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할 때 엄마, 아빠 모두 양육을 거부한다면 아이는 어떻게 될까?
이혼할 때 엄마, 아빠 모두 양육을 거부한다면 아이는 어떻게 될까?
양육권 떠넘기는 '막장 부모'에 판사가 꺼낼 카드는

법원은 줄곧 ‘자녀의 복리’를 최우선 기준으로 판단한다. /셔터스톡
이혼 법정에서 서로 아이를 키우지 않겠다며 책임을 떠넘기는 부모에게, 법원은 어떤 판단을 내릴까.
이혼 재판이 열리는 법정은 보통 눈물과 고성이 오가는 전쟁터다. 특히 아이의 양육권을 두고 "내가 키우겠다"며 서로 한 치의 양보도 없는 다툼을 벌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사연은 법정의 풍경을 180도 뒤집었다. 이혼을 앞둔 부부가 판사 앞에서 "나는 못 키운다", "당신이 데려가라"며 서로에게 아이를 떠넘기는 싸움을 벌인 것이다. 판사실에 따로 불려가서도 다툼은 계속됐고, 그 사이 아이는 복도에서 홀로 방치됐다.
판사의 칼끝, '자녀의 복리'를 향한다
아이는 물건이 아니다. 부모가 서로 양육을 기피하는 비정한 상황에서 판사가 기댈 수 있는 유일하고도 가장 중요한 기준은 바로 '자녀의 복리 최우선 원칙'이다.
대법원은 "미성년인 자녀의 성장과 복지에 가장 도움이 되고 적합한 방향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일관되게 판시해왔다. 이를 위해 판사는 다음과 같은 사항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 자녀 나이와 성별, 그리고 아이의 생각
- 부모의 양육 의지와 애정 정도
- 주거 및 교육 환경, 경제적 능력
- 현재까지 누가 주로 아이를 돌봐왔는지
결국 판사는 두 부모 중 누가 아이를 키우는 것이 아이의 미래에 조금이라도 더 나은 선택인지를 모든 요소를 동원해 판단해야 하는 무거운 책임을 진다.
"돈 덜 내는 사람, 아이 키워라" 양육비의 역설
사연에 따르면, 한 가정법원 판사는 이 '이상한 전쟁'을 끝내기 위해 뜻밖의 제안을 던졌다. "양육비 더 많이 낼 사람 손 들어보세요. 더 많이 내는 사람이 아이 안 키우는 겁니다."
이는 양육을 기피하는 부모에게 더 많은 양육비를 부담시켜 법적 책임을 지우는 방식이다. 양육 의무를 돈으로라도 지게 하겠다는 고육지책인 셈이다. 결국 돈을 덜 내겠다고 버틴 쪽이 울며 겨자 먹기로 양육권을 떠안게 됐다. 부모의 자격보다 경제적 논리가 앞선 씁쓸한 결말이다.
최악의 경우, 친권·양육권 분리하거나 후견인 선임도
만약 두 부모 모두 양육이 불가능할 정도로 상황이 최악이라면, 법원은 다른 카드를 꺼내 들 수 있다.
첫째는 '친권'과 '양육권'의 분리다. 친권은 자녀의 재산관리나 법률행위 동의 등 포괄적인 권리인 반면, 양육권은 아이를 직접 곁에 두고 기르는 권리다. 법원은 한쪽 부모에게 친권을, 다른 부모에게 양육권을 지정해 역할을 나눌 수 있다.
둘째는 '미성년후견인 선임'이다. 부모가 모두 양육 능력이 없거나 양육이 아이의 복리를 심각하게 해친다고 판단되면, 법원은 부모의 친권을 일부 제한하고 조부모 등 친척이나 전문가를 후견인으로 지정해 아이를 돌보게 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부모의 양육 기피가 아동 방임이나 학대 수준에 이른다고 판단되면, 아동보호전문기관이 개입해 아이를 가정위탁이나 시설로 보내는 극단적인 조치가 이뤄질 수도 있다.
아이를 낳았다는 사실만으로 부모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일부 사례가 보여주고 있다.