마무리하는 전략이 유효하다. 이 과정에서 A씨에게 필요한 조치는 명확하다.
우선 아내의 폭언, 폭행 정황을 담은 증거를 철저히 확보해야 한다. 이는 향후 위자료 방어와 재산분할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핵심 자료다.
조선규 변호사(법무법인 유안)는 "아내의 폭언이 담긴 녹음 파일, 카카오톡/문자 메시지를 반드시 확보하십시오. 폭행이 있었다면 사진이나 진단서를 남겨두는 것이 좋습니다"라고 조언했다.
또한, 이혼 소송 중이라도 아이를 만날 수 있도록 '사전처분'을 통해 면접교섭 권리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다수의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